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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면 더 떨어진다" 강남아파트 거래 '10분의 1토막'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30 14:13

수정 2018.12.30 14:13

강남권 주요 5000가구 대단지...3달간 실거래 4건 불과해
총 5540가구에 이르는 대단지인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에서는 올 4·4분기 들어 이뤄진 매매거래가 4건에 불과했다.
총 5540가구에 이르는 대단지인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에서는 올 4·4분기 들어 이뤄진 매매거래가 4건에 불과했다.


계속되는 정부 규제로 나타난 서울 주택시장의 거래 절벽 현상이 9·13 대책 이후로 더욱 공고해졌다. 거래 절벽은 대출 규제 등의 압박을 심하게 받는 강남 지역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나 수천가구가 넘는 대단지에서 3달 동안 이뤄진 거래가 3~6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을 봐도 10월에서 11월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거래가 3분의 1토막이 났다.

■전년 78건→올해 5건 '거래절벽'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등록시스템에 따르면 정부의 규제정책이 쏟아지면서 시장에서 우려하는 거래절벽 현상이 현실화 단계를 넘어서 심화되고 있다.


총 5540가구에 이르는 대단지인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에서는 올 4·4분기 들어 이뤄진 매매거래가 불과 4건이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의 경우 2444가구 가운데 3건의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두 단지의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건수는 각각 56건, 40건이었다. 올해 들어 10분의 1도 안되는 수준으로 거래가 급감한 것이다.

잠실 주공 재건축단지 중 하나인 송파구 리센츠도 총 5563가구 가운데 세 달동안 손바뀜이 일어난 사례는 5건이다. 지난해 4·4분이겐 78건의 거래가 이뤄졌던 단지다.

실제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 12월을 비교할 때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에 8291건에 이르던 거래건수가 지난 28일 기준 올 12월에는 2124건을 기록한 것이다. 겨울이 전통적 비수기라는 영향을 감안한다고 해도 같은 달의 매매건수가 4분의 1수준으로 떨어져 거래절벽이 본격화됐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의 계속되는 주택시장 규제정책으로 올 들어 거래건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지난 9·13 대책의 영향이 본격 반영된 11월을 보면 9월 1만2249건에서 10월 1만141건에 이르던 서울시 아파트 거래가 11월 들어서는 3563건으로 대폭 떨어졌다. 통상 60일 내 실거래를 신고하면 되기 때문에 11월부터 9·13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출규제 영향, 상승 여력 없어
전문가들도 9·13 대책, 그 중에서도 대출 규제가 직접적으로 매수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거래 절벽 및 서울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가 내년 초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매수자에겐 "기다리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시그널이 강하게 전해지면서 기존 아파트 거래 심리는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9·13 대책이 종합부동산세 등 고가주택보유자,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인상을 담고 있는 데다가 11월 금리인상도 있었고, 최근 3기 신도시 발표까지 서울 집값 하락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들이 많았다"면서 "여기다 이미 오른 가격에 대한 심리적 피로감도 있고 입주를 앞둔 헬리오시티 등 동남권 물량도 많아서 매매가격이든 전세가격이든 숨을 고르는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최근 서울시에서 8만 가구 공급계획을 발표하면서 토지 공개념을 언급했고, 강남을 직접 타켓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피력한 만큼 내년에도 서울, 특히 강남권의 상승 여력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도 "9·13 대책 중 단기적으로는 대출규제 영향이 크다"면서 "거래 건수가 급감한 이유는 물건 자체가 줄어든 탓도 있는데 임대사업자 등록자가 많이 늘면서 나오는 매물도 줄었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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