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기업

블루보틀 한국 진출에 드립커피 시장 커지나

이덕주 기자
입력 : 
2019-01-07 17:15:19
수정 : 
2019-01-25 20:26:38

글자크기 설정

2분기 뚝섬에 1호점 오픈
사진설명
미국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이 올해 2분기 성수동 1호점을 시작으로 국내 진출을 선언하면서 핸드드립 커피 문화가 유행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은 20년간 에스프레소 중심으로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블루보틀 커피는 로스팅 후 48시간 이내인 고급 스페셜티 커피를 원두로 사용하고,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린다는 것이 기존 커피전문점들과 가장 큰 차별점이다. 에스프레소 커피도 일부 매장에서 팔고 있으나 블루보틀을 대표하는 메뉴는 핸드드립 커피다.

반면 국내 커피 시장은 1999년 한국에 진출한 스타벅스를 필두로 20년간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린 커피를 뜻하는 에스프레소가 장악하고 있다. 에스프레소를 바탕으로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등 다양한 커피 음료를 만들어 판매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도 테라로사, 전광수커피 등 핸드드립을 내세우는 커피전문점이 존재했지만 상업성이 떨어져 크게 확산되지 못했다. 핸드드립은 에스프레소처럼 빠르게 커피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주로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는 마니아들을 위한 틈새시장이었다.

그러나 블루보틀이 진출해 인기를 끌면 핸드드립 커피 시장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커피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에스프레소가 보편화되기 전에는 커피머신으로 내리는 드립 커피나 인스턴트 커피가 주로 소비됐던 것처럼 핸드드립 커피도 보편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5개 핸드드립 커피를 동시에 내릴 수 있는 커피로봇이 등장하는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 발전도 이뤄지고 있다.

기존 커피회사들도 드립 커피를 판매하는 매장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해외에서 시장이 커졌던 사례가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시범적으로 이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전체 1250개 매장 중 6.7%인 84개 매장을 리저브 매장으로 운영하면서 핸드드립 등 에스프레소 외의 방식으로 내리는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542개 매장 중 66곳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판매한다. 엔제리너스는 720개 매장 중 10곳에서 핸드드립을 마시는 것이 가능하다. SPC그룹의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커피앳웍스는 12개 전 매장에서 마실 수 있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등도 일부 매장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블루보틀이 진출하면 이들 매장 숫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미영 아띠제노스랩 대표는 "블루보틀의 진출로 핸드드립 커피 시장이 커질 수 있는 가능성은 높지만 에스프레소처럼 완전히 시장을 장악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커피 시장 전체의 다양성이 확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블루보틀이 핸드드립 커피의 유행을 가져올 수는 있어도 이는 '커피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도 나온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커피전문점에서 마시는 메뉴의 50% 이상이 가장 기본인 아메리카노"라며 "핸드드립 커피는 에스프레소 머신만큼 빨리 만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블루보틀도 결국 에스프레소 커피를 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블루보틀 1호점은 뚝섬역 1번 출구 인근에 문을 연다. 이외에도 강남 등 주요 상권에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