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보 규제에 막힌 인슈어테크 산업

새해 1월 2일부터 각종 인슈어테크 업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문자 인증만으로 이용하던 보험 조회 서비스가 중단된다.

그동안 인슈어테크 업체는 한국신용정보원 보험신용정보(내보험다보여 등)를 스크래핑 기술을 이용, 앱에서 서비스해 왔다. 누구나 쉽게 신정원 정보를 가져다 쓸 수 있어서 가능한 서비스였다.

그러나 신정원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조회 서비스를 회원제로 전환하면서 서비스 이용에 제동이 걸렸다.

그동안 손쉽게 이용해 온 보험 조회 서비스가 앞으로 번거로워진다. 보험 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이메일 인증을 통해 신정원에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1년에 한 차례 본인 확인 문자 인증도 해야 한다. 아니면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조회해야 한다. 물론 스마트폰에 공인인증서가 저장돼 있어야 한다.

보험 정보 조회는 인슈어테크가 급성장할 수 있게 된 기반 서비스다. 이 서비스로 고객을 유인, 상품 설계 등 다양한 파생 서비스를 제공했다.

신정원의 방침 변경에 인슈어테크 업계는 고객의 사용 빈도가 급감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일부는 사용을 줄여 가고 있는 공인인증서 활용 방안까지 강구하고 있다.

신정원의 방침이 알려진 후 몇 달 만에 인슈어테크 업계 활력은 크게 떨어졌다. 이용 빈도가 낮아져 고객 유입이 줄면 업계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보험신용정보는 보험사가 널리 쓰는 정보이고, 신정원의 주장처럼 특별한 정보 보호 관련 사고가 발생하지도 않았다. 단지 그럴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가정을 전제로 혁신 산업의 물꼬를 막은 셈이다.

최근 정부와 산업계의 화두는 혁신이다. 그러나 보험업 혁신의 선두에서 달리던 인슈어테크 업계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이는 정부와 금융 당국의 보험 혁신과도 부합하지 않는 정책 방향이다. 이번 조치로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한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