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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주민 찬성에 볕드는 성북구 장위뉴타운-해제위기 구역 ‘부활’…입지 좋은 구역 ‘씽씽’

  • 김경민 기자
  • 입력 : 2018.12.10 09:56:57
서울 동북권 최대 규모 뉴타운인 장위뉴타운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장위뉴타운 전경.

서울 동북권 최대 규모 뉴타운인 장위뉴타운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장위뉴타운 전경.

서울 동북권 최대 규모 뉴타운인 성북구 장위뉴타운 개발에 가속도가 붙었다. 한동안 주민 갈등에다 입지가 뒤처져 개발이 지지부진했지만 재건축 대안으로 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뜨면서 장위뉴타운 투자 열기도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성북구 장위뉴타운은 총 15개 구역으로 구성됐다. 1·2·4·5·7·10구역은 이미 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돼 입주를 마쳤거나 분양을 앞뒀다. 나머지 구역 역시 개발 기대가 컸지만 8·9·11·12·13·15구역이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면서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12·13구역은 2014년에 정비구역에서 풀렸다. 8·9·11구역은 지난해 3월, 15구역은 올 5월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3·6·14구역 등 ‘후발주자’가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면서 실수요자 관심이 뜨겁다.

장위뉴타운 3구역은 지난 11월 23일 조합총회를 열고 조합장, 감사, 이사 등 조합 임원을 선출했다. 3구역은 조합 설립 전 단계라 사업 진행이 가장 늦었지만 조합 설립을 필두로 개발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장위동 305번지 일대 6만여㎡ 부지에 지하 2층~지상 29층, 1078가구 규모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장위 새 아파트 웃돈 3억원 넘어

장위 6구역은 시공사를 다시 선정하기 위해 최근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냈다. 지난 2010년 삼성물산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정했지만 공사비 증액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다 지난 8월 임시총회를 통해 시공사 선정 철회를 결정했다. 조합은 내년 2월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재선정할 계획이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대거 수주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6구역은 3구역보다 부지 규모가 크고 입지도 좋다. 장위동 10만5000여㎡ 부지에 지하 3층~지상 최고 33층, 1637가구가 들어선다. 1호선 석계역, 6호선 돌곶이역에 인접해 투자가치가 상당할 것이라는 기대다.

장위 14구역도 관심을 끈다. 부지면적만 14만4200여㎡로 장위뉴타운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토지 등 소유자 3분의 1 이상(34%)이 정비구역 해제를 요청해 재개발 사업이 무산될 뻔했지만 주민투표를 통해 기사회생했다. 서울시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재개발 무산 위기까지 갔다가 되살아난 최초 사례다.

장위14 주택재개발정비조합에 따르면 최근 주민 찬반투표 결과 소유자 1474명 중 889명이 찬성표를 던져 찬성률이 60.31%를 기록했다. 찬성표가 전체 투표 대상의 50% 이상이면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유지되고, 50% 미만이면 정비구역에서 해제된다. 이미 조합 설립과 시공사(SK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선정을 마친 상태라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고 27층, 2400여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장위뉴타운 단독주택 가격도 오르는 분위기다. 장위뉴타운에 위치한 대지 175㎡ 안팎 단독주택은 8억원 안팎에 매물이 나온다. 장위뉴타운 일대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뉴타운 빌라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물이 별로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미 입주한 장위뉴타운 내 아파트 단지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장위 5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 84㎡ 입주권은 최근 8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2016년 당시 분양가가 5억원대 초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억원 넘게 오른 셈이다. 지난 7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장위뉴타운 7구역에서 분양한 ‘꿈의숲아이파크’도 최고 청약경쟁률이 130.54 대 1(전용 111㎡)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서울 집값이 급등한 데다 온갖 규제가 쏠린 재건축 대신 재개발 사업이 급부상하면서 뉴타운 주민 기대가 커졌다. 장위뉴타운 내 새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되면 뉴타운 지분 가격이 더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다. 이미 분양, 입주한 곳을 제외하면 대부분 재개발 초기 단계라 리스크가 크다. 조합을 설립했다고 해도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주, 일반분양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해 입주 시기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세금, 대출 규제를 총망라한 9·13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에 들어선 만큼 향후 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할 우려도 크다. 뉴타운의 경우 사업이 지연될수록 입주할 때 내야 할 추가부담금이 불어나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장위뉴타운은 부지 규모가 크지만 서울 도심 다른 뉴타운에 비해 입지가 다소 떨어지고 개발 속도도 더딜 우려가 있다. 단기 시세차익만 노릴 것이 아니라 실수요 차원에서 길게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86호 (2018.12.05~12.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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