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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올해의 아파트-‘자존심 경쟁’ 대치 래대팰(래미안대치팰리스) vs 반포 아리팍(아크로리버파크)

  • 정다운 기자
  • 입력 : 2018.12.24 09:09:57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해졌다지만 지난해 매매가격과 비교해보면 안 오른 곳이 없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올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단지는 어디일까. 매경이코노미는 연말을 맞아 아파트 검색 엔진 파인드아파트와 손잡고 올해 하반기 아파트 평균 실거래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가장 많이 오른 단지를 조사해봤다. 서울 내 총 가구 수가 1000가구 이상인 곳 중 평형과 상관없이 매매가격 오름폭이 큰 단지와 상승률이 큰 단지를 나눠 조사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은 교육 환경이 좋고 새 아파트는 희소한 이유로 입주 4년 차인 ‘래미안대치팰리스’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은 교육 환경이 좋고 새 아파트는 희소한 이유로 입주 4년 차인 ‘래미안대치팰리스’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아파트값 오름폭 큰 단지

▷대치·반포 재건축 기대 큰 강남 단지

면적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단지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다. 지난해 11월 전용 244㎡가 39억원에 팔린 이후 거래가 뚝 끊겼다가 지난 9월 50억원에 주인을 찾았다. 1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아파트값이 11억원 오른 셈이다. 대형 아파트라 거래금액이 크다 보니 절대가격 기준으로 가장 많이 올랐다. 2002년 입주한 타워팰리스1차는 고층 건물에 40평(전용 132㎡) 이상 대형 평형은 물론 넓은 주차장, 첨단 경비 시스템에 수영장, 골프연습장까지 갖춘 ‘1세대 주상복합’으로 그야말로 부(富)의 상징이었다. 입주 17년 차에 접어들며 인기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고급 주상복합으로서 명맥은 유지하는 아파트다.

타워팰리스를 제외하면 올해 강남구에서는 압구정, 개포 일대 입주 40년 안팎의 노후 아파트 몸값이 급등했다. ‘압구정현대7차’(73~77·82·85동) 전용 196㎡는 올 하반기 평균 43억8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하반기 가격(35억8000만원)보다 8억원 뛰었다. ‘개포주공1단지’ 전용 58㎡는 소형 평형인데도 올 하반기 23억3000만원까지 몸값이 치솟았다. 지난해 하반기 평균(15억7125만원) 대비 7억5000만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단지 주변으로 내년, 내후년 입주 예정인 재건축 아파트 ‘래미안블레스티지’ ‘개포래미안포레스트’가 모습을 갖춰가면서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졌다. 5층짜리 저층 단지라 작은 면적 아파트라도 대지지분이 큰 것이 장점이다. 현재 이주 단계를 밟고 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일반분양이 가능할 전망이다.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은 1000가구 이상 서울 단지 중 두 번째로 가격 오름폭이 큰 단지였다. 전용 134㎡ 아파트가 올 하반기 들어 28억5667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대비 8억2000만원가량 뛰었다. 18개동 총 1356가구로 이뤄진 이 단지는 지난 2016년 재건축 가능 연한(30년)에 도달했다. 지하철 2·9호선 환승역인 종합운동장역과 5분 거리에 위치한 데다 용적률이 약 150%로 동 간 간격이 넓고 대지지분도 커 재건축 사업성이 좋은 단지다.

‘입주 5년 미만’ 단지로 범위를 좁혀보면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로 바통이 넘어간다. 올 하반기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 평균 실거래가는 26억2167만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억3607만원에 거래될 때보다 5억8000만원 이상 시세가 올랐다.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해 2015년 1278가구가 입주했다. 사교육 1번지 대치동에서 유일한 대단지 새 아파트로 희소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대청중, 단대부중·고, 숙명여중·고, 중대부고 등 명문 학교가 주변에 포진했다. 초등생 자녀가 배정되는 대치초도 아파트 바로 맞은편이다.

대치동 신흥 랜드마크가 래미안대치팰리스라면 반포동 신흥 랜드마크는 2016년 입주한 한강변 대단지 ‘아크로리버파크’(1612가구)다. 올 하반기 전용 112㎡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33억3286만원)가 1년 만에 5억5486만원 올라 서초구에서 가장 오름폭이 큰 신축 단지로 자리매김했다. 모든 동 지하 1층이 커뮤니티센터로 수영장, 사우나, 도서관, 헬스장을 비롯해 노래방, 악기연습실이 들어선 멀티미디어룸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췄다. 입주민을 위한 호텔식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지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이 가깝고 올림픽대로, 반포대교 등을 이용해 강남, 광화문 등 업무지역 출퇴근이 편리하다.

래미안대치팰리스와 아크로리버파크는 비교적 소형(?) 아파트인 전용 59㎡, 전용 84㎡ 가격도 최소 5억원 이상 올랐다. 사실 반포동에서는 2009년 입주한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69㎡ 오름폭(7억4125만원)이 더 컸지만 면적 대비, 입주연도 대비 오름폭을 따져보면 아크로리버파크 몸값이 더 높았다.

