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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피난처로 부상…채권, 투자적기 오나

김제림,정슬기 기자
김제림,정슬기 기자
입력 : 
2019-01-06 17:41:56
수정 : 
2019-01-07 16: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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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쏠림에 채권값 강세
이달 우량 회사채 발행도 봇물
`중수익-중위험` 매력 부각

"기준금리 인하 기대 섣불러"
추격매수 경계론도 만만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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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중국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투자 피난처'로 채권 투자가 각광받고 있다. 2000선에서 횡보하고 있는 코스피는 국내 기업 이익의 가파른 하향 조정도 주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복이 심한 주식 대신 안정적인 쿠폰 수익을 주는 채권에 자금이 모이고 있으며 추가 금리 하락에 대한 전망이 채권값을 더 올릴 것이란 기대까지 나온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1.817%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일 1.797%로 떨어졌다. 3거래일 만에 2bp 하락한 것이다. 코스피가 3일 2000선이 뚫리면서 안전자산인 채권에 수요가 몰리자 채권값이 뛴 것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년 전 2.626%와 비교해 82.9bp나 하락했다. 장기금리인 국고채 10년물 금리 역시 1.955%로 떨어졌다. 미국 역시 국채 2년물 금리는 2.39%로 떨어졌으며 국채 5년물 금리는 2.37%로 단기물과 역전된 수치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타깃 상단인 2.5%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채권 가격 상승에 따라 국고채는 물론 회사채(크레디트)까지 대안 투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직 여러 악재가 남아 있는 주식시장 대신 적극적으로 이자수익을 늘릴 수 있는 채권 쪽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더 많은 쿠폰 금리를 챙길 수 있게 국채보다는 국내 투자등급의 크레디트가 낫다"고 말했다.

특히 연초에는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다시 시작되기 때문에 회사채 투자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난다. 주식시장에 기대감이 옅어진 '1월 효과'가 크레디트 시장에는 아직 유효한 이유다. KT, CJ제일제당, 현대제철 등 우량채 수요예측과 발행이 이달 예정돼 있다. 현재 국내 크레디트는 중위험·중수익 측면에서 다른 채권자산보다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오 센터장은 "미국 국채는 달러화 가치 변동성이 커졌다는 단점이 있고 쿠폰금리가 가장 높은 미국 하이일드는 저유가 때문에 리스크가 커져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까지 나오는 것이 채권 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이유다. 노무라증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고 국내 가계부채 증가율 역시 낮아져 올 하반기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경기지표가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거나 인상을 멈출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지금 현물 채권 시장에서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해 이른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돼 있는 현재의 채권 쏠림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파르게 이뤄진 시장금리 하락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다소 과도하다고 평가한다"며 "아직 실물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정도의 정황은 아니라 채권 추격 매수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2019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에서 "연준은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켜보면서 인내심을 가질 것(will be patient)"이라고 말해 미국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옅어진 상태다.

국채나 크레디트를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현금을 단기 보유처인 머니마켓펀드(MMF)나 환매조건부채권(RP)에 넣고 더 좋은 메자닌 투자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상규 신한금융투자 신한PWM프리빌리지 강남센터 PB팀장은 "돈을 단기로 굴릴 생각을 하고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할 기회를 기다리는 게 낫다"면서 "10년 전 금융위기 때 기아자동차나 하이닉스 같은 우량 기업도 CB를 발행했듯이 시장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 좋은 자산을 싼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고 말했다. 자산 배분 측면에서 채권보다 주식을 선호하면 매수 타이밍을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그동안 미국이 부과한 관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기가 비교적 견조했는데 이는 관세에 대비한 가수요 덕분이었다"면서 "본격적으로 무역전쟁 효과가 나타나는 1분기에는 '수출 절벽'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경기·증시 부양책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1분기 말부터 매수로 나가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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