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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입만 보는 美증시…취약해진 투자심리 방증

장용승,정슬기 기자
입력 : 
2018-12-27 17:51:20
수정 : 
2018-12-27 22: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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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롤러코스터 장세` 왜

다우 하루 1086P 급반등
"최대 불확실성은 트럼프"
G2무역전쟁 재발 변수도
◆ 2019 증시 전망 ◆

미국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5% 가까이 급등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크리스마스이브 때 3%가량 급락한 미국 증시가 26일에는 5% 가까이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86.25포인트(4.98%) 급등한 2만2878.4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하루 1000포인트 이상 오른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상승률도 2009년 3월 이후로 거의 10년 만에 최대폭이다.

'롤러코스터 장세'는 그만큼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매우 취약해졌다는 점을 방증한다. 무엇보다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시장 혼란을 부추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발언으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매우 커졌다는 분석이다. 그만큼 현재로선 '트럼프 리스크'가 미국 증시의 최대 불확실성 요소라는 평가다.

이날 증시 폭등의 가장 큰 원인은 지난 24일 증시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트럼프 리스크'가 다소 해소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해임설이 24일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백악관 관리들이 이러한 시장 우려 진화에 전격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안정시켰다는 분석이다.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월 의장의 자리가 안전한가'라는 질문에 "물론 그렇다. 100%"라고 답했다. 아울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이 새해 초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 해임설 등 트럼프의 '연방준비제도 흔들기'가 증시의 최대 악재라고 지적해왔다. 정치적 간섭을 배제하고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펼치는 연준의 역량은 전 세계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미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 기반인데, 파월 의장 해임설은 이러한 신뢰를 크게 위축시킨다는 평가였다.

이는 거꾸로 보면 향후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불만을 갖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언급이 나올 때마다 증시가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은 주식 매각 압력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 둔화 여파로 기업 매출·이익 모멘텀 약화, 미·중 무역갈등 지속 등으로 내년 미국 증시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따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일본 증시도 27일 폭등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8% 상승한 2만77.62로 장을 마쳐 2016년 11월 이후 최대 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43포인트(0.02%) 오른 2028.44에 마감했지만 배당락을 감안할 경우 실제 상승률은 2.03%에 달한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서울 =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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