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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 100대 프랜차이즈 CEO 열전] (20) 정현식 해마로푸드서비스 회장 | 가성비 좋은 수제버거 ‘맘스터치’ 승승장구

  • 노승욱 기자
  • 입력 : 2019.01.07 11:23:12
  • 최종수정 : 2019.01.07 16:36:55
32%.

맘스터치 싸이버거(3400원)와 패스트푸드 5사(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 파파이스)의 대표 버거 평균 가격(5020원) 차이다. 롯데리아를 제외하면 이 수치는 40% 가까이 치솟는다. 이처럼 ‘가성비 좋은 수제버거’로 유명한 맘스터치는 원래 대한제당이 운영하는 파파이스의 한 사업부로 시작했다. 그러나 실적은 악전고투였다. 2000년대 초반 20여개 매장에서는 연간 5억원 안팎 적자가 났다. 당시 맘스터치 사업을 총괄하던 정현식 상무는 회사에 매각을 건의했고 회사는 “그럼 당신이 인수하라”고 제안했다. 2004년 정현식 회장이 해마로푸드서비스로 법인을 인수, 창업하게 된 과정이다.

이후 맘스터치는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났다. 2018년 11월 기준 가맹점은 1166개로 늘었고 연매출 2400억원, 영업이익 155억원(2017년 기준)을 내는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맘스터치 외에 화덕 샌드위치와 쌈피자를 주 메뉴로 하는 ‘붐바타’, 친환경 세제 기업 ‘슈가버블’ 등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5년부터 4년 연속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에 선정됐다.

1960년생/ 영남대 영문학과, 고려대 MBA/ 1986년 베스킨라빈스/ 1993년 대한제당그룹 TS푸드앤시스템(파파이스사업부) 본부장/ 2004년 TS해마로 맘스터치사업부, 케이터링사업부가 해마로푸드서비스로 법인분리, 대표이사/ 2017년 해마로푸드서비스 회장(현)

1960년생/ 영남대 영문학과, 고려대 MBA/ 1986년 베스킨라빈스/ 1993년 대한제당그룹 TS푸드앤시스템(파파이스사업부) 본부장/ 2004년 TS해마로 맘스터치사업부, 케이터링사업부가 해마로푸드서비스로 법인분리, 대표이사/ 2017년 해마로푸드서비스 회장(현)



Q 맘스터치가 파파이스에서 독립한 후 성공한 비결은 무엇인가요.

A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보통 10억원 이상을 들여 50평 이상 대형 매장으로 출점하는 파파이스와 달리 맘스터치는 10평 남짓 작은 생계형 매장이에요. 경쟁 상대는 동네 치킨집이고요. 이들은 문을 열면 각종 이벤트에 할인 행사를 벌이죠. 당연히 그에 대응해 전략을 짜야 했어요. 그런데 파파이스가 운영하던 맘스터치는 의사결정 구조가 상당히 복잡했어요. 현장에서 할인 행사를 한번 하려 해도 결재를 받고 집행하려면 2주일은 걸렸죠. 대기업은 그래야 하지만 작은 가게는 그러면 안 된다 싶어 과감하게 권한 위임을 했습니다. 사원은 500만원, 부장은 1000만원, 임원은 1억원까지 손해 봐도 된다며 믿고 맡겼죠. ‘의인불용 용인불의(疑人不用 用人不疑·의심나는 사람은 쓰지 말고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라는 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인사철학과 같은 식이었습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자영업 시장에 대한 이해와 경쟁구도,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 직원에 대한 신뢰, 권한 위임 등의 노하우가 모두 녹아 있는 셈입니다.

Q 맘스터치의 뛰어난 가성비의 비결도 궁금합니다.

