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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시대 투자는 필수…자녀 경제교육은 어린이 펀드로"

홍혜진 기자
입력 : 
2019-01-08 0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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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NH-Amundi 주식운용 본부장

어려서부터 투자 직접 해봐야
경제개념 체득에 큰 도움

MMF·적립식펀드로 시작하면
복리·장기투자원리 쉽게 이해

경제교실·해외탐방 혜택 많은
어린이 펀드 가입 추천할만
◆ 세뱃돈 재테크 / 우리아이 첫 재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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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투자입니다. 물론 투자가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금리 시대에 돈을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놔두는 방법만으로는 미래의 경제적 자유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언젠가는 해야 할 투자라면 어려서부터 경제 개념을 체득하고 올바른 투자법을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박진호 NH-Amundi 주식운용 2본부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투자는 일찍 시작해서 오래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이른바 '조기 경제교육'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문제는 추상적인 경제 개념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어른들도 경제나 투자라고 하면 난해한 용어를 떠올리며 거리감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아이들이야 오죽하랴. 백문이 불여일견, 박 본부장은 아이들이 직접 투자에 발을 디뎌 보게 하는 것이 이해를 돕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초등학생·유치원생 두 아이의 아버지인 박 본부장은 "아빠는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나요?"라는 아이들의 질문을 받으면 난감할 때가 많다고 말한다. 펀드매니저가 하는 '투자'라는 행위를 쉽게 풀어 설명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투자를 업으로 삼는 나조차도 단순히 말로 설명해서는 투자라는 개념을 명쾌히 이해시키기 어렵다"며 "아이들이 본인 소유의 용돈을 금융상품에 집어넣고 돈을 굴려 보면서 자금 규모가 불어날 수도, 때로는 줄어들 수도 있다는 투자의 본질을 직접 체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세법상 만 18세 미만 아이들 명의로 예금 및 펀드계좌에 불입한 자금에 대해서는 2000만원까지, 19세 이후부터는 10년마다 5000만원까지 증여세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효율적인 증여를 위해서라도 가입은 빠를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금융상품을 통한 경제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묻자 박 본부장은 머니마켓펀드(MMF) 상품과 적립식 펀드 투자의 병행을 제시했다. 기대수익률이 낮지만 돈을 잃을 염려가 없는 MMF와 실적 배당형 상품인 펀드를 두루 관찰하면서 수익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MMF는 일일 기준으로 이자가 계산돼 표시되므로 돈을 맡기면 이자가 발생한다는 개념을 알려주기에 적합한 상품인 데다 복리 효과를 배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적립식 펀드에 대해서는 "저축의 콘셉트를 재테크에 접목시키기 가장 적절한 형태로, 장기투자와 평균 매입단가 등 한층 높은 차원의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부연했다.

박 본부장은 투자를 위한 첫 발걸음을 떼려는 아이들에게 적합한 펀드 상품으로는 어린이 펀드를 꼽았다. 어린이 펀드는 자산운용사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내놓은 상품이다. 아이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계좌를 통해 경제에 대한 거리감을 자연스레 좁힐 수 있을뿐더러 부모 입장에선 5~10년가량 장기투자해 자녀 학자금이나 결혼 자금 등 목돈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린이 펀드는 일반펀드와 운용 면에서 큰 차이는 없지만 어린이를 위한 경제교육, 체험활동, 해외 탐방 캠프, 상해보험 등 추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운용보고서를 어린이용으로 쉽게 제작해 보내주는 곳이 많기 때문에 경제공부에 제격이다. 다만 같은 어린이 펀드라고 해도 운용사마다 수익률과 운용 성격이 천차만별인 만큼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꼼꼼히 따져 보고 가입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 펀드 가운데서도 박 본부장이 운용하는 NH-Amundi아이사랑 펀드는 3년 장기 수익률이 6%로 동종 펀드 중에서도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국내에 설정된 23개 어린이 펀드가 3년 동안 평균 2.46%로 손실을 본 것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지는 성과다. 환매 사이클이 긴 어린이 펀드 특성을 고려해 장기 수익률이 돋보일 수 있는 종목을 주로 담은 것이 수익률 선방에 기여했다. 박 본부장은 "한국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업종인 반도체 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과 헬스케어 산업(삼성바이오로직스)에 3년 전부터 투자해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펀드 규모는 567억원 수준으로 국내 설정된 어린이 펀드 중 손에 꼽힌다.

박 본부장은 담당하는 여러 펀드 가운데서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 펀드를 만질 때는 더 마음이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내 아이 또래의 어린이들이 미래를 위해 이 펀드에 가입한다는 것을 상기할 때마다 막중한 책임감이 든다"며 "아이들이 이 펀드를 통해 많이 배우고 또 성인이 됐을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종잣돈을 손에 쥘 수 있게끔 성장주 가운데서도 경쟁력 있는 종목을 넣으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NH-Amundi 아이사랑펀드는 연 2회 추첨을 통해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 금융 중심 도시 탐방을 실시한다.

박 본부장은 "이 펀드 가입 고객이 980명가량 되는데, 그중 매년 100명을 선정해 견학을 보내니 견학 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꽤나 높은 셈"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국내 주식의 배당이 점점 상향 평준화되어 가고 있는 점도 장기투자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꼭 어린이 펀드가 아니더라도 어렸을 때부터 성장주를 보유해 변화 추이를 관찰할 것을 추천했다. 그는 "지난해 국내 기업의 평균 배당수익률이 2.4% 선을 기록했다"며 "우량 성장주를 장기 보유하면 배당을 따박따박 받을 수 있고 주식 자체도 장기적으로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것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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