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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내 취향에 맞는 단 하나의 선택-보수적인 남자들의 가방

입력 : 
2018-12-20 09: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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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잡지를 챙겨보며 트렌드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는 김 차장도, 쇼핑이라고는 엄마와 와이프가 사다주거나 ‘아울렛’, ‘최저가’, ‘가성비’의 단어가 들어간 것이 아니면 사지도 입지도 않는 박 과장도 자신의 취향이 반영된 아이템을 선택해 수명이 다할 때까지 함께하고 있다. 바로 가방이다.

무엇을 입고 걸쳤는가로 그 사람을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스타일은 취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정장 또는 비즈니스 캐주얼 정도로 쉽게 뭉뚱그릴 수 있는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그래서 다양한 스타일과 취향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고 또 제한적이다. ‘남과 다른 것=튀는 것’이라는 인식은 아직도 우리 사회와 조직문화 저변에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 주말에는 오렌지색 다운 파카를 입고 현란하게 빛나는 전동킥보드로 공원을 질주하더라도 평일에는 철저하게 그레이, 네이비의 물결 속에 자신의 에너지를 희석시키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접점이자 분기점이 있다. 가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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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은 일종의 아이덴티티다. 그 안에 든 물건들로 그의 삶을 유추하기 어렵지 않다. 물론 가방의 종류도 포함된다. ‘매니저 가방’이라는 것이 있다. 다이어리만한 A5 정도 되는 사이즈로 고리 형태의 손잡이가 달려 있어 손목을 넣고 손에 쥐고 다니는 클러치 백이다. 실용적이라면 실용적인데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매니지먼트 종사자들이 선호한다. 루이비통, 구찌, 고야드 등 고가 브랜드가 인기다. 요즘은 직종을 막론하고 백팩이 강세다. 공대생이나 공시생, 취준생들도 좋아하지만 회사원들이 정장을 쫙 빼 입고 멋들어진 백팩을 멘 모습은 남자들에게도, 여자들에게도 로망이다. 물론 백팩도 종류와 디자인이 천차만별이라 잘못하면 흔한 거북이가 되기도 하고 월가의 패셔니스타처럼 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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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추운 계절에는 양복 위에 헤비 패딩을 입고 백팩을 멘 직장인들이 많은데 자세를 바르게 하고 때가 묻지 않도록 잘 손질된 질 좋은 패딩을 단정한 바지와 이너에 입고 있으면 더없이 활동적이고 스마트해 보인다. 반대로 무릎 부분이 튀어나온 바지, 목이 늘어난 니트나 보푸라기 일어난 풀오버 그리고 손목이나 팔꿈치 부위에 때가 꼬질꼬질한 패딩을 입고 있다면…. 그래도 마지막 희망은 백팩에 걸어볼 수 있다. 여자들이 기백만 원이 넘는 가방에 그토록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는 패션의 마무리를 가방으로 반 단계쯤 업그레이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브리프 케이스, 트래블백, 수트케이스, 포트폴리오, 트렁크 등을 백팩과 구분했지만 요즘은 이것 모두 백팩의 여러 종류와 기능 중 하나가 됐다. 각 잡힌 가죽보다는 가벼운 패브릭, 부드러운 소프트 케이스가 인기다. 그래야 정장이나 캐주얼 양쪽에 어울리고 더 많은 물건을 넣어 다니기도 쉽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방 이름 정도는 알아두자. 매장에 가서 가방을 고르려 할 때 ‘브리프 케이스를 찾으세요?’라는 질문이나 ‘이건 포트폴리오 스타일인데요’라는 설명을 들을 때 헷갈리지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용도를 잘 찾으려면. [글 박윤선(기업커뮤니케이션&컨설팅그룹 네오메디아 국장) 사진 각 브랜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9호 (18.12.2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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