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실수 전에 WSJ 사설 읽어라”…미 연준 금리 인상 고려에 공개 반대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전문가들은 추가 인상에 무게…내년 속도조절 신호 촉각

트럼프 “실수 전에 WSJ 사설 읽어라”…미 연준 금리 인상 고려에 공개 반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상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를 통해 “연준 사람들은 실수를 또 저지르기 전에 오늘자 월스트리트저널 사설을 읽기 바란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이 멈출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금리 추가 인상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시장은 이미 비유동적이다. 지금보다 더 비유동적으로 만들지 말라”면서 “시장을 느껴라, 의미 없는 숫자들을 따라가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성장 둔화를 우려하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11일에는 “이번에도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매우 어리석은 일이고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도 연준을 향해 “통제 불능” “미쳤다” “가장 큰 위협”이라며 비난을 해왔다.

백악관도 압박에 가세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지난 17일 CNBC에서 “우리는 사실상 인플레이션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려는 유일한 논거는 어떻게든 백악관으로부터 독립을 행사해야만 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나쁜 논거”라고 지적했다. 또 “연준이 해야 할 것은 지표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정부로부터의 독립만 신경쓰지 말고 실질적인 지표에 근거해서 금리를 결정하라는 비판이다.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6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올해에는 3월, 6월, 9월 등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2.00∼2.25%까지 올렸다. 이번 회의에서는 올해 4번째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도 기준금리 0.25%포인트 추가 인상은 유력하다. 블룸버그 조사에서 경제 전문가 89명 중에서도 2명을 제외하고 거의 전원이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이번 회의에서 주목할 포인트는 당장의 금리 인상 여부가 아니라 향후 금리를 어떤 속도와 수준으로 인상할 것인지에 대한 연준의 입장이다. 연준은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지만 시장 동요나 경기둔화 가능성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당장 이날 뉴욕증시는 연준 회의를 앞두고 위험회피가 나타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준의 이 같은 딜레마를 고려할 때 19일 발표될 이번 회의 성명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겠다는 신호가 제시될지 주목된다. 마크 헤이펄리 UBS 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에서 “연준이 금융시장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면 더 비둘기파적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며 “이번엔 금리가 인상될 것 같지만, 연준에서 나온 유연성 신호들로 시장이 내년 긴축 속도 예상치를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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