“청와대 정부가 문제” 공세수위 높이는 한국·바른미래당

행정관의 육참총장 면담 등 놓고 “청 만기친람” 여론전 나서

청 “행정관이 왜 못 만나나”…독단적 태도로 빌미 제공 지적

<b>상의·경총 회장 만난 나경원</b> 자유한국당이 7일 대한상공회의소 등 주요 경제단체와 개최한 국회 간담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왼쪽),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상의·경총 회장 만난 나경원 자유한국당이 7일 대한상공회의소 등 주요 경제단체와 개최한 국회 간담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왼쪽),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최근 여의도에서 ‘청와대 정부’라는 단어가 부쩍 회자되고 있다. 보수야당이 “만기친람식 ‘청와대 정부’의 구조적 문제”라며 이 프레임을 적극 활용해 대정부 공세수위를 끌어올리면서다.

특히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민간인 사찰 주장,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청와대발 적자 국채 발행 압박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지난해 장성 인사를 앞두고 청와대 행정관과 육군참모총장의 외부 만남이 뒤늦게 알려진 것 등이 계기가 됐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비대위 회의에서 청와대 행정관의 육참총장 면담을 언급하며 “인사 파일을 들고 골목골목 동네 카페 찾아다니는 것 자체가 기가 막히는 상황”이라며 “청와대 행정관 위세가 그렇게 강한가. 이 정부의 청와대는 도대체 어떤 청와대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는 일명 청와대 정부”라며 “청와대 조직 비대화와 만기친람이 일상화돼 있다. 청와대 비서진이 장관과 내각 위에서 군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보수야당은 ‘청와대 정부’ 비판을 공통분모로 공조하는 분위기다. ‘국정을 틀어쥐고 부처·산하기관을 쥐락펴락하는 청와대’ ‘시시콜콜한 것까지 개입하는 만기친람 청와대’ 등의 이미지를 ‘청와대 정부’라는 표현으로 집약시켜 대국민 여론전을 펴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 운영원리를 ‘청와대 정부’라는 한마디에 담아 정당성이나 동력에 타격을 주겠다는 계산도 읽힌다. 실제 김관영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찾아 정치학자 박상훈의 저서 <청와대 정부>를 신년 선물로 건네기도 했다.

여권은 ‘청와대 정부’ 공격에 반박하고 있다. 청와대가 국정운영의 중심을 잡지 않고서는 ‘여소야대’의 국회 구성상 개혁동력을 끌고 나가기 어려운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야권을 포함한 모든 정치세력과 국민들이 정치적 요구를 관철시킬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 대통령과 청와대다. 청와대만 상대하려는 야당이 ‘청와대 정부’ 프레임으로 날을 세우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국회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빌미를 제공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행정관이 참모총장을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본다. 4급 행정관이든 인사수석이든 똑같이 대통령의 지침을 받아 수행하는 비서”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사실관계 설명 수준을 넘어 언론과 야당의 비판에 ‘이게 뭐가 문제냐’는 식의 대응을 되풀이하면서 독단·불통의 이미지를 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국 수석이 전날 페이스북에 “국민 여러분, 검찰개혁 도와주십시오”라고 ‘직접 민주주의’에 호소한 것은 청와대의 ‘정부부처·야당 패싱’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