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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신문물이 가져 온 라이프스타일-만능 세탁소 집 안으로 들어오다

입력 : 
2018-12-13 1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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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살림으로 세탁기는 필수다. 그리고 많은 이가 집에 건조기 하나 들여놓기를 희망한다. 그걸 샀더니 이제는 옷을 새것처럼 변화시켜 주는 또 다른 전자 제품에 관심을 가진다. 보편화된 서비스로 모두가 해피엔딩이라고? 하지만 이 때문에 지금 우리 곁의 세탁소들이 위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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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세탁소’라 부르는 우리네 일상 속 공간이 있다. 그곳을 지나칠 때면, 드라이클리닝에 사용하는 약품 냄새가 콧속으로 확 스며든다. 얼핏 내부를 들여다보면 수많은 옷이 빼곡하게 벽면과 천장을 메우고 있다. 옷들을 감싼 비닐 포장지가 맞부딪히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낸다. 너무 빼곡해 대체 누구의 옷들이 이리도 많을까라는 의문마저 생기게 만든다. 주인장은 누군가의 셔츠와, 팬츠를 다림질하고 있다. 주인장의 아내는 미싱이 있는 좁은 공간에서 또 다른 누군가의 옷에 박음질을 한다. 이런 모습은 아주 오랫동안, 아니 대단히 친근하게 마주한 우리 삶 속의 한 단면이었다. 물론 우리는 아직도 이 세탁소를 이용한다. 지금처럼 겨울이 찾아오는 계절이면 더 빈번하게 이곳을 드나든다. 지난해 입고 넣어 두었던 코트, 패딩, 니트 등 세탁 라벨에 ‘드라이클리닝 필수’라고 적혀 있던 옷들이 그곳을 찾을 주인공들이다. 심지어 고가의 진 팬츠를 포함한 많은 팬츠도 그곳을 찾아야 한다. 단지 조금 달라진 장면이라면 그 규모가 프랜차이즈화되고 조금 더 확장되었다는 점이라고나 할까? 물론 우리의 거주 구역 근방에는 오래전부터 터줏대감처럼 자리잡고 운영되는 세탁소들이 여전히 영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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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세탁소는 마치 동네 어디든 존재하던 부동산 거래 사무소처럼 많은 이의 사랑방 역할도 했다. 주인장은 우리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뭘 하는지도 대체로 파악하고 있었고, 굳이 옷을 맡기러 가지 않을 때 마주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이웃 중 하나였다. 하지만 많은 세탁소들은 여전히 카드 거래를 하지 않는다. 현금 거래만 하는 곳이 많다. 영세 자영업의 군으로 분류할 때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알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불편할 때가 많다. 현금 영수증 처리도 쉽지 않다. 더욱이 꽤나 오래전부터 프랜차이즈화된 업장들이 동네에 자리를 잡으면서 우리 동네 세탁소들의 가세는 꽤나 기울 수밖에 없었다. 기업화된 세탁소 체인점들은 일단 가격이 저렴하다. 그리고 굉장히 빠른 시간에 세탁물이나 수선물을 돌려받을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하지만 이들의 단점은 동네 업장처럼 섬세하고 꼼꼼하지 않다는 것도 있다. 맡겨진 옷들은 곧장 공장화된 어느 곳으로 옮겨 가고 대규모 처리를 통해 최단시간 안에 우리 손에 다시 돌아온다. 이는 산업화된 시대의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보여 주는 사례 중 하나다. 어찌 됐건 그렇지 않아도 쉬이 찾아보기 힘들게 된 우리 동네 세탁소들의 운명은 또 다른 획기적 가전제품들에 의해 다시 한번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게 됐다. 아쉽게도 그렇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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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세탁의 변혁을 가져온 건조기 첫 번째가 ‘건조기’라고 불리는 가전제품이다. 시골 고향의 어렴풋한 기억이 떠오른다. 가물가물하지만 빨래터라는 공간이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빨래가 집 내부에서 어머니 손에 의해 이루어졌지만, 누구나 빨래를 할 수 있는 공용의 공간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요샛말로 ‘통돌이’라 불리는 세탁기가 집 안에 들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흰색 속옷, 셔츠 등은 직접 삶고 빠셨다. 