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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가비상사태"…셧다운 최장기록세울듯

김제관 기자
입력 : 
2019-01-07 17:29:30
수정 : 
2019-01-07 17: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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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서라도 미국·멕시코 간 국경장벽을 설치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따라 16일째를 맞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역대 최장 기록을 넘어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지금 국가 비상상황을 보고 있다"며 "앞으로 며칠간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의회 동의 없이 군을 동원해 장벽을 쌓을 수 있다. 이 같은 발언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가 민주당 지도부와 담판을 앞두고 위협용으로 나왔다. 하지만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애덤 스미스 민주당 하원 군사위원장(워싱턴)은 ABC방송과 인터뷰하면서 "어디에 '비상사태'가 있느냐. 이 경우에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딕 더빈 상원의원(일리노이)은 CBS방송에 출연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면 수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에서도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리처드 셸비 공화당 상원의원(앨라배마)은 폭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대통령은 힘이 있다. 그러나 장벽 건설은 올바른 방법, 즉 의회 입법을 통해야 한다"며 민주당과 협상을 통해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미 16일째를 맞은 미국 셧다운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역대 최장 기록을 넘어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존 최장기간 셧다운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로 1995년 12월 16일부터 이듬해 1월 5일까지 21일 동안이었다. 셧다운으로 현재 약 80만명의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해고되거나 급여를 받지 않은 채 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 선포라는 강경책과 함께 '철제 장벽'이라는 절충안도 제시했다. 미국 철강회사들의 자금 지원을 받아 장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철제 슬레이트로 만든 장벽은 (콘크리트에 비해) 아름답고 더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경장벽에 대한 새로운 디자인을 고안하기 위해 미국 철강회사 사장들을 소환할 계획이다. 하지만 건설 비용이 올라가는 데다 슬레이트 간격이 넓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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