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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큼 샀나"…롱패딩 성장 멈췄다

김하경 기자
입력 : 
2019-01-07 17:15:25
수정 : 
2019-01-08 11: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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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같은 특수 없고
날씨도 예상보다 안 추워
롱패딩 인기 예전만 못해

롱패딩 대체 먹거리 찾으려
낚시 등 레저용 의류 눈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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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아우터'로 불리던 롱패딩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아웃도어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겨울 장사가 매우 중요한 아웃도어업계 처지에서는 롱패딩 부재를 메울 수 있을 만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아웃도어업체들은 올겨울 롱패딩 생산량을 늘렸다. 지난겨울의 경우 '평창올림픽'이라는 특수요인과 예상보다 추워진 날씨로 롱패딩을 찾는 고객들이 급격히 늘면서 물량이 부족해 판매하기가 어려웠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올겨울도 롱패딩의 인기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물량을 넉넉히 준비해놓은 것이다.

실제 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경우 2017년만 해도 롱패딩 생산수량이 11만장이었으나 2018년에는 28만장으로 물량을 150% 이상 확대했고, 또 다른 아웃도어업체도 2018년 롱패딩 생산량을 전년 대비 70% 이상 늘렸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예상만큼 뜨겁지 않다.

주요 백화점들의 경우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2018년 10~12월 매출 신장률(전년 대비)이 2017년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올겨울 날씨가 전년에 비해 덜 추운 데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여름부터 겨울 제품 선판매를 시작해 성수기인 겨울철에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홈쇼핑업계는 2017년 겨울 시즌에 롱패딩의 인기가 급부상하자 2018년에 방송 횟수와 물량을 대폭 늘렸다. 한 TV홈쇼핑업체의 경우 이번 겨울 롱패딩 관련 방송편성을 전년 대비 30% 확대했다. 하지만 2017년 10~12월 60%에 달했던 롱패딩 매출 신장률(전년 대비)은 2018년 동기에 35%로 줄어들었다. 또 다른 TV홈쇼핑업체도 2018년 겨울 시즌 롱패딩 매출 신장률이 대폭 둔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겨울 롱패딩 방송 횟수를 늘렸으나 반응은 그만큼 나오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롱패딩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전했다.

이 같은 결과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우선 2017년의 경우 평창올림픽 개막 전부터 '평창롱패딩' 등 롱패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롱패딩 전체 매출이 급증했지만 2018년에는 이 같은 특수요인이 없었다. 또 올겨울은 롱패딩 패션이 다소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너도나도 롱패딩을 입고 다니는 바람에 구매 욕구가 감소한 것이다.

게다가 2017년에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롱패딩 인기몰이에 앞장섰지만 이번 겨울에는 패션 및 스포츠 업계들도 롱패딩 시장에 뛰어들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분산됐다.

다운 충전재 가격마저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아웃도어 패딩은 덕다운보다 구스다운의 인기가 높다. 하지만 지난해 구스다운 가격은 전년 대비 10% 가까이 뛰었다. 롱패딩의 경우 구스다운 충전재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도 예전만큼 구스다운 롱패딩을 생산하기가 부담스러운 것이다.

이처럼 겨울철 매출 효자상품인 롱패딩의 인기가 줄어들자 아웃도어업계는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아웃도어업계는 레저 영역을 더욱 넓혀 세분화된 레저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낚시 활동과 관련한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제품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실제 K2는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피싱 라인'을 론칭한다. 지난해 방송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누린 웨스트우드도 낚시웨어 컬렉션을 확대할 예정이다. 컬럼비아스포츠웨어코리아도 피싱웨어 전문 라인 PFG 컬렉션을 확대해 전개할 계획이다.

에프앤에프의 디스커버리도 래시가드, 경량 트래블 슈즈, 사파리 재킷 등 카테고리를 세분화할 예정이며 LF가 전개하는 라푸마도 비산악 퍼포먼스 제품군의 기획을 늘릴 예정이다.

패션 트렌드에 맞춘 상품군 확대도 예상된다. '바이커 쇼츠' 혹은 '사이클링 쇼츠'는 업계에서 눈여겨보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무릎 위로 올라오는 길이의 짧은 레깅스로, 펜디, 아크네, 오프화이트 등 유명 패션업체들이 올해 봄·여름(SS) 시즌 상품으로 선보였다. 아웃도어업계 관계자는 "바이커 쇼츠는 쿨링, 방수 기능 등 아웃도어업체들이 특화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며 "관련 상품이 많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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