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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M&A 재무자문 1위…ADT캡스 등 빅딜 잇단 성사

한우람 기자
입력 : 
2018-12-27 17:40:42
수정 : 
2018-12-28 0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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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리그테이블 결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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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 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을 이끈 마켓 리더가 가려졌다. 기업경영권 인수(바이아웃) 재무 자문에서는 모건스탠리가, 회계 자문 분야에서는 딜로이트안진이, 그리고 법률자문 분야에서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가 활발해짐에 따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충실히 갖춘 투자은행(IB)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기업 사냥이 잇따르며 올해 국내 M&A 시장에서 거래가 1조원 이상인 메가 딜은 사상 최다인 9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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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집계한 2018년 리그테이블 기업 경영권 인수 재무 자문(발표 기준)에서 모건스탠리는 9조379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JP모건(거래액 6조7037억원), 골드만삭스(5조6923억원), 도이치뱅크(4조5325억원), 삼정KPMG(4조4146억원), UBS(4조798억원), 크레디트스위스(3조6985억원) 등이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M&A 재무 자문 리그테이블은 대형 딜을 자문한 소수의 IB가 압도적인 격차를 벌렸던 것이 그간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메가 딜이 쏟아지며 1위 모건스탠리를 제외한 나머지 IB 간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 모건스탠리는 2014년 이후 4년 만에 재무 자문 분야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특히 올해 나온 대어들 중 거래 성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이 내다봤던 딜들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고난도 거래가 있을 땐 모건스탠리를 찾아라"라는 업계 이야기까지 등장했다.

3년 넘게 매각에 어려움을 겪던 ADT캡스(거래액 2조9700억원)를 비롯해 높은 매각가 기대로 거래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오렌지라이프(2조2989억원), CJ헬스케어(1조3100억원) 등이 모건스탠리가 매각 자문을 맡은 딜이다. 올해 내내 매각자와 거래 조건 씨름을 하던 CJ제일제당의 슈완스컴퍼니 인수(2조4590억원) 자문까지 성공리에 끝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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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욱 모건스탠리 IB 대표
모건스탠리는 조상욱 기업금융부문 대표를 비롯한 뱅커들이 6년 넘게 호흡을 맞춰오며 발휘한 팀플레이 힘 덕분에 이 같은 성과를 얻었다. 조 대표는 온화한 성품을 바탕으로 정보기술(IT), 헬스케어 등 성장산업은 물론 금융, 제조업 같은 전통산업 관련 키맨 네트워크를 두루 확보하는 한편 모건스탠리 자체적으로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조율하며 이 같은 성과를 올렸다는 게 업계 평가다.

박태진 한국대표가 이끄는 JP모건은 탄탄한 대기업 네트워크를 과시하며 2위를 차지했다. ADT캡스 인수전에서 SK텔레콤을 자문하는 한편 LG그룹의 ZKW 인수(거래액 1조4348억원), 신세계그룹의 쓱닷컴 분사(1조원), SK E&S 파주에너지서비스 지분 매각(8852억원) 등을 성사시켰고,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 자문 역시 맡았다.

삼정KPMG는 SK해운 매각(1조5000억원), 한온시스템의 마그나 유압제어 사업부 인수(1조3813억원) 등 거래 재무 자문을 맡으며 기업 경영권 인수 재무 자문 분야 5위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국내 주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 포트폴리오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M&A 회계자문(발표 기준) 분야에서는 딜로이트안진이 18조9884억원 실적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삼정KPMG(18조508억원), 삼일PwC(7조9979억원), EY한영(6조1173억원)이 뒤를 이었다. 딜로이트안진은 실사(듀 딜리전스) 업무에서 강점을 나타내며 2016년 이후 2년 만에 1위 자리에 올랐다. 딜로이트안진은 KCC컨소시엄의 모멘티브 인수(3조4798억원),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 CJ제일제당의 슈완스 인수 등 2조원 이상 주요 딜에 이름을 올리며 호실적을 거뒀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M&A 법률자문(발표 기준)에서 1위에 올랐다. 매일경제 레이더M이 리그테이블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7년 연속 법률 자문 1위다. 김앤장은 모멘티브 매각, 슈완스 매각, 오렌지라이프 매각,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 등 기업 경영권 인수 딜은 물론 한국GM 유상증자(4조7000억원), 홈플러스 보유 51개 매장의 홈플러스 리츠 매각(4조2600억원) 등 거래까지 두루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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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컨소시엄의 모멘티브 인수, CJ제일제당의 슈완스 인수 등 해외 M&A 자문을 비롯해 한국GM 유상증자는 물론 옛 르네상스호텔 용지 매각(2조원), 공평센트로폴리스 빌딩 매각(1조1221억원) 등과 같은 부동산 거래를 활발히 자문한 법무법인 세종이 26조6487억원 실적으로 2위에 올랐다. 3위 태평양(17조1988억원), 4위 광장(15조1161억원) 등 순이다. 올해 M&A 시장 특징으로는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가 활발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KCC컨소시엄의 미국 모멘티브 인수, CJ제일제당의 미국 슈완스 인수, LG그룹의 오스트리아 ZKW 인수, 한온컴퍼니의 마그나 유압제어사업부 인수 등 조 단위 해외 기업 인수 사례만 4건에 달한다. 이 같은 해외 메가 M&A 열풍 덕분에 올해 조 단위 M&A 건수는 총 9건으로 집계가 이뤄진 2012년 이후 7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기업 경영권 인수 거래액은 총 34조7480억원으로 지난해 42조5750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마저도 지난해 실적이 SK하이닉스 컨소시엄의 일본 도시바 반도체 인수금액 20조원 덕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가 사실상 M&A 활황기였던 셈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제 저성장, 정치권의 기업 압박 등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한 해"라고 회고했다.

내년 M&A 전망은 불투명하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하향세를 겪으며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견 PEF 관계자는 "보유 포트폴리오 기업의 매각을 타진해 봤더니 대기업들이 투자 집행에 보수적으로 변하며 거래 성사가 어려워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업 인수 여력이 풍부한 국내 대기업들이 국내 기업 인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 않다는 전언이다. 이 때문에 국내 M&A 시장에서는 활발한 거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 M&A 시장에서도 이 같은 보수적 스탠스가 유지될 전망이다.

■ <용어 설명> ▷ 리그테이블 : 국내 자본시장에서 인수·합병(M&A)과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등 주식 발행(ECM), 회사채 등 채무증권 발행(DCM)을 주간(자문)하는 시장 참가자 실적을 집계한 자료다. 매일경제신문은 매월 말일 시장 참가자 실적을 바탕으로 리그테이블 순위를 발표한다. 리그테이블은 기업들이 매각·인수 주간사를 선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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