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넘게 매각에 어려움을 겪던 ADT캡스(거래액 2조9700억원)를 비롯해 높은 매각가 기대로 거래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오렌지라이프(2조2989억원), CJ헬스케어(1조3100억원) 등이 모건스탠리가 매각 자문을 맡은 딜이다. 올해 내내 매각자와 거래 조건 씨름을 하던 CJ제일제당의 슈완스컴퍼니 인수(2조4590억원) 자문까지 성공리에 끝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박태진 한국대표가 이끄는 JP모건은 탄탄한 대기업 네트워크를 과시하며 2위를 차지했다. ADT캡스 인수전에서 SK텔레콤을 자문하는 한편 LG그룹의 ZKW 인수(거래액 1조4348억원), 신세계그룹의 쓱닷컴 분사(1조원), SK E&S 파주에너지서비스 지분 매각(8852억원) 등을 성사시켰고,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 자문 역시 맡았다.
삼정KPMG는 SK해운 매각(1조5000억원), 한온시스템의 마그나 유압제어 사업부 인수(1조3813억원) 등 거래 재무 자문을 맡으며 기업 경영권 인수 재무 자문 분야 5위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국내 주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 포트폴리오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M&A 회계자문(발표 기준) 분야에서는 딜로이트안진이 18조9884억원 실적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삼정KPMG(18조508억원), 삼일PwC(7조9979억원), EY한영(6조1173억원)이 뒤를 이었다. 딜로이트안진은 실사(듀 딜리전스) 업무에서 강점을 나타내며 2016년 이후 2년 만에 1위 자리에 올랐다. 딜로이트안진은 KCC컨소시엄의 모멘티브 인수(3조4798억원),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 CJ제일제당의 슈완스 인수 등 2조원 이상 주요 딜에 이름을 올리며 호실적을 거뒀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M&A 법률자문(발표 기준)에서 1위에 올랐다. 매일경제 레이더M이 리그테이블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7년 연속 법률 자문 1위다. 김앤장은 모멘티브 매각, 슈완스 매각, 오렌지라이프 매각,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 등 기업 경영권 인수 딜은 물론 한국GM 유상증자(4조7000억원), 홈플러스 보유 51개 매장의 홈플러스 리츠 매각(4조2600억원) 등 거래까지 두루 맡았다.
IB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제 저성장, 정치권의 기업 압박 등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한 해"라고 회고했다.
내년 M&A 전망은 불투명하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하향세를 겪으며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견 PEF 관계자는 "보유 포트폴리오 기업의 매각을 타진해 봤더니 대기업들이 투자 집행에 보수적으로 변하며 거래 성사가 어려워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업 인수 여력이 풍부한 국내 대기업들이 국내 기업 인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 않다는 전언이다. 이 때문에 국내 M&A 시장에서는 활발한 거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 M&A 시장에서도 이 같은 보수적 스탠스가 유지될 전망이다.
■ <용어 설명> ▷ 리그테이블 : 국내 자본시장에서 인수·합병(M&A)과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등 주식 발행(ECM), 회사채 등 채무증권 발행(DCM)을 주간(자문)하는 시장 참가자 실적을 집계한 자료다. 매일경제신문은 매월 말일 시장 참가자 실적을 바탕으로 리그테이블 순위를 발표한다. 리그테이블은 기업들이 매각·인수 주간사를 선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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