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오너 매각설에 휩싸였다.

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정주 NXC 대표는 본인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넥슨 지주회사 NXC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놨다.

김 대표(67.49%)와 부인 유정현 NXC 감사(29.43%), 김 대표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1.72%)가 보유한 지분이다. 다음 달 예비 입찰을 실시한다.

NXC와 넥슨코리아는 김 대표 지분 매각설에 대해 “답변할 내용이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공동 주관사로 꼽히는 모건스탠리는 “딜에 참여하는 것은 맞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김 대표는 넥슨 창업주다. 게임업계 1세대 맏형이다. 김 대표 넥슨 지분 매각이 사실이라면 피로감과 치열해진 경쟁 상황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김 대표는 최근 진경준 전 검사장 스캔들에 얽혀 재판을 받았다. 뇌물 등 혐의에 대해 지난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법률 책임은 지지 않았지만 사사로운 관계가 공개되며 대외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

게임 시장 경쟁 상황은 치열해졌다. 넥슨코리아는 네오플 등 주력 계열사 실적을 제외하면 지난해 적자가 관측된다. 동남아 등 아시아 지사 비용을 넥슨코리아가 감당하는 것을 감안해도 신작 흥행 등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넥슨코리아 매출과 이익은 대부분 네오플이 개발한 '던전앤파이터' 중국 실적에 기대고 있다. 네오플 실적을 포함한 2017년 넥슨코리아 영업이익은 1조1300억원이지만 이 가운데 1조636억원이 네오플 이익이다.

중국은 최근 1~2년 동안 신규 판호를 제한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도 중지 명령을 내리는 등 고강도 규제를 펼쳤다. 최근 판호 심사가 재개됐지만 넥슨 입장에서는 여전히 '차이나 리스크'가 크다.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 등이 가진 지분 가치는 약 10조원 규모로 평가된다. 국내 기업이 소화하기 어려운 규모다. 매각이 실현되면 텐센트 등 중국 기업이 유력 매수자로 거론된다.

텐센트는 이미 카카오, 넷마블 3대 주주다. 지난해 블루홀(현 크래프톤) 지분을 인수, 2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텐센트가 넥슨 최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면 한국 게임 생태계의 중국 종속도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분 매각이 와전됐거나 매각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대표는 지난해 대법원 무죄 판결 이후 사회 공헌 목적의 넥슨재단을 설립했다.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당시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앞으로 사회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되갚는 삶을 살아가겠다”면서 “저와 제 가족이 가진 재산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새로운 미래에 기여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서울에만 있는 어린이재활병원이 전국 주요 권역에 설립될 수 있도록하겠다”면서 “청년 벤처창업 투자 지원 등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로 기부를 확대해 나가겠다. 1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NXC는 그동안 글로벌 투자금 확보를 위해 조금씩 보유 지분을 팔아 왔다”면서 “자금 마련을 위한 지분 매각이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