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물에서 수소를 친환경·고효율로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물 분해 촉매'를 개발했다. 기존 상용 촉매만큼 안정성을 띠고 에너지는 훨씬 적게 소모해 주목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정무영)은 백종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이 새로운 물 분해 촉매 '이리듐엣콘(Ir@CON)'을 개발, 수소 생산에 필요한 고성능 검증까지 완료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리듐엣콘은 '이리듐(Ir)'을 3차원 유기 구조체 '쓰리디-콘(3D-CON)'의 기공 내부에 가둬 고정시킨 물질이다. 기존 논문으로 보고된 수소 발생 물 분해 촉매 가운데 가장 높은 효율을 보였다.

수소는 산소와 반응해 전기를 만들고 물만 배출하는 청정 연료다. 환경오염 없이 수소를 생산하고 수소의 운송 문제도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물의 전기분해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은 촉매의 효율, 내구성, 가격 등의 경쟁력이 좌우한다. 물의 산도(pH)에 영향을 받지 않고, '낮은 전압'에서도 수소를 발생시키는 조건이 필수다.

'이리듐'은 이론적으로는 '백금'보다 우수한 촉매다. 하지만 원소끼리 뭉치는 응집 현상 때문에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고, 촉매로도 적용이 어려웠다.

백 교수팀은 이리듐 입자의 응집을 막는 방법을 찾아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리듐을 다공성 3차원 유기 구조체(3D-CON) 내부에 고정시켜 응집 현상을 제어했다. 이어 물의 산도에 영향을 받지 않고, 다른 금속 촉매에 비해 과전압이 가장 낮다는 점도 입증했다.

백 교수는 “이론적으로 예측했지만 실험으로는 구현하지 못한 이리듐의 수소 발생 성능을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해 실험으로 규명한 첫 사례”라면서 “이리듐엣콘은 현존 물 분해 촉매 가운데 가장 낮은 에너지 손실률과 가장 높은 전류량 대비 고성능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27일자 뒷표지로 논문으로 게재됐다. 제1저자는 자비드 마흐무드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연구교수와 모신 알리 라자 안줌 연구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BK21 플러스사업, 우수과학연구센터(SRC), 미래소재 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