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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상품도 ‘안전제일’ 추구 전략-혼돈의 재테크, 주목받는 투자 ‘E형제’ EMP(ETF 포트폴리오)로 분산투자…ETN(상장지수증권)은 손실제한

  • 나건웅 기자
  • 입력 : 2018.12.07 09:42:43
시황이 나쁘고 시장 예측이 어렵다면 무리한 투자보다는 수익률 방어에 힘쓸 필요가 있다. 재테크 불황기에 상장지수펀드(ETF)·주가연계증권(ELS) 등 이른바 ‘E형제’ 투자가 인기인 이유다.

불안감이 커질수록 안전자산 대명사인 금을 사들이는 경향이 짙어진다. ETF 시장에서도 포착되는 모습은 마찬가지다. 금 ETF를 비롯한 금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2분기까지 투자금 580억원이 이탈했던 금펀드에 최근 1개월 151억원이 순유입됐다. 수익률도 좋다. 지난 11월 26일 기준 국내 11개 금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3.64%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39개 테마 펀드 중 가장 성적이 좋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ETF(-11.33%)와 해외 주식형 ETF(-6.79%)가 기록한 수익률과 비교하면 성과가 더욱 도드라진다.

금과 함께 대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 ETF’ 역시 재테크 불황기에 주목받는다. 특히 달러 상승 대비 2배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레버리지 ETF 반응이 뜨겁다. 성과도 있다. 11월 기준 ‘삼성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는 연초 대비 10.3% 상승했다. ‘미래에셋TIGER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와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도 같은 기간 각각 11.8%, 10.8% 올랐다.

요즘처럼 시장이 하강 국면일 때 진입하면 되레 안정적인 수익을 노릴 수 있는 파생상품도 있다. 주가연계증권이 대표적이다. ELS는 보통 계약 후 3년이 지난 만기 시점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손실 구간(약 40~60%)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확정된 원리금을 받을 수 있게 설계된다.

▶돈 몰리는 金·달러 ETF…ELS도 적기

최근 글로벌지수가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심리와 함께 ELS 손실 구간 진입 기준치가 낮아지면서 투자자 주목을 받고 있다. ELS 기초지수로 자주 활용되는 홍콩H지수만 봐도 이해가 편하다. 홍콩H지수는 올 하반기 들어 5% 가까이 떨어졌고 지난 10월 말에는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1만포인트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새로 가입하는 투자자의 경우 홍콩H지수가 5000포인트 선까지 떨어지지 않는 한 원금 손실을 볼 우려가 적다. 지금이라면 투자를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한 개의 ETF 상품이 아닌 다양한 ETF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EMP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EMP는 ‘상장지수펀드 자문 포트폴리오(ETF Managed Portfolio)’의 약자로 전체 자산 50% 이상을 ETF에 간접투자한다. 개별 주식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보다 운용 비용이 적게 들고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시황에 따라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도 수익률 방어에 유리하다. 예를 들어 한국투자증권 ‘DB StartUp글로벌4차산업EMP펀드’는, 약세장에서는 변동성이 낮은 인프라 부문 ETF의 투자 비중을 높이고 강세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기대수익이 높은 신기술 부문 ETF에 집중하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현재 운용 중인 32개 EMP 펀드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0.22%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워낙 시황이 좋지 않은 탓이 컸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ETF 평균 수익률(-0.7%)에 비하면 EMP 펀드 수익 방어 효과가 잘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전 투자자라면 지난해 3월 처음 출시된 ‘손실제한ETN(상장지수증권)’도 눈여겨볼 만하다. 최대 손실을 2~20%로 제한하기 때문에 기초지수가 아무리 떨어져도 발행가 대비 80~98%는 투자금을 건질 수 있다. 만기에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수익을 준다는 점에서 ELS와 비슷하지만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다는 점은 ETF와 비슷하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86호 (2018.12.05~12.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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