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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산 원유 수입비중 30년만에 최대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30 16:36

수정 2018.12.30 16:36

두바이유와 가격 격차 커지면서 지난달 미주산 수입비중 11.2%
연간 비중 7.82%로 전년比 2배
미주산 원유 수입비중 30년만에 최대

미국과 멕시코 등을 포함한 미주산 원유 수입 비중이 올해 8%에 육박하며 지난 198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30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된 원유 가운데 미주산은 1067만5000배럴로 전체(9532만8000배럴)의 11.2%를 차지했다. 월별 미주산 원유 비중이 지난 10월 10.92%를 기록한데 이어 두 달 연속 전체 비중의 10% 이상을 차지했다.

연간 미주산 원유 수입비중은 올해 11월까지 7.82%다. 지난해 4%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로, 지난 1988년 9.1%를 기록한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중동산 원유 수입비중은 지난달 기준 74.2%를 기록, 지난 2004년(78.2%) 이후 14년 만에 7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미주산 원유 수입 비중이 최근 급격히 높아진 것은 저렴한 가격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동산 두바이유는 이달 평균 배럴당 53.95달러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미국의 서부텍사스유(WTI)는 평균 가격이 배럴당 45.6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도 두바이유와 WTI의 가격 차가 현재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미주산 원유 수입 비중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국제유가 변동이 최근 급격히 이뤄지고 있어 내년 유가 전망도 불투명한 상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WTI 가격이 약세를 보인다면 증가세가 유지되겠지만 두바이유 가격이 과거처럼 떨어지면 중동산 비중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유 수입은 철저히 가격에 따라 움직인다"며 "정유사들은 가장 경제성이 높은 원유를 가져오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떨어지면서 비(非)중동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할 경우 L당 최대 16원의 수입부과금을 환급해주는 '원유도입선 다변화 지원제도'의 실효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중동산 원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내 정유사들에게 일종의 '면세혜택'을 부여했다. 국내 정유사들이 해외에서 원유를 수입할 때 L당 16원씩 한국석유공사에 수입부과금을 납부하는데, 비중동지역에서 수입할 경우 이를 환급해준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정부가 국내 6개 원유 수입업체에 환급한 수입부과금은 2014년 768억원, 2015년 566억원, 2016년 471억원, 2017년 562억원 등으로 총 2367억원이다. 비중동지역의 경우 수송비가 더 들어가는 만큼 그 만큼의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것이 그 명분이다.


그러나 최근 중동산 원유 가격이 더 비싸 수송비 보전의 명분도 퇴색된 상태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에 관련 제도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두바이유와 WTI의 가격차이가 크게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WTI의 수출가격은 내수가격과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비교할 수 없어 용역결과를 보고 원유수입부과금 환급제 유예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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