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팀이 이겨야 나도 빛날 수 있는 거잖아요”

달라진 역할도 완벽하게 적응한다. 그것이 ‘월드 클래스’다운 모습이다.

2018~2019 터키 여자프로배구에서 활약하는 김연경은 조금은 다른 모습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김연경은 항상 호쾌한 스파이크를 상대 코트에 내리꽂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새로운 소속팀 엑자시바시에서의 김연경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까지 부담이 더해졌다.

수비를 못 하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공격 비중이 더 컸던 김연경이라는 점에서 엑자시바시에서의 달라진 역할은 분명 적응이 필요했다.

소속팀 엑자시바시의 전승으로 터키 여자프로배구의 전반기를 마친 김연경은 리그 휴식기를 맞아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국내에서의 짧은 일정이지만 가족, 친구와 함께 연말연시를 보내며 충전한 뒤 터키로 떠난다는 계획이다.

김연경은 “사실 초반에는 팀에 적응을 못 하고 힘들었다”면서 “맡은 역할이 지금까지 맡았던 것과 달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주어진 역할에 맞춰서 최대한 열심히 하자고 생각을 바꿨다”고 2년 만의 터키리그 복귀로 인한 어려움을 소개했다.

“기존에 있던 팀이나 대표팀에서는 많은 공을 때리고 득점해야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김연경은 “엑자시바시는 나 말고도 득점할 수 있는 선수가 많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 리시브를 돕고 있다. 많은 공을 때리지 않아도 중요할 때 하나씩 해주는 역할”이라고 활짝 웃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까지 맡아야 하는 탓에 김연경은 “첫 세트에 공을 한두 번 때리고 다음 세트에는 열 번 때리고 하다 보니 밸런스가 맞지 않아 리듬을 찾기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김연경은 올 시즌 팀 내 주 공격수 보스코비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 중이다.

달라진 역할도 완벽하게 적응한 김연경이다. 공격도, 수비도 알차게 소화하며 엑자시바시의 리그 11경기 전승을 이끌었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항상 100% 만족은 없다. 조금 더 좋아져야 할 부분이 있다. 후반기에는 그런 부분에서 더 보여주겠다”고 겸손해하며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결국 팀이 이겨야 나도 빛날 수 있다. 팀 성적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후반기의 확실한 목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