기계를 믿지 못하시는 건지, 아니면 물 사용량이 많다고 판단하셨던 것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아무튼 손으로 빨래를 더 많이 하셨다. 세월을 거치며 이제 세탁기는 과거의 빨래터처럼 전 국민의 손가락에 의해 버튼으로 동작되는 공용 기계가 됐다. 그리고 그 머신은 여전히 누군가의 집에서 쉽게 세탁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기존 세탁기는 탈수 기능까지만 제공하고, 햇살 좋은 볕에 빨래를 널어야 하는,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행위를 가해야만 했다. 행여 날이라도 습하면 물기를 머금은 옷들은 퀴퀴한 냄새를 간직한 채 말라 갔다. 차라리 그럴 때면 동전을 사용하는 코인 빨래방이나 인근 세탁소를 이용해 건조하는 게 나았다. 여기에서 말한 ‘건조’라 함은 동시대적 건조기의 기능보다는 조금 뒤처져 있는, 열기를 가해 말리는 덜 진보적 혁신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드럼 세탁기’라 명명되었던, 현재도 사용되고 있는 또 다른 세탁기의 일종이 가진 (지금보다 덜 혁신적인) 건조 기능을 탑재한 기계의 탁월한 능력 말이다. 필자 역시 홀로 살던 시절 이 드럼 세탁기를 집 안에 들여 사용한 적이 있다. 다 된 빨래를 뜨끈뜨끈한 열기로 말려 내는 드럼 세탁기의 건조 방식. 하지만 이로 인해 낭패를 볼 때도 있었다. 굉장히 뜨거운 열기가 가해지다 보니 애지중지하던 티셔츠의 길이가 점차 짧아지고 말았더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럼 세탁기가 가진 건조 기능, 빨래방을 이용한 세탁과 건조, 세탁소를 이용한 빨래 등은 홀로 살아가는 이가 많아진 시대에서 굉장히 효율적인 방식임에는 틀림없었다. 과거 미국의 인기 시트콤 ‘프렌즈’의 초반 시즌에는 코인 빨래방에서의 데이트 신이 나온다. 이뿐 아니라 많은 영화들에서 빨래방은 꽤 흥미로운 공간이었고, 홀로 있는 이들의 또 다른 사색 공간이었으며, 우리에게 꽤나 많은 판타지를 심어 준 공간이기도 했다. 그 탓일지는 모르겠지만 최근까지도 빨래방은 사업적으로도 좋은 아이템이었고, 새로운 건조 기능이 가미되면서 꽤 인기를 얻기도 했다. 각설하고 ‘건조기’라 불리는 머신의 등장은 우리네 라이프스타일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켜 가는 중임에 틀림없다. 요즘 가정에 필수적으로 꼽는 1순위 가전제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져 보았다. 많은 사람들의 답변은 바로 ‘건조기’였다. 홀로 사는 이에게도, 가족을 이룬 이에게도 과거의 건조 기능처럼 사이즈 줄어들기의 단점이 상쇄된 새로운 ‘건조기’의 도입은 굉장한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그중 가장 큰 혁신은 굳이 빨래를 널어야 하는 공간을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클 것이며, 부가적으로는 한나절 이상 볕에 말렸을 때만큼의 뽀송함을 간직한 옷을 빠른 시간 내에 되찾을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특히 아이라도 있는 집이면 매일 등장하는 수많은 빨랫감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이는 대단한 혁신 아이템이 되었고, 이 글을 작성하는 순간에도 온갖 브랜드에서 출시된 건조기 제품이 팔려 나가고 있다. 덕분에 빨래방은 물론, 우리네 이웃이었던 세탁소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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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물이 바꾸는 라이프스타일 그런데 말이다. 정겨운 세탁소의 이미지를 점차 사라지게 만드는 건, 건조기 외에 하나 더 있다. 두 번째 아이템은 바로 (범용적 명칭은 아직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스타일러’, ‘에어 드레서’ 등의 직접적인 제품명으로 통용되는 기계다. 우리가 세탁소에 들르는 이유는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하는 제품의 세탁 기한이 도래했기 때문이 가장 크다. 전통적인 한국 음식점은 이상하리만치 겨울 옷에 다양한 냄새를 배게 만든다. 청국장 집에 들르면 섬유 탈취제가 필수고, 고기를 구워 먹는 음식점도 그렇다. 이럴 때마다 우리는 굉장히 고심한다. 좋은 소재의 캐시미어, 울 코트 혹은 니트에 밴 그 냄새를 대체 어떻게 떨쳐 낼 것인가를 말이다. 그에 대한 극단적 선택의 종착지는 세탁소였다. 두터운 겨울 패딩 아우터도 그랬고, 팬츠도 그랬고, 날이 서야 품새가 드러날 팬츠도 그랬다.

