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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로 고향 간 86세 이산가족 "부모님 계실 것 같은데…" 울먹

입력 : 2018-12-26 16:35:45 수정 : 2018-12-26 16: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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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출신 김금옥씨, 철도착공식 참석…"철도 완공돼 살던 동네 가고파"
'마지막 기관사' 신장철씨 "10년 전과 그대로" 안타까워하기도
"개성 땅 어디에선가 우리 부모님이 살아 계실 것 같은데…."

기차를 타고 그토록 꿈에 그리던 북녘의 고향 땅을 다시 밟은 86세 이산가족 김금옥 할머니는 끝내 울먹였다.

26일 서울역을 출발한 특별열차를 타고 종착역인 북측 개성 판문역에 내린 김 할머니는 감회에 젖은 듯 "방학하던 외가가 서울이어서 열차로 서울역에서 (개성역을) 오가곤 했다"며 수십 년 전 기억을 되짚었다.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하는 이산가족 김금옥 할머니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출발, 판문역에 도착하는 열차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개성 덕암동이 고향이라는 할머니는 다른 이산가족 4명과 함께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했다.

김 할머니는 과거 개성 관광이 진행될 당시 방문한 적이 있고, 2015년 고려 궁궐터 개성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 때도 간 적이 있다.

하지만 실향한 이후 기차를 타고 북녘 고향 땅을 밟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출발 전 이번 일이 "꿈같다"고 했던 김 할머니는 착공식이 끝난 뒤에도 좀처럼 감격이 가시지 않는 듯 "생전에 (고향에) 갈 수 있을까 했는데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철도가 완공돼 기차를 타고 개성역에서 내려 내가 살던 동네에 가고 싶다"며 "그때까지 살려면 다리가 튼튼해야죠"라고 다짐했다.

김 할머니와 함께 착공식에 참석한 '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신장철(66)씨도 감회가 새롭긴 마찬가지였다.

신 씨는 착공식이 끝난 뒤 "뭐라 말할 수 없이 감동했다"며 "다신 이런 일이 있을까 했는데"라고 소회를 밝혔다.

신 씨는 1951년 6월 이후 56년여 만인 2007년 5월 남북 열차 시험운행을 운전했다. 같은 해 12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운행된 문산∼봉동(개성공단) 간 정기 화물열차의 처음과 마지막 기적을 울린 기관사다.

별세한 부모의 고향이 황해도 평산이고, 장인·장모 역시 개성 장단 출신이기도 하다.

10년 만에 승객으로 경의선 열차를 탄 신 씨는 "주변이 옛날과 변한 게 없다"며 "사천강 철로를 지날 때 너무 저속으로 지나는 게 안타까웠다. 많이 보수해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직에 있었다면 개성이 아니라 평양, 신의주까지 가고 싶고, 앞으로 후배들이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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