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상의회장 “한국경제 구조 하향, 단편 아닌 전체 대안 마련해야”

박용만 상의회장 “한국경제 구조 하향, 단편 아닌 전체 대안 마련해야”

“우리 경제 구조가 중장기로 하향세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 구조에 대한 근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6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 집무실에서 송년 인터뷰를 열고 새해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해 각고의 노력이 없으면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경제가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이유로 “개혁 조치가 근본부터 제대로 이뤄진 게 없다”면서 “촘촘한 규제 망, 서비스 산업 진출 장애 등이 모두 그대로 있다. 내수 부진 요인도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대외 환경과 대해 “글로벌 경제가 꺾이기 시작했다”면서 “미-중 무역 갈등도 해결되기는커녕 그대로 가는 데다 보호무역주의가 세계무역기구(WTO)를 무력화하는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대를 거는 부분으로는 정부 예산 증액, 조기 집행을 꼽았다.

박 회장은 “긍정으로 보는 것 가운데 하나는 정부가 이러한 위기의식 때문에 예산을 증액하고 재정을 조기 투입하기로 한 것”이라면서 “기업의 역동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재원으로 적극 활용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대내외 어려움과 경제 구조 하락세 극복을 위해서는 당면 과제를 하나씩 풀기보다 전체 틀에서 근본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지금 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원인도 거의 다 알려졌고 해법도 대부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왜 안 됐는가를 보면 매번 단기 이슈에 매몰되거나 이해관계라는 허들에 막혀 생각대로 진척이 안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금은 과거 수립한 대안이 왜 실행되지 않았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할 때라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전체 접근 방식이 엉성했고, 과거 규제 시스템과 제도가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일자리, 노사, 신산업, 서비스 산업 등 풀어야 할 당면 과제가 굉장히 많은데 이것을 하나씩 개별로 풀려 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과거 규제 시스템과 제도가 성장 및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등 경제 활력 제고나 일자리 창출도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사회 갈등을 겪고 있는 카풀 서비스 등에 대한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갈등만 생기고 해결이 안 되는 것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에둘러 지적했다.

박 회장은 “정부가 규제 개혁을 하지 않더라도 지금 사회에선 갈등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져야 할 십자가는 좀 지고 설득할 것은 하면서 해결해야 하는데 아무도 십자가를 지려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박 회장은 “이제 좀 십자가를 짊어져 가면서 갈등 해결에만 주안점을 두지 말고 갈등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부터 치료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