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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플러스] `연말 대목` 호텔가 배짱 인상…"호캉스 겁나요"

신익수 기자
입력 : 
2018-12-24 04:01:07
수정 : 
2018-12-24 10: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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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그머니 방값 2배씩 올려
뷔페도 약속한 듯 30~40% UP
감독기관 없어 고객만 골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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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고개를 드는 특급호텔의 기습 '바가지 쇼'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행태는 매년 연말이면 되풀이되고 있지만 가격 담합이나 상한선 통제를 하는 마땅한 감독기관이 없어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예약까지 힘든데,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서울 슈페리어 더블의 크리스마스 이브(24일) 1박 숙박료는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30만6000원부터, 31일 숙박료는 31만5000원부터로 책정돼 있다. 평일 최저가 20만7000원보다 10만원 이상 치솟은 가격이다.

인근 레스케이프 호텔은 한술 더 뜬다. 4성급인 레스케이프 호텔 객실 '미니'의 평일 숙박료는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22만원 선이다. 24일은 40만4800원으로 평일의 두 배 수준이다. 다음 단계 객실인 아무르는 평일 25만3000원에서 크리스마스와 연말 44만원으로 18만7000원씩 폭등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호텔 룸뿐만이 아니다. 뷔페의 연말 가격은 '바가지'까지 더해져 평소의 방값 수준과 맞먹을 정도다.

서울 신라호텔 더파크뷰의 평상시 저녁 이용 가격은 11만3000원이었는데 12월 7일∼13일은 13만9000원, 14일부터 연말까지는 15만9000원이 각각 적용된다. 40% 이상 기습 인상을 단행한 셈이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라세느도 마찬가지다. 평소 11만3000원이면 저녁이 성인을 먹을 수 있었는데, 12월에는 13만5000원으로 갑작스럽게 가격이 뛰었고, 크리스마스 저녁과 연말에는 15만9000원으로 치솟았다.

익명을 요구한 호텔가 지배인은 "롯데·신라 같은 메이저급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매년 40~50% 가격을 기습 인상하고 있다"며 "가격 끝 단위를 보면 15만원대 후반으로 담합 성격으로도 볼 수 있는데, 마땅한 감독 기관이 없다 보니 고객들만 호구처럼 당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운영하는 뷔페 아리아도 주중 점심은 1만1000원 오른 10만9000원, 주말 점심과 저녁은 2만3000원 인상된 13만7000원이다. 또 22일부터 23일, 25일 점심은 15만8000원, 24일과 31일 점심은 10만9000원, 22~25일, 31일 저녁은 15만8000원이다.

서울광장 앞 더플라자호텔 세븐스퀘어도 연말 바가지 분위기에 동참했다. 지난 7일부터 12월 평일 저녁 이용 가격을 9만9000원에서 11만5000원으로 올려 받더니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에는 점심 12만원, 저녁 14만원의 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더 성가신 건 2부제(2타임 이용) 운영이다. 바가지 요금에도 연말 이용객들이 몰리다 보니 웬만한 호텔들은 점심과 저녁에 2부제를 적용한다. 2부제는 저녁을 2개 타임으로 나눠, 1부 팀은 5시 30분부터 7시, 2부 팀은 7시 30분~9시에 먹도록 하는 방식이다. 40% 이상 오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도 모자라 저녁시간까지 1시간 30분으로 한정되다 보니 시간에 쫓겨 여유 있게 식사조차 할 수 없다.

물론 호텔도 나름 할 말은 있다. 시중 호텔 관계자는 "무조건 대목이라고 가격을 올려 잡지는 않는다"며 "나라별로 특화한 메뉴 추가 서비스는 기본이고 와인 제공 등 가격 인상에 맞는 특별한 보너스를 제공하고 있다. 룸도 특별히 더 신경을 쓴다"고 해명했다.

[신익수 여행·레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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