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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병묵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통화신용연구팀 과장은 8일 ‘국내외 장기금리의 동조화 원인 및 시사점’을 주제로 한 보고서를 통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장기금리가 미국보다 유럽 선진국과 상관관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특히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 재정상황이 양호한 유럽국가와 특히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과의 상관관계는 낮았다.
우리나라 장기금리는 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주요국들의 장기금리 움직임은 동조화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성 과장은 국내외 장기금리 동조화 현상 분석을 미국 이외 여타 선진국으로 연구범위를 확대, 이같은 결과를 내놨다.
우리나라가 유럽과의 동조화가 심화된 원인으로 성 과장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정책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장기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하면서 장기국채 가치가 올랐고, 이 때문에 기간 프리미엄(단기채 대신 장기채 보유에 따른 가격, 부도,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가치)이 크게 하락했다.
미 연준은 2008~2018년간 1조8000억달러 규모의 장기국채 순매입을, 일본은행 및 영란은행 역시 각각 435조엔, 4350억파운드 늘렸다.
기간 프리미엄이 하락 전이효과로 국내 기간 프리미엄도 하락하면서 국내외 기간 프리미엄과 장기금리 동조화가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미국보다 유럽 장기금리와의 동행성이 높아졌다는 것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됐다기보다는 우리나라와 유럽 장기금리가 미국에 비슷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해석해야한다고 성 과장은 지적했다.
이밖에도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저물가 현상으로 국내외 경기 및 인플레이션 동행성이 높아진 점, 우리나라 대외건전성 개선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의 채권시장 유입이 확대된 점 등이 동조화 심화의 원인으로 봤다.
성 과장은 이같은 장기국채 동조화에 대한 시사점으로 “향후 유럽중앙은행(ECB) 등 여타 주요 중앙은행이 본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경우 우리나라 장기금리가 선진국 장기금리와 동반 상승할 수 있다”며 “선진국 장기금리 흐름에 주목하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