그런데 스타일러, 에어 드레서라는 이름(이 글에서는 단순화하여 ‘신문물’ 정도로 표기하려 한다)으로 우리 앞에 등장한 기계들은 이에 대한 우리네 걱정을 깡그리 사라지게 만들어 버렸다. 오늘 입은 팬츠의 줄이 무뎌졌고, 오금 부분에는 꽤 많은 주름이 생겼다면, 어쩔까 고민이 된다. 다림질을 할 것인가, 맡길 것인가! 이참에 드라이클리닝을 맡기고 다림질까지 부탁할까? 그러다 신문물에 이 바지를 넣었다. 바람으로 털며 먼지와 잡내를 없애더니 날 선 주름까지 잡아준다! 획기적이다. 또 오늘 입은 니트는 꽤나 고가의 캐시미어 소재 제품이었다. 불과 두 번밖에 입지 않았는데,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부대찌개 집에서 엄청난 냄새가 뱄다. 섬유 탈취제를 뿌려도 쉬이 가시지 않는다. 이 기계에 넣었더니 불과 20~30분 만에 마치 드라이클리닝을 한 듯 뽀송한 니트의 촉감을 간직한 채 나왔다. 내일 당장 입어도 손색이 없다. 이게 다 스타일러, 에어 드레서라 불리는 ‘신문물’ 덕이다.

근래 들어 우리 삶에 가장 유해한 요소로 대두된 건 다름 아닌 미세먼지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입자는 부지불식간에 인간의 폐부로 스며들어 치명적 유해함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미세먼지들은 외부 활동을 하는 모든 순간에 우리가 입고 있는 옷에 착 달라붙을 것이다. 영문도 모른 채 우리는 많은 양의 미세먼지를 고스란히 집 안으로 끌고 들어온다. 그냥 털면 분명 집에서 떠돌아다닐 것이고, 한 번 입고 매번 세탁소에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신문물은 그 미세먼지도 기계 내에서 털고 처리까지 필터를 통해 해결해 준다고 했다. 공기 청정기, 스팀 다리미, 드라이어, 제습기를 합친 느낌의 기계의 효율성은 꽤 놀랄 만하지 않은가. 슈트나 재킷의 잔주름이 사라지는 건 물론이고 눈에 띄지 않는 먼지가 사라지면서 색감이 살아난다. 옷장 한 편에 처박아 두어 쪼그라든 패딩은 볼륨감을 살리며 포동포동해진다. 울 니트와 캐시미어 소재 제품은 새 옷 같아진다. 세 벌 정도의 옷을 기계 내부에 넣으면 내부에 장착된 옷걸이 형태에서 바람을 안감 쪽으로 보내며 먼지를 털고 볼륨을 살린다. 탈취 필터는 냄새를 걸러낸다. 살균 기능은 스팀이 담당하는데, 주름이 펴지는 효과까지 발생한다. 패션 화보를 촬영하는 현장에 가면 스타일리스트나 에디터들이 스팀 다리미를 들고 모델에게 입힐 옷을 손질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사실 그 공간에 이 신문물이 자리하고 있으면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다. 심지어 이 기계들에는 이제 IoT 기능까지 더해질 것이다. 그래서 자기 옷의 소재를 파악하고 옷감을 위한 청정 코스를 다운로드할 수 있게 만든다고 한다. 더욱이 모자나 인형을 위한 코스도 마련된다. 삼성 제품의 경우는 제일모직의 구호, 갤럭시, 빈폴 등의 6개 브랜드의 바코드를 읽어 자동으로 그 제품에 맞는 청정 코스를 선택하게도 해 뒀다. 정말 놀라운 세상에 우리는 직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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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세탁소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사실 이러한 테크놀로지적 진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어쨋든 다가올 미래가 어떻게 우리를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줄지 사실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지금 당장 우리의 현실은, 품위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소로서의 세탁소, 빨래방, 가정 세탁기의 업무가 급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가장 고전적인 공간이자 너무도 친숙한 장소이기도 한 세탁소라는 곳이 점차 멀어져 가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건 불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유효성은 여전함을 부정하긴 힘들다. 단적으로 수선의 문제는 아직 인간의 손에 의해 굳건히 지켜지고 있다는 점. 아무리 스타일러, 에어 드레서 등의 기술적 발전이 고속화되고 있다 할지라도, 그건 드라이클리닝을 하는 기계가 아니라는 점 등이 그 유효성을 남기는 단초이다. 이런 연유로 건조기가 현재 가전제품 우선순위 1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명확해진다. 