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복지사각지대 '50+세대'

김성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30 16:51

수정 2018.12.30 16:51

[특별기고] 복지사각지대 '50+세대'

서울시가 지난 12일 발표한 2018 서울통계연보에 따르면 서울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이 136만5000명으로 13.48%를 차지했다. 노령인구 비율이 14%를 넘는 고령사회의 턱밑에 이르렀다. 특히 2012년 39세였던 서울 시민의 평균연령도 지난해 41.6세로 높아졌고, 장차 노령인구에 합류할 50+세대(만 50~64세)는 서울 인구의 22%(201만명)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 50+세대는 서울 인구 5명 중 1명에 해당하는 최대 규모 인구집단이면서 '100세 시대'를 여는 첫 세대다.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50+세대야말로 우리 사회에 기여할 범위가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세대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 50+세대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자식 부양과 부모 봉양에 매진하느라 인생 2막을 설계할 여유도 없이 정년을, 또 불안한 미래를 맞이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가 2015년 중장년 실태 및 욕구 조사를 해보니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불안하다, 일하고 싶다, 갈 곳이 없다'로 나타났다.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은퇴 이후 여생이 길어지면서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제2의 인생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의 종류와 폭 그리고 깊이는 다를 것이다. 그러나 인생 후반부를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의미 있게 보내느냐는 인류 누구에게나 예외 없는 보편적 과제가 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부양과 보호라는 정책 패러다임을 탈피해 교육, 일자리, 문화, 건강, 복지 등 세대 통합적 관점에서 50+세대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 은퇴한 또는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들을 돕기 위한 실질적 중장기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2016년 봄에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도 설립했다. 어르신 세대가 우리 사회와 조화하고 소통할 기회를 제공해야 사회적 에너지가 생기고, 행복해지며 사회도 안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 전반전에서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지금껏 제대로 즐기지 못한 취미생활을 하거나 봉사 등으로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을 것이다. 이와 달리 자녀 교육과 결혼 등으로 노후준비가 부족한 사람은 돈을 좀 더 벌 수 있는 일자리가 중요할 것이다. 이에 따라 재단은 베이비부머들이 걸어온 인생 여정을 고려해 인생 2막 설계를 도와줄 50플러스캠퍼스를 서울 내 3곳에 설치했다. 이를 통해 50+세대가 인생 전환기에 대한 교육을 받고 그들끼리 커뮤니티도 형성하며 스스로 일거리 또는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3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 50플러스캠퍼스의 여러 사업에 참여한 시민은 5만명을 넘는다. 2만6000여명이 교육을 받았고 590여개 커뮤니티가 생겼다. 50+세대가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일과 활동 모델도 나타나고 있다. 취약계층을 돕는 사회서비스 분야나 인력난을 겪고 있는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동력으로서 역할도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앙정부와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이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중장년의 인생 재설계를 위한 하나의 모델로 인식하고 있다.

짧은 기간 그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특히 일자리 문제는 화두다. 재단에서는 그동안 50+세대의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하는 공헌형 일자리 발굴에 힘을 쏟았다. 앞으로는 경제적으로 노후 준비가 부족한 50+세대를 위해 성장 가능성이 큰 관광, 문화콘텐츠, 돌봄 분야 등에 진출을 지원하고 생계형 일자리와 연계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또 50+세대가 선호하는 새로운 귀촌모델과 자영업 인큐베이팅 개념의 공유점포 등 틈새시장도 공략해 나갈 생각이다.

50플러스재단의 슬로건은 '50+의 가능성을 열다'이다.
50+세대를 지원하는 정책도 이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더불어 끊임없이 진화할 것이다.

김영대 서울시 50플러스재단 대표이사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