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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따뜻한 남쪽나라 뉴질랜드-넬슨 아베테즈먼 국립공원 일주

입력 : 
2018-12-20 09: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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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면 더운 나라 뉴질랜드 허리쯤에 넬슨이라는 지역이 있다. 이곳을 대표하는 여행지는 걸출한 국립공원 아베테즈먼이다. 이곳의 전 구간을 걸어서 여행하려면 5일 정도의 시간을 잡아야 한다. 물론 육상 교통이나 수상 택시를 이용, 특정 지역에 접근해서 그곳 특유의 공기와 풍경을 즐기며 당일 도보여행을 즐길 수도 있다. 그러나 숲과 계곡과 바다를 걷는 이 황홀한 트랙을 제대로 만끽하고 싶다면 5일에 걸친 집중 여정을 계획해볼 만도 하다. 마지막 트랙을 마치고 나면 여행자의 심신은 다섯 뼘 더 자라 있을 것이다.

사진설명
먼저, 5일씩 들여가며 트래킹 투어를 할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는 ‘화라리키 해변’ 1~2시간 코스를 추천한다. 이 루트는 아베테즈먼 국립공원에서 가장 인기 있고 부담 없는 코스다. 거대한 모래 언덕과 예쁜 개울들, 그리고 30분은 걸어야 도달할 수 있는 광활한 해안선 등은 화라리키 해변의 최대 매력. 특히 해안선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여행 일정을 간조 때로 잡는 게 유리하다. 가벼운 코스로 ‘센터 오브 뉴질랜드’를 꼽을 수 있다. 식물 보호 지역인 ‘보태니컬 리저브’에서 루트가 시작된다. 이곳에는 뜻밖의 기념비가 하나 세워져 있다. ‘럭비공과 럭비골대’ 조형물이 그것. 이 지역에서 뉴질랜드 최초의 럭비 대회가 열렸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 산책길 정상에 오르면 빽빽한 숲이 눈 아래에 펼쳐지는데, 모두 이 지역 고유 수종의 나무들이 만든 풍경이다. 그 너머로는 넬슨 지역 전경이 넓게 펼쳐진다. 이곳의 이름이 ‘센터 오브 뉴질랜드 Center of New Zealand’가 된 것은 1800년대 뉴질랜드 국토를 측량할 때 이곳을 그 중심점으로 잡았던 게 유래가 되었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여러 갈래로 나눠진다. 보태니컬 힐의 여러 코스를 볼 수도 있고 동쪽 브랜퍼드 공원 쪽으로 가면 수영이 가능한 블랙홀, 마이나트 트랙과 만날 수 있다. 국립공원 일주는 마치 제주 올레길 전 코스를 걷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여행하면 된다. 뉴질랜드 관광청에서는 하루에 약 12km를 걷는 것을 기준으로 5일 여정을 추천하고 있다. 첫날 ‘마라하우-앵커리지’ 12.4km 루트는 기가 막힌 전원을 걸을 수 있는 인생 코스다. 길버트포인트를 찍고 애플트리만을 지나면 너도밤나무 숲이 등장한다. 둘째 날은 앵커리에서 바크만까지 가는 12.1km의 구간을 걷는다. 낮은 산마루, 계곡과 해안을 지나면 47m 길이의 현수교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시작되는 바닷가 숲길은 바크만 루트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생경스러운 풍경이다. 바닷가 바크만 산장에서 하루를 묵은 여행자는 다음날 아침 ‘아와로아’를 향한 11.4km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가파른 비탈길 꼭대기에 오르면 이제 통과쿼리까지는 해안 풍경이 보이지 않는, 오직 숲으로만 이어진 숲길을 걸어야 한다. 이윽고 통과쿼리에 도착하면 해양보호구에 둘러 쌓여 있는 아름다운 섬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이곳은 스노클링을 할 수 있는 지역이다. 꼭 경험해 보길 권유한다. 그 시간, 그 지점, 그 즐거움은 똑같은 감흥으로 오지 않는다.

바닷속 세계를 경험한 뒤 아와로와 해변의 산장까지가 이 루트의 마지막 코스다. 넷째 날은 화리화랑까지 이어지는 13km 구간이다. 이 루트에서는 국립공원의 숲과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고 숲길에서는 벨버드, 팬테일, 케레루, 투이 등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이 보이는 여러가지 새들을 만날 수 있다. 5일의 여정 가운데 마지막 밤을 맞는 곳은 화리화랑만에 있는 산장인데, 오래된 농가를 개조한 낭만적인 곳이다. 마지막 날인 5일째 루트는 5.5km 거리로 여유 있게, 천천히 지난 여정을 마무리 하는 길이다. 아베테즈먼 국립공원의 트래킹 투어는 혼자, 삼삼오오 모두 가능하며, 자전거, 캠핑, 카약 등 어드벤처를 전문으로 운영하는 투어업체의 상품으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가이드 없이 도보 여행을 하려면 ‘그레이트 워크 패스’(유료)를 구입해야 한다. 국립공원 입장료인 셈이다.

[글 이누리(프리랜서) 사진 뉴질랜드 관광청]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9호 (18.12.2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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