빨래라는 건 인류가 의복을 입기 시작하면서부터 지속되어 온 오랜 역사적 행위다. 그렇기에 옷감을 뒤틀리게 하거나, 줄이는 일을 최소화한 건조기의 등장은 라이프스타일을 조금 더 편리하게 만들었고, 여전히 그에 대한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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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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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조기와 신문물의 가정 내 도입은 필요충분조건을 충족해야만 가능하다. 여느 가전제품이 그러하듯 지갑을 쉬이 열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는 점과 그 제품을 들였을 때 확보되어야만 하는 공간적 여유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사실 두 가지 모두 집에 가지고 있지 않다. 물론 너무 가지고 싶은 물건임은 틀림없다. 얼마 전 아내가 내게 말했다. “요즘 건조기 없는 집이 없는 것 같아. 우리도 하나 들일까?” 나의 대답은 “대체 우리 집 어디에 그걸 둬야 하지?”였다. 우리 집은 아직 통돌이 세탁기를 사용한다. 그 탓에 아파트 한 편에 마련된 다용도실은 한 치의 틈도 없이 꽉 차 있다. 만일 드럼 세탁기라도 사용하고 있다면 (요즘은 세탁기와 건조기를 동시에 거치할 수 있도록 출시되니) 쌓아 보기라도 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니 우리 집 내부에는 건조기가 차지할 공간이 전혀 없다. 그리고 며칠 전 이번엔 내가 아내에게 말했다. “요즘 출시되는 스타일러와 에어 드레서를 매장에서 체험해 봤는데 너무 좋더라. 코트가 완전 드라이클리닝 한 것마냥 깨끗하게 나와.” 이런 구매 욕구에 대항하는 아내의 대답은 이랬다. “대체 그걸 어디에 둘 건데?” 할 말이 없었다. 스무 평 남짓한 오래된 우리의 아파트는 건조기는 물론이고 유용해서 가지고 싶어 미칠 지경인 신문물을 놓아 두고 사용할 공간이 전혀 없다. 만일 나와 아내가 신혼살림을 차리기 전인 몇 년 전에 이 제품들이 존재했다면 우리는 당연히 그것들을 위한 공간을 미리 마련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들을 위해 새롭게 집을 공사하거나, 또 다른 제품을 살 여유가 전혀 없는 게 현실이다. 아무리 그것들이 좋다 할지라도 필자와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도 꽤 많음을 분명히 알고 있다. 그렇지 않은가?

그래서 정감 넘치는 우리 곁 세탁소(를 포함한 프랜차이즈형 세탁소)는 여전히 유효한 공간이다. 소유하지 않은 이들이 아직은 더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문물의 보유 세대가 조금씩 늘어날수록 그들이 세탁소를 찾는 횟수는 조금씩 줄어들 것 또한 명확하게 예측되는 바다. 그래서 어쩌면 어떤 날에는 우리는 전혀 세탁소를 찾지 않게 될 지도 모르겠다. 드라이클리닝이라는 기술이 지금에야 세탁소에서만 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현재의 제품에 그 기능이 완벽하게 추가되는 날이 머지 않았을 것은 누구나 예상하기 쉽다. 기술이 하나씩 발전하고, 그것을 도입한 제품들이 상용화될수록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은 점차 변화해 나간다. 그건 어쩌면 일상화되었던 삶이 하나씩 추억으로 향유되는 쪽으로 나아간다는 아쉬움도 남긴다. 그래서 누군가는 그 분야에서 성공하고 또 어떤 이는 눈물을 머금고 접어야 하는 양가적인 현상을 만들어 낸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지극히 냉정하게 보자면 이 변화는 편리함을 더 가중하는 긍정적 형태의 발전이다. 언제나 따스한 웃음으로 우리 옷을 손질해 주시던 옆 집 세탁소 사장님에게는 대단히 죄송한 말씀이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렇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여전히 아내가 빨래 널라는 주문을 최소화해 줄 건조기를 탐하고, 큰맘 먹고 산 옷을 좀 더 품위 있게 유지하게 만드는 신문물을 욕망한다.

[글 이주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사진 픽사베이, 삼성전자, LG전자 일러스트 포토파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8호 (18.12.1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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