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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날개 단 K바이오…수액 첫 유럽수출·바이오시밀러 석권

김병호 기자
입력 : 
2019-01-07 17:40:06
수정 : 
2019-01-07 20: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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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 英·獨 등 유럽 18국에
아시아 최초로 수액 수출
10여개 신약, FDA 승인대기

셀트리온 3총사 美판매개시
삼성에피스 美中 공략 본격화
보톡스도 해외 진출 속도전
◆ Go 글로벌 K바이오 ① ◆ / ① 제약바이오 해외영토확장

사진설명
충남 당진 JW생명과학 수액 생산 공장에서 직원들이 종합영양수액 이물질 검사를 하고 있다.
충남 당진시 송악IC에서 차로 10여 분을 달려 도착한 JW중외제약 계열사이자 국내 수액 생산 1위 업체인 JW생명과학 당진 수액 제조 공장. 당진 공장에서 생산된 수액이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끊임없이 쏟아져나왔고 공장은 활력이 넘쳐났다. 2006년부터 이곳에서 수액 230여 종을 생산하고 있는 JW생명과학은 올해 또 한번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일반 영양수액 등을 동남아시아에 판매해왔지만 올 상반기에 비유럽 국가로는 처음으로 의약품 본산인 영국, 독일 등 유럽 18개국에 부가가치가 높은 최고급 종합영양수액(TPN)을 수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JW생명과학은 공장을 대거 증설하는 한편 유럽연합(EU) 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인증도 받았다. 비(非)유럽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받은 수액 관련 품질인증이다.

TPN은 탄수화물(포도당)과 단백질(아미노산), 지방(지방산)을 정맥에 투여하기 위한 것으로 수액 팩 안에 성분이 섞이지 않게 2~3개 격벽을 두고 있다. 약물이 섞이면 성분 안정성이 떨어지고 오염될 가능성이 커져 격벽을 두는데 JW생명과학은 이 부분에서 탁월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유럽 수출을 앞두고 가동 중인 TPN-2 라인은 기존 TPN-1 라인에 비해 자동화 수준을 대폭 높여 수액제제 생산부터 팩 제작, 포장 인쇄까지 공정 대부분을 기계로 자동 처리할 수 있다. 근로자는 이물질 검사작업 정도에만 투입된다. 2라인에서는 시간당 최대 2000개, 연간 800만개 TPN 수액을 생산할 수 있다.

김학진 TPN 팀장은 "수액제제를 팩에 넣어 충전·마개 포장을 하는 데 8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3개 성분 간에 격벽을 두고 자동 패키징하는 기술은 전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JW생명과학은 "수액으로 올리는 연매출 1400억원 가운데 고부가가치 TPN은 약 400억원"이라며 "유럽 수출을 계기로 신제품 개발과 함께 중국과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JW생명과학 당진 공장은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K바이오'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전통 의약품인 수액이나 백신 수출은 물론 국내 제약바이오사의 신약물질 기술수출과 신약 판매허가 건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먼저 전 세계 의약품 시장 중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매출과 직접 연결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의 연내 판매승인을 기다리는 국산 의약품만 10여 개에 달한다. 지난해 허가받은 4개를 포함해 미국에서 시판 중인 국산 약이 13개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신약이 한꺼번에 대거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해외 바이오 영토를 확장하는 선봉장은 바이오시밀러(복제 바이오의약품)다. 셀트리온은 작년 말 미국에서 판매허가를 받은 혈액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와 유방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를 1분기에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 2017년 7월 유럽에 상륙한 트룩시마는 오리지널 약인 '맙테라'를 포함한 동종 제품의 유럽 내 시장점유율이 35%에 달한다.

셀트리온이 관심을 두는 또 다른 해외 사업 중 하나는 피하주사로 만든 '램시마SC' 판매다. 셀트리온은 작년 말 유럽의약품청(EMA)에 램시마SC 판매허가를 신청해 올 하반기 승인을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내년부터 유럽에 램시마SC를 내놓고 이후 미국 진출도 서두른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유럽에 '베네팔리' 등 바이오시밀러 4종을 출시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온트루잔트(유방암 치료), 임랄디(자가면역질환) 등이 FDA 심사를 받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오리지널 약에 준하는 유효성이 확인돼 올해 판매허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종근당 최초의 바이오시밀러인 빈혈 치료제 '네스벨'은 작년 말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일본 후생노동성 승인이 나는 대로 시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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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신약도 해외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미약품은 작년 말 FDA에 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에 대한 생물의약품허가(BLA)를 신청했으며 올해 허가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중구감소증은 백혈구 일종인 호중구가 비정상적으로 줄면서 면역력이 크게 떨어지는 증상이다.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후 임상 3상을 마친 롤론티스는 FDA 허가를 받으면 한미약품의 첫 번째 미국 진출 신약이 된다. GC녹십자는 선천성 면역결핍증과 면역성 혈소판 감소 등에 쓰이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는 지난해 11월 FDA에 신약 판매허가서를 제출했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중추신경계 난치성 질환 치료제로 임상부터 FDA 허가, 수출까지 자체 진행한 '토종 신약'이다. SK바이오팜이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치료제 '솔리암페톨'도 이르면 연말께 미국에서 시판될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당국이 보따리상을 단속하면서 타격을 입은 보톡스업계도 해외 진출 속도를 올리고 있다. 대웅제약 '나보타'는 지난해 8월 캐나다에서 판매허가를 받은 데 이어 올해 상반기 FDA 허가를 예상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보톡스가 미용뿐 아니라 편두통이나 뇌졸중과 관련한 국소 근육 경직 등 치료에도 쓰여 시장 전망이 좋다. 대웅제약은 미용성형 수요가 많은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올해 중국 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 임상 3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해 2월 메디톡신을 '뉴로록스'라는 이름으로 CFDA에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중국에 2015년 합작법인을 세워 중국 진출을 준비해온 만큼 정식 판매허가를 받아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당진 =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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