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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 +] 눈부시게 흰 雪湯…신선이 되어보다

고서령 기자
입력 : 
2018-12-10 04:01:05
수정 : 
2018-12-10 10: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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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온천여행 숨은진주 `요나고`

800년 전통 미사사온천마을
뜨거운 온천수 벌컥 마시는
낯선 광경에 놀라기도하고

한밤 노천탕에 몸을 뉘면
머리 위로 수천개 별들이

가이세키요리에 료칸체험
식도락 힐링여행 `끝판왕`

사하라 닮은 `돗토리사구`
일본서 가장 큰 모래언덕
사진설명
요나고 '하와이온천'
'설탕(雪湯)온천'. 여행 고수들이 극강으로 꼽는 온천 초절정 테마다. 글자 그대로다. 새하얀 설국. 그 속에 절절 끓는 온천수가 모락모락 은밀한 김을 뿜어낸다. 정갈하게 가꿔진 설경을 배경으로 하는 료칸. 끝나고 이어지는 먹방 가이세키 정찬까지. 겨울 힐링, 볼 것 없다. 온천의 천국 일본이다. 문제는 선택. 유후인, 뻔하다. 이와테, 아키타, 아오모리로 이어지는 북도호쿠 3현, 식상하다. 뭐 좀 다이내믹한 설탕 투어 코스는 없을까. 여행 전문인 기자에게 이 질문이 날아들면 0.1초 만에 답을 준다. 요.나.고. 게다가 은밀함이라는 보너스도 있다.

돗토리현의 작은 소도시 요나고. 한국으로 치면 전라도 신안처럼 시간이 멈춰선 것 같은 슬로시티다. 기자가 이곳을 강추하는 이유는 설탕 온천을 테마별로, 그것도 입맛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 우선 피로부터 풀자. 이름하여 치유 온천. 800년 전통의 미사사 온천마을이다. 이곳 온천수는 그야말로 보약이다.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을 높여준다니 끝내준다. 즐기는 방법도 독특하다. 두한체열(頭寒體熱), 몸만 즐기는 게 아니라 아예 온천수를 들이켜야 한다. 아, 부담스럽다고? 이런 분들은 수증기를 흡입하면 된다. 힐링에 방점을 찍는 야경. 절절 끓는 노천탕에 몸을 뉘면 머리 위로 별 수천 개가 쏟아진다.

800년 역사에 놀라긴 이르다. 다음 코스는 무려 1300년 전통의 다마쓰쿠리다. 이곳이 유명해진건 미인 온천으로 알려지면서부터. 오죽하면 신들이 찾아와 몸을 담갔다는 설까지 있을까. 피부에 풍부한 수분을 공급해주는 황산염천과 화장품에 사용되는 메타규산이 포함된 수질 덕분에 '미인 온천'으로 불린다. 이곳 온천법도 특이하다. 무조건 두 번 이상은 해야 한다. 한 번 목욕하면 피부가 젊어지고, 두 번 목욕하면 어떤 병이라도 치유된다는 전설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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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키벳칸의 가이세키 요리
바닷물, 해수 온천도 빠질 수 없다. 상상해 보시라. 깎아지른 설산을 배경으로 설탕에 몸을 담근다니. 백사청송의 절경, 해안선과 주고쿠 지방의 최고봉 다이센 산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 이 지역 최대 온천지인 '가이케이 해수 온천'이다. 바다에서 나트륨과 칼슘 염화물을 포함한 온천수가 종일 솟아난다. 이런 멋진 테마형 온천에서 힐링을 하고 난 뒤엔 전통 료칸 문화를 즐겨야 한다. 요나고 모든 온천마을 숙소마다 독특한 료칸 먹방 문화가 기다린다. 우선 일본 전통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있는 다다미방에서 일본 전통가운인 유카타로 갈아입는다. 이어지는 정찬. 그 유명한 가이세키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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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츠쿠리 콘야
온천마다 이 문화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스테이 포인트도 있다. 미사사 온천가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사이키벳칸과 넓은 다다미룸이 인상적인 다마쓰쿠리 교쿠센이 대표적 료칸으로 꼽힌다. 사이키벳칸은 15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대나무 숲이 둘러싼 일본식 정원으로 한국 온천 마니아 사이에서도 유명한 곳. 다마쓰쿠리 교쿠센은 저녁 횃불이 불을 밝히는 정원이 인상적인데, 특히 이곳 가이세키 요리는 여타 료칸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품격을 자랑한다는 평. 제철 재료와 특산품을 이용한 요리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정갈하게 차려져 나온다. 가이세키 요리뿐 아니다. 겨울 보양식 인삼 나베 정식과 해산물이 칸칸이 겹쳐 나오는 해산물 4단 찜 정식은 요나고 여행의 진수로 꼽힐 정도. 지루할 때쯤 일본식 정원을 바라보며 즐기는 다도 체험도 묘미다. 일본 3대 화과자 명소로 꼽히는 요나고 특유의 화과자와 함께 일본식 다도로 우려낸 말차 한잔 곁들이면 선계가 따로 없다.

온천만큼 화끈한 관광 포인트도 즐비하다. 3만년에 걸쳐 빚어진 일본판 사하라 '돗토리 사구'와 세계적 만화가 미즈키 시게루 소설에 등장하는 요괴들의 거리, 요괴거리(사카이미나토역에서 상점가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꼭 찍어야 할 핫스폿이다.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로 이어지는 완벽한 '스리콤보' 힐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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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 미술관
▶일본 요나고 온천 100배 즐기는 Tip 롯데관광이 2019년 설 연휴에 맞춰 전세기 상품을 선보인다. 일정도 딱 적당한 3박4일. 요나고와 인근 도시인 마쓰에까지 여행한다. 종류는 품격 상품과 정통 상품 등 두 가지.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 뒤 수질 좋은 온천과 전통 가이세키를 제공하는 특급 료칸에서 숙박한다. 패키지 가격은 129만9000원부터다. 매일경제 독자만을 위한 특별 할인 혜택도 있다. 오는 12월 20일까지 품격 상품을 예약하면 선착순 10명 한정 1인 최대 10만원을 할인해 준다. 자세한 문의는 롯데관광 홈페이지 또는 일본팀.

[고서령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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