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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오너일가 2선으로…전문경영 체제 강화

이윤재 기자
입력 : 
2019-01-03 17:10:19
수정 : 
2019-01-03 20: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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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회장 미래사업 발굴 전념
박성경 부회장 재단 이사장으로

리테일·월드 총괄 최종양·김일규
만 40세 최운식·35세 김완식
패션·외식부문 대표 `깜짝 발탁`
사진설명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과 박성경 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경영 일선에서 한 걸음 물러나고, 최종양 부회장과 김일규 부회장이 각각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를 총괄한다. 이랜드그룹은 내년 창사 40주년을 앞두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는 조직·인사 개편을 3일 단행했다.

박성수 회장은 미래 먹거리 발굴과 차세대 경영자 육성에 전념하고 박 회장의 여동생인 박성경 부회장은 이랜드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계열사별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30·40대 젊은 최고경영자(CEO)들을 전면에 배치했다.

먼저 박 회장은 그룹의 미래 사업과 인재 육성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계열사별 독립경영 체제를 확고히 하고, 이사회 중심의 운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박 회장은 그동안에도 계열사별 운영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번 개편은 각 계열사와 사업부가 자율경영을 강화하도록 하겠다는 대외적 의지 표명"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사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전문경영인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해 독립경영 체제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것이다.

박성경 부회장은 이랜드재단 이사장을 맡는다. 이랜드 디자이너로 입사한 박 부회장은 '헌트' '브렌따노' '로엠' 등의 디자인을 직접 맡아 이랜드 패션사업을 키우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박 부회장은 이랜드의 나눔경영 철학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데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이랜드의 첫 번째 경영 원칙이 '나눔'인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랜드는 사회공헌활동을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1996년 이랜드재단을 만들었다. 2000년부터 매년 순수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공헌에 사용해 왔으며, 현재까지 누적 2000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박 부회장은 다만 중국·아시아권 기업 최고경영층과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역할은 계속 담당하게 된다.

이랜드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했다.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 직급을 부회장과 사장으로 격상해 경영상 전권을 행사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30·40대 젊은 CEO를 대거 발탁해 공동 대표 경영 체제를 만든 점도 눈에 띈다. 이는 신구의 조화로 조직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랜드리테일은 최종양 신임 부회장이 유통 법인 전체를 총괄한다. 사업부문 대표로 석창현 상무를, 상품부문 대표로 정성관 상무를 각각 선임했다.

이랜드월드는 김일규 신임 부회장이 총괄하며 패션부문 대표는 최운식 상무가 선임됐다. 올해 만 40세인 최 상무는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인 '스파오'를 국내 최대 토종 SPA로 키워낸 점을 인정받았다.

이랜드파크는 김현수 신임 사장이 호텔과 리조트, 외식사업을 총괄한다. 외식 부문 대표는 올해 만 35세인 김완식 외식 본부장이 맡는다. 김 본부장은 그동안 외식사업 부문 운영 책임자로서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통해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은홍 신임 사장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권 전체 대표로 임명됐다. 중국에 이어 인도·베트남 시장을 차세대 해외사업 승부처로 삼으려는 이랜드 전략을 담았다. 이 사장은 신입사원 때부터 20년간 스리랑카와 인도, 베트남, 미얀마 등을 직접 다니며 이랜드의 해외 생산 인프라를 직접 일궈낸 '생산통'으로 꼽힌다.

이랜드 관계자는 "내년 창립 40주년을 맞는 이랜드그룹이 계열사별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며 "이랜드 40년의 밑그림을 만드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랜드월드는 스파오·미쏘·뉴발란스 등 총 35개 패션 브랜드를, 이랜드리테일은 NC백화점·뉴코아·2001아울렛 등 유통 브랜드와 멜본·슈펜·밀리밤 등 패션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 등 총 40여 개 브랜드를 두고 있다. 이랜드파크는 애슐리·자연별곡·피자몰 등 20여 개 외식 브랜드와 호텔·레저·주얼리 등 10여 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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