강북권에서는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1단지’(2015년 입주)와 ‘마포래미안푸르지오’(2014년 입주)가 유일하게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DMC파크뷰자이1단지 전용 175㎡는 올 하반기 16억8000만원(5억500만원 상승)에 계약서를 쓰면서 한때 저평가됐던 서대문구 일대에서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로 자리매김했다. 마포구 랜드마크 아파트로 통하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전용 114㎡(3단지 기준) 시세가 15억9750만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하반기 같은 아파트가 평균 11억3756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억6000만원가량 시세가 올랐다.

▶상승률 기준으로는 강북 으뜸

▷청량리 아파트값 60% 이상 ‘쑥’

절대값 오름폭만 따진다면 매매가격 자체가 비싼 강남권 대형 아파트가 주를 이루지만 ‘상승률’을 놓고 겨루면 얘기가 달라진다.

서울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컸던 단지는 동대문구 청량리동 ‘미주아파트’다. 전용 104㎡ 평균 실거래 가격이 평균 65.2% 급등했다. 1978년 지어진 미주아파트는 입주한 지 40년 된 노후 아파트지만 청량리 대표 재건축 단지로 꼽힌다. 지난해 주민 동의율 75%를 넘어 조합 설립을 신청, 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평균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5억7500만원에 그쳤다가 청량리 역세권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올 하반기 9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는 지난 1년 새 실거래 가격이 60.4% 급등해 서울 강남권을 통틀어 가장 시세가 많이 오른 아파트로 자리매김했다. 개포주공4단지 전용 50㎡는 올 하반기 들어 평균 18억9750만원에 거래됐는데 역시 재건축 사업 기대감이 물씬 반영된 가격이다. 개포주공4단지 서편으로는 내년 8월 입주를 앞둔 ‘디에이치아너힐즈’와 당장 내년 2월 입주하는 래미안블레스티지가 개포공원을 끼고 나란히 서 있다. 이 단지는 내년 4월 ‘개포그랑자이’(총 3343가구) 이름을 달고 일반에 분양된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미성’에 집을 사둔 투자자가 있다면 올해 수익률이 꽤 쏠쏠했을 터다. 잠실미성 전용 72㎡는 올 하반기 두 건의 거래가 각각 13억9000만원(7월), 15억2500만원(8월)에 이뤄졌는데 지난해 하반기보다 49.3% 오른 금액이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이 단지는 지난 7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아뒀다. 다만 여느 강남 재건축 단지가 그렇듯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돼 있다 보니 문의 대비 거래가 뜸한 편이다.

입주 5년 미만 신축 단지로 범위를 좁혀보면 은평구 녹번동 ‘북한산푸르지오’ 아파트값 상승률(47.5%)이 가장 높았다. 2015년 입주한 이 아파트는 올해 하반기 전용 59㎡가 평균 7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입주 초반인 2016년 2월만 하더라도 4억원 중반대에 거래되던 아파트다. 최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같은 아파트가 8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노후주택이 밀집해 있던 녹번역 일대에는 최근까지 재개발 사업이 대거 진행되면서 새 아파트가 속속 입주했다.

▶입주 앞둔 아파트 분양권

▷새 아파트 선호 현상에 더 귀해져

올해는 새 아파트 매매가격이 특히 급등한 한 해였다. 이에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 분양권이 덩달아 품귀 현상을 빚었다. 지난 11월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루체하임’은 2016년 최초 분양가보다 시세가 7억~10억원가량 오르며 ‘강남 로또 아파트’를 증명했다. 최초 분양 당시 9억원대에 분양된 전용 59㎡ 최근 시세는 17억원대다.

지난 2015년 11월 분양한 ‘송파헬리오시티’도 최근 분양권 가격이 급등했다. 전용 84㎡의 평균 분양가는 8억4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올 하반기에는 16억원까지 상승, 7억6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다만 연내 951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었지만 준공 승인이 지연된 데 이어 최근에는 입주자협의회, 재건축 조합, 관할 지자체인 송파구청 간 잡음이 끊이지 않으며 입주가 늦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시세가 급등한 것은 일대에서는 희소한 새 아파트라는 점, 올 12월 초 지하철 9호선 3단계 구간(종합운동장~중앙보훈병원)이 개통했다는 점이 큰 호재가 됐다. 9510가구가 들어서는 이 단지는 부지면적만 서울 여의도공원(약 23만㎡)의 두 배에 가깝다. 내년에는 단지 안에 초·중학교가 개교할 예정이어서 학군 프리미엄도 기대된다.

강북권에서는 마포구 대흥동에 들어설 ‘신촌그랑자이’ 분양권이 인기를 끌었다. 신촌그랑자이 전용 84㎡ 분양권은 최근 13억6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는데 청약 당시 약 19 대 1 경쟁률을 뚫고 8억원 초반에 분양된 아파트였다. 2020년 2월 1248가구가 입주한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88·송년호 (2018.12.19~12.2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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