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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리스크 관리 강화, 왜] 정부 SOS에도 은행들 車부품업체 대출 죈다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30 17:32

수정 2018.12.30 19:46

금융위 대출회수 자제 요청했지만 일부은행 내년 관리업종에 지정
리스크 대비해 여신심사 강화할듯..'불황' 건설·숙박업종은 계속 포함
2018년 연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부두에서 해외로 팔려나갈 '메이드 인 코리아' 자동차들이 분주하게 선적되고 있다. 부두를 가로지르는 찬란한 불빛처럼 2019년 새해에는 한국 경제와 기업들에 희망의 빛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사진=박범준 기자
2018년 연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부두에서 해외로 팔려나갈 '메이드 인 코리아' 자동차들이 분주하게 선적되고 있다. 부두를 가로지르는 찬란한 불빛처럼 2019년 새해에는 한국 경제와 기업들에 희망의 빛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사진=박범준 기자

[은행 리스크 관리 강화, 왜] 정부 SOS에도 은행들 車부품업체 대출 죈다

일부 시중은행이 정부의 지원요청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부품제조업'도 관리업종으로 포함시켜 논란이 우려된다. 또한 4대 시중은행은 모두 내년 상반기 관리업종으로 '건설·부동산업'과 '숙박업'을 지정했다.
관리업종으로 지정되면 은행들이 대출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기 때문에 해당 업종은 대출받기가 그만큼 어려워진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내년 상반기 관리업종 선정을 완료했다. 4대(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시중은행의 관리업종 선정 결과 해당 업종은 올해 하반기와 거의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 은행들의 공통 관리업종으로 선정된 것은 '건설·부동산업'과 '숙박업'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상반기와 하반기 2차례 특정산업 전망과 건전성, 대출비중 등을 검토해 관리업종을 선정해 관리에 나선다. 은행들은 해당 관리업종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과 함께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은행 전체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한도를 조정하게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관리업종에 선정되면 영업점 전결금액이 절반으로 줄고, 운전자금 한도도 축소된다"면서 "특히 심사역이 심사에 보수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데, 해당 업종에서 승인된 대출에서 부실이 일어날 경우 평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별로 지정한 관리업종은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주목할 만한 점은 대부분 '건설업'이 모두 포함됐다는 점이다. 건설업의 경우 건설물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미분양 증가 및 시중금리 상승으로 기업경영난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내년부터 부동산 침체가 예상되면서 건설업뿐만 아니라 부동산관련 업종도 상당수 포함됐다. 부동산임대·공급·서비스업·투자자문업 등 관련 대출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조이기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업황이 안 좋은 숙박업도 공통적으로 포함됐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음식숙박업을 영위하는 기업 중 재무취약기업(경영정상화나 구조조정이 요구되는 기업) 비중이 41.4%에 달해 이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일부 시중은행은 '자동차부품제조업'도 포함시켜 논란이 우려된다.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행장들에게 완성차업체의 수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에 대한 대출 회수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에서 관리업종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선 리스크에 대비해 관련업종 대출을 보수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는데, 결국 당국과 엇박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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