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새해 첫 현장 행보로 한강대로 서울스퀘어에 있는 정부 지원 창업공간 ‘메이커 스페이스’를 방문해 청년 벤처창업가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새해 첫 현장 행보로 한강대로 서울스퀘어에 있는 정부 지원 창업공간 ‘메이커 스페이스’를 방문해 청년 벤처창업가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 현장 방문 장소로 ‘벤처 육성지’를 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혁신 창업의 물결이 경제에 큰 활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년 일정을 연달아 ‘민생경제’ 행보로 채운 문 대통령은 집권 3년차를 맞아 일자리 확충이라는 정책 성과를 거둔다는 복안이다.

문재인 대통령 ‘혁신 응원하는 창업국가’ 강조

문 대통령은 3일 한강대로 서울스퀘어에 자리 잡은 ‘메이커 스페이스’를 방문해 “경제활력을 높이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활발한 혁신 창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해는 정부의 3대 경제정책 축 가운데 혁신성장에 역점을 둬 지난해 악화한 고용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포석이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정부 예산이 투입된 벤처 창업 공간이다. 3D(3차원) 프린터 등 고가 장비를 갖추고 제조업 기반의 벤처 창업가를 육성한다. 정부는 지난해 200여억원을 투입해 이 같은 장소 65곳을 전국에 마련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창업 실패가 두렵지 않은 ‘혁신을 응원하는 창업국가’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 창업의 가장 큰 장애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라며 “실패도 두렵지 않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정책금융기관의 연대보증 전면 폐지 △창업기업 부담 완화 △혁신 모험펀드 조성 △메이커 스페이스 전국 확대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가 어렵다고 많이 말하는데, 지금도 어렵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며 “경제 활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활발한 혁신창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수동에서 구두 맞춘 대통령

문 대통령은 이날 벤처기업 방문을 마친 뒤 성수동 수제화거리를 찾았다. 이곳은 전국 최대의 수제화 생산 밀집지역이다. 20년 이상 신발을 제작한 장인도 많지만 수제화 시장 규모 자체가 워낙 작아 젊은이들이 도전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날 방문은 제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부터 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패션 창업자까지 두루 격려하겠다는 취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로 초청하거나 다른 공간으로 모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간담회 일정도 많이 있겠지만 현장에 대통령이 직접 가서 그분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시간도 있다”고 부연했다.

오는 7일에는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벤처기업 인사 2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올 한 해 경제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에 따른 후속 조치”라며 “다양한 형태의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신년 행보는 사업에 갓 발을 들인 벤처기업부터 대기업 격려까지 폭넓게 짜였다. 벤처기업을 찾아선 ‘벤처 육성이 대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언급했다.

경제 행보 올해만 특별?

청와대 참모들의 현장 행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말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의 주선으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과 권영수 (주)LG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만났다. 김 실장은 이날도 기업인들과 비공개 만남을 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하지만 잇따른 경제 행보에 대해 과도한 의미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김 실장과 만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인사차 만난 것”이라며 “애로사항 등과 관련한 심도 있는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취임 후 두 번째로 맞는 신년 일정이 특별하지 않다는 분석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현장 행보에 나선 작년 1월3일 거제 대우조선해양을 방문해 당시 위기에 놓인 조선업 현황을 청취했다. 이후 중소·벤처기업 및 소상공인과의 대화, 규제혁신 토론회, 청년일자리 점검회의 등 민생 행보로 1월 달력을 빼곡히 채웠다.

박재원/고재연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