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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내년 미·중 관계, 낙관 힘들다

입력 : 
2018-12-10 17:16:07
수정 : 
2018-12-10 20: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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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비관세 전면 압박 예고
中 함께 고통받는 길 택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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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 개선을 기대했던 금융 시장이 다시 혼란에 빠졌다. 중국 기업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회장 딸인 멍완저우가 체포되면서 미·중 관계가 오리무중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롤모델인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1980년대 레이건 전 대통령은 군사력을 증강했고 이에 따른 엄청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에 대한 해결책으로 일본과 독일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또 플라자 합의를 통해 달러 가치를 대폭 절하했으며, 최종판으로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를 설립했다. 금융과 법률서비스, 지식재산권, 농업 등 자신들 편의대로 만든 국제무역질서다.

이렇게 WTO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끌어들인 이유는 새로운 동력으로 저임금 노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1990년대 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이 붕괴했던 것처럼 중국도 시장경제 체제가 도입되면 바뀌거나 망할 것으로 생각했다. 따라서 1990년대와 2000년대 대중국 정책은 시장경제 체제 도입에 집중됐고, 미국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는 자만심도 커졌다.

그러나 중국은 만만한 나라가 아니었다. 오히려 최근에는 기대와는 반대로 정치 권력이 강성 권위주의로 퇴보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만약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한다면 10년, 20년 뒤에 '사회주의'와 '권위주의' 체제인 국가가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나라가 되는 난감한 상황이 펼쳐진다.

미국 월가와 일반 제조업에서 최고경영자(CEO) 임기는 길어야 5년이다.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이들은 갈등보다는 타협을 선호한다. 그러나 10년 뒤에 패권이 중국에 넘어가는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면 그들은 대답하기 어렵다. 미국 역시 기존 대중국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자각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어느 정도까지 중국을 압박할까. 2019년 트럼프 정부의 중국에 대한 압박은 올해보다 더 강하고 복합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는 선거가 있었기 때문에 맘대로 못했지만, 2020년 대선까지는 무언가 해볼 수 있는 상당한 시간이 있다. 미국 요구에 중국은 과거에 늘 그랬듯이 형식적으로 대응하면서 뭉그적거릴 것이다. 그리고는 미국도 무역전쟁으로 인해 고통을 받게 된다고 경고할 것이다.

중국은 '시간은 중국 편'이라는 것과 '미국보다 고통을 더 잘 인내할 수 있다'는 카드를 갖고 있다. 이러한 중국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은 일차적으로 관세로, 그다음은 비관세로, 이어서 외교와 지정학적 측면 등 다각도로 중국을 압박할 것이다. 특히 규칙과 제도를 만들 수 있는 힘(소프트파워)을 이용해 단계적으로 판을 갈아엎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양자 협상을 통해 단기적인 목표를 달성해 나가겠지만 결국 WTO를 대체하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끝장날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 시장은 미·중 관련 뉴스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투자는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고 대응하는 것이 좋겠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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