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톱 매각' 해 넘긴다

'미니스톱 매각' 해 넘긴다

미니스톱 인수전이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속도를 낼 것 같던 매각 작업이 장기화되자 여러 추측이 제기된다. 편의점 업계 거리 제한 자율규약안 발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달 진행된 미니스톱 인수전 본 입찰에는 롯데, 신세계, 사모펀드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가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이온그룹 계열사인 일본 미니스톱이 보유하고 있는 76.06%를 포함해 대상(20%), 일본 미쓰비시(3.94%) 등 지분 100%다.

미니스톱 매각 가격은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편의점 근접 출점 제한이 이뤄지며 몸값이 뛰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세븐일레븐은 약 4300억원, 글랜우드 PE는 4000억원 이하, 이마트24는 3500억원대를 각각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세븐일레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본 입찰 이후 1~2주 안에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 것과 달리 한 달이 넘도록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편의점 자율규약으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면서 2500여개 매장을 보유한 미니스톱 몸값이 올라 더 높은 금액인 4500억원을 받기 원한다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최대 금액을 써 낸 세븐일레븐이 제시한 금액보다 200억원 많은 금액이다.

반대로 '승자의 저주' 우려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미니스톱을 인수한 뒤 가맹점주가 경쟁사 브랜드로 바꿀 경우 투자 대비 수익률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가맹점과 편의점 본사 계약은 5년으로 이뤄지며, 계약 기간이 끝나면 가맹점주 결정에 따라 경쟁사 브랜드로 갈아탈 수도 있다. 지난해 미니스톱의 당기순이익이 22억원에 불과해 미니스톱을 인수하는 업체로선 수익성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기존 점주 반대가 생각보다 거셀 수 있다는 점도 새로운 고려 사항이다.

업계는 세븐일레븐이 인수할 가능성을 짙게 본다. 롯데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업계는 CU, GS25에 이어 세븐일레븐까지 3강 체제로 재편된다. 10월 말 기준 전국 세븐일레븐 점포수는 9548개다. 약 2500개인 미니스톱이 더해지면 각각 1만300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CU와 GS25를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 신세계도 여전히 관심권에 들어 있다. 인수에 성공하면 이마트24는 2강2중 체제를 형성, 업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로 이익을 내는 편의점 업계라는 점에서 단번에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작업이 지연되면 매수자는 물론 매도자 부담도 함께 커진다”면서 “일각에서 유찰 가능성도 나오지만 여전히 기존 후보 가운데 최종 협상자가 결정될 가능성이 짙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