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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시대 안전자산 노려라

  • 김경민 기자
  • 입력 : 2018.12.07 10:04:10
  • 최종수정 : 2018.12.11 15:49:49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거주하는 자산가 김 모 씨는 요즘 머릿속이 복잡하다. 한동안 부동산 투자로 재미를 봤지만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주식 투자 수익률도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은행 PB센터에서 수익률 높다는 상품을 매번 소개하지만 기대수익률이 낮아 성에 차지 않는다. 요즘 인기라는 해외 부동산 펀드나 미국 채권 투자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털어놓는다.

국내 증시 부진이 이어지는 데다 부동산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면서 자산가들 고민이 커졌다. 금융권마다 다양한 고수익 상품을 소개하지만 수익률이 높은 만큼 리스크도 커서 섣불리 투자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에 투자하자니 수익률이 너무 낮아 걱정이다. 불확실성 시대에 노려볼 만한 고수익 안전자산은 어떤 게 있을까.



주식·채권·펀드 수익 줄줄이 마이너스

해외 부동산·달러예금·금통장 빛났다


“2018년은 재테크 최악의 해다.” (도이체방크)

올해는 1901년 이후 118년의 글로벌 투자 역사에서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주식, 채권 등 금융자산은 물론이고 원유, 원자재 등 실물자산 수익률까지 모두 연초 대비 마이너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이체방크가 가격을 추적하는 70개 투자자산군 중 63개 자산군의 투자수익률이 미 달러화 수준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11월 23일 기준). 투자자산 10개 중 9개는 손해를 본다는 의미다. 이 같은 마이너스 수익률 비중은 1901년 후 가장 높다.

일례로 주식시장에서는 유럽과 중국, 한국 등 주요국 증시가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유로존 대표 지수인 유로스톡스50은 올 들어 10.11% 하락했고 중국 상하이지수는 무려 22.96%나 떨어졌다. 한때 분위기가 좋았던 뉴욕 증시조차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이른바 ‘팡(FAANG)’ 주식 급락 여파로 주춤했다. 11월 들어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그나마 수익률이 괜찮았던 채권도 올해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가격은 올 들어 23.6%나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치면서 채권값에 악영향을 미쳤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글로벌 증시, 채권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 영역’을 기록하는 것은 25년 만에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美 부동산 펀드 수익률 10% 넘어

앞으로 재테크로 목돈을 만지기 어려울까. 지금도 얼마든지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틈새상품이 많다.

대표적인 상품이 해외 부동산 펀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2014년 8조3680억원, 2015년 12조3260억원으로 늘어나더니 지난해 말에는 처음으로 30조원을 넘기며 국내 부동산 펀드 설정액(29조7100억원)을 추월했다. 해외 부동산 펀드는 해외 빌딩, 호텔 등 상업용 부동산이나 부동산투자회사(리츠)에 투자한 뒤 임대료 등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해주는 상품이다.

수익률도 꽤 높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해외 부동산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11월 26일 기준)은 4.64%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18.85% 수준인 것과 대비된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일본 부동산 펀드 수익률이 높다. 일례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11’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6.11%에 달한다. 이를 비롯해 미국에 투자한 해외 부동산 펀드 수익률은 대부분 10%를 넘어섰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경기회복으로 미국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크다. 일본 부동산 펀드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한국투자도쿄오피스부동산투자신탁1(파생형)’ 수익률은 9.32%로 10%에 육박했다. 김현식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은 “해외 부동산 펀드 기대수익률은 통상 3~5년간 8%에 달해 일반 투자상품보다 훨씬 높다. 다만 달러 등 외국 통화로 거래, 배당이 이뤄지는 만큼 환헤지 여부 등 환리스크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해외 채권 투자도 괜찮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유동화한 미국 모기지담보증권(MBS)이 자산가 사이에서 인기다. 미국 경기 호황으로 연 5%대 수익률을 올린다. 금, 달러 투자도 안전자산으로 관심이 높다. “불황기에는 금, 달러 등 안전자산 예금이나 원금보장형 ELS 상품을 노려볼 만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얘기다.

[특별취재팀 = 김경민(팀장)·배준희·류지민·나건웅·김기진 기자 / 그래픽 : 신기철]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86호 (2018.12.05~12.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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