A 양계, 도계, 1·2차 가공, 배송, 메뉴 개발 등 10단계 넘는 공정을 모두 수직계열화한 덕분입니다. 단, 본사가 다 직접 하기보다는 각 단계별로 외주사와의 협업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선순위는 직원, 협력사, 가맹점주, 고객순입니다. 직원은 고객과 최일선에서 마주하는 접점이니 제일 중요하죠. 또 협력사와의 관계가 좋아야 양질의 식품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협력사가 거래 조건에 불만을 느끼고 제품 품질을 떨어뜨리거나 납품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큰일이죠. 그래서 회사 설립 이래 협력사에는 어음 대신 현금으로만 대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거래처도 주로 한곳과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는 편이고요.

다만 협력사와의 관계는 구매 담당자에게 전적으로 맡길 뿐, 제가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럼 제게 영업을 하려 할 테고 업무의 위계가 흐트러지기 때문이죠. 구매 담당자를 신뢰하니 그도 공정하게 일하게 될 것입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니까요.

Q 맘스터치 매장이 1100개가 훌쩍 넘었습니다. 몇 호점까지 늘릴 계획인가요.

A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1500개 정도가 최대치인 것 같습니다. 본사의 제품 공급 역량(capacity)을 감안할 때 지금보다 가맹점을 더 늘리려면 별도의 설비투자를 추가로 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공장을 짓는 데 1년이 걸리니 선제적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수요 예측을 잘못하면 과잉 투자로 타격을 입을 수 있어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경영 전망이 쉽지 않은 시대여서 고민 중입니다.

Q 점주들과의 상생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A 상생 방법은 간단합니다. 가맹점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최고의 상생이죠. 이를 위해 시장을 분석해 인기 있는 신메뉴를 개발하고 본사 경영을 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맹점에 대한 간섭은 가급적 안 하려 합니다. 판촉 광고비도 전혀 안 받고 로열티는 매출의 1% 정도만 받고 있습니다. 평소 경쟁사보다 저렴하게 파니까 프랜차이즈가 종종 하는 할인 이벤트도 거의 안 합니다. 그래도 매년 20%씩 매출이 성장하고 있어요. 2018년 실적은 패스트푸드 4사(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의 적자를 모두 더한 금액만큼 맘스터치는 흑자를 거둘 것으로 기대됩니다.

Q 맘스터치 외에 신사업이 궁금합니다.

A 제2 브랜드로 화덕 샌드위치와 쌈피자를 주메뉴로 하는 ‘붐바타’를 통해 샌드위치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2017년 3월 처음 선보인 후 1년 6개월 동안 테스트 매장 운영 끝에 2018년 하반기부터 가맹사업을 시작, 현재 9개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맘스터치처럼 최상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려 합니다.

친환경 세제 기업 ‘슈가버블’은 2017년 4월 인수하고 그해 흑자전환에 성공해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2017년 매출 205억원을 달성했고 2018년에는 정확한 실적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약 25%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해 11월 포항, 광양에 이어 당진에 산업재 제조 납품 강화를 목적으로 한 제3공장을 신축 건립해 중장기 성장 교두보를 마련했습니다.

Q 해외 진출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A 대만과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하고 각각 5호점, 2호점까지 출점했습니다. 베트남은 장기적으로 시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 직접 투자했고, 대만은 현지 파트너사와 맘스터치가 6 : 4 비율로 조인트벤처를 설립했어요. 대만 타이중에서 맥도날드 매장만 20년 넘게 운영하며 지역 매출 1위를 기록한 베테랑 사업가죠. 중국 칭다오와 항저우에도 진출해서 2년 정도 사업해봤지만 파트너사가 원칙을 잘 지키지 않아 고전했습니다. 중국은 직진출은 위험하고 대만에서 10년 정도 사업해보고 성공한다면 이를 기점으로 다시 신중하게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이외에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도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진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Q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저는 참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소소한 업무에 관여 안 한 지 10년이 돼가는데도 직원들이 스스로 알아서 잘해주고 있어요. ‘회사 경영’이란 자전거를 탔으니 계속 굴러가게 해야죠. 더욱 키워야 하고요. 앞으로 제가 할 역할도 깃대를 잡고 ‘이렇게 해라’ 명령하기보다는 구성원들이 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비전을 제시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 CEO 열전 시리즈는 이번 호로 마칩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1호 (2019.01.09~2019.01.01.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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