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친구 호소문 “文정부, 고발 아니라 소통해야”

4일 신재민 지인들 호소문 발표 예정
“열린 정부라면 열린 자세로 논의해야”
“정부 주주권, 靑-공무원 갈등 논의됐으면”
  • 등록 2019-01-03 오후 8:35:30

    수정 2019-01-03 오후 8:35:30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지난 2일 서울 역삼동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신 전 사무관은 3일 오전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올린 글에서 “내부 고발을 인정해주고 당연시 여기는 문화, 비상식적인 정책 결정을 하지 않고 정책결정 과정을 국민들에게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가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DB]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지인들이 4일 언론사에 호소문을 보내기로 했다. 신 전 사무관을 고발할 게 아니라 열린 자세로 대안을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신 전 사무관 친구인 이총희 회계사는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안의 본질이 흐려지고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게 안타까워 지인들이 뜻을 모아 호소문을 작성하게 됐다”며 “대학 재학시절 야학 동아리에서 신 전 사무관과 함께 활동했던 선·후배들과 함께 호소문을 만들어 4일 언론사에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당초 예정했던 기자회견 대신에 호소문을 내기로 했다.

“내부고발 존중한다는 정부가 그들 탄압”

이 회계사는 신 전 사무관이 ‘나는 왜 기획재정부를 그만두었는가’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글에 등장하는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회계사 친구’다. 이 회계사는 지난 2일 모교인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글을 올려 “진정으로 열린 정부라면 다른 의견을 말하는 사람을 고발로 억압할 게 아니라, 정부에서 그런 생각을 펼 기회를 주는 게 맞다”며 “이런 일이 있을 때 열린 자세로 논의하는 것, 그것이 소통이 아닐까요”라고 밝혔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2일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 누설 금지 위반(형법 127조),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 위반(51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기재부는 “처벌이나 제재 없이 지나간다면 하면 제2, 제3의 신재민 사건이 발생하면 공무원의 적절한 업무수행과 국정운영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 회계사는 “재민이가 모르는 내용으로 잘못된 폭로를 했을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학생이 손들고 정답을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선생님이 일단 두들겨 패고 본다면, 그 교실에서 누가 손을 들고 말을 하려 할까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내부고발을 존중한다는 정부가 그들을 탄압하는 방식을 그대로 쓰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KT&G 논란, 정부 주주권 행사 방식 논의됐으면”

이 회계사는 KT&G 사장 교체에 청와대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지분이 있다면 당연히 주주권을 행사해야죠. 문제는 가지고 있는 이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번 일을 통해 더 나은 논의가 되었으면 싶은 건, 정부가 가진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행사하는지도 논의가 되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 회계사는 “정부가 당당하다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했으면 합니다”며 “그렇다면 정부는 그게 맞다고 주장을 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전례를 만들어야죠. 그게 잘못된 것이라면 앞에서도 하면 안 되고 뒤에서도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계사는 “어느 언론에서는 이번 문제를 어공과 늘공의 대결로 얘기합니다”며 “아마 청와대는 이걸 공무원들의 보신주의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제가 본 재민이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열린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어공(어쩌다 공무원)은 민간에서 일하다 일정 기간 채용된 경력직이나 정무직, 늘공(늘 공무원)은 행시 등으로 임용된 공채 출신을 뜻한다.

앞서 신 전 사무관은 3일 오전 이 회계사에게 ‘요즘 일로 힘들다’, ‘행복해라’는 내용의 예약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잠적했다.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오후 관악구 모텔에서 발견돼 현재 병원에서 안정을 찾는 상황이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이날 오후 신 전 사무관이 머물고 있는 병원을 찾았다. 그는 “(신 전 사무관의) 병문안을 위해 방문했다”며 “그의 조속한 회복을 빌고 아무 일 없이 이렇게 와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다만 구 차관은 신 전 사무관을 만나지 못한 채 부모와 면담 후 되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