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렇게 빚이 ‘불편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중요한 포인트는 어떻게 빚을 없애느냐다. 어떤 이는 평생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어떤 이는 “벌써”라는 말이 나올 만큼 빠른 시간에 빚을 청산하고 자유(?)를 얻는다.
그 차이가 무얼까. 빚에서 벗어나기 위한 왕도란 없을 지도 모른다. 무조건 아끼고 저축해서 지출보다 수입이 많은 재무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불변의 진리다. 그러나 방법론으로 들어가면 좀 더 구체적인 대안이 생긴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먹는 칼로리보다 소모하는 칼로리가 더 많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운동으로 뺄 지, 다이어트 식품으로 뺄 지, 약으로 뺄 지 방법론이 다양한 것과 같은 이치다.
필자는 이 지면을 통해 딱 한 가지 방법론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메모’다. 이는 여러 재무전문가들의 조언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빚 때문에 고민입니다』의 저자들도 같은 주장을 했다. 빚을 줄이려면 예산을 잘 짜야 하는데 많은 이들이 예산을 머릿속에서만 세우고 아무 것도 기록하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는다. 어디엔가 기록해 숫자와 진행 상태를 눈으로 확인해야 계획 없는 지출을 막을 수 있고 빚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비상한 기억력을 소유했다면 모를까 예산을 머릿속으로만 세우면 분명 실수한다고 했다.
『돈에 대한 불안이 돈을 벌게 한다』의 저자 다구치 도모타카는 20대 후반부터 빚 때문에 파산 직전까지 간 적 있었다. 그를 구한 것은 다름 아닌 공책 한 권, 바로 ‘돈 노트’였다. 그는 공책에 날짜, 그날 산 것, 구매금액 하루 동안 쓴 금액 합계 등 4가지 사항을 적는 일로 시작했다. 이렇게 꾸준히 실천했더니 무엇에 돈을 쓰는지 알게 됐다. 어떤 물건을 사는지 눈에 들어오게 되자 낭비라고 느끼는 물건은 점점 사지 않게 됐다. 돈 노트가 익숙해질 때 구매 항목을 소비, 투자, 낭비라고 나눠 적었다. 소비는 살기 위해 필요한 지출, 투자는 장래 목표를 위해 사용하는 돈, 낭비는 쓸데없이 쓰는 돈이다. 그는 소비와 낭비는 철저하게 줄이고 영어공부 등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늘렸다. 저자는 “이 방법으로 빚을 갚고 온전히 자기 돈으로 살 수 있게 됐다”며 “돈 노트를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철저하게 메모하는 습관, 2019년에는 그 한 가지만은 꼭 실천해보자.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60호 (19.01.0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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