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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Go Up, 계단을 오르자-전신 운동급 계단 오르기

입력 : 
2018-12-06 10: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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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알고 있는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는 계단은 어디인가? 남산? 창신동 골목? 대학로 이화동? 부산 감천동? 아마도 대부분 오래된 동네에 있는 계단들일 것이다. 또는 서울 성곽길 탐방로나 유명한 산 등산로에서 만나는 나무 계단들도 있겠다. 어떤 사람은 직장 빌딩의 끝이 보이지 않는 비상계단을 생각하기도 한다. 다 좋다. 계단을 오른다는 것은 꽤 강력한 전신 운동을 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그 운동 효과는 생각 이상으로 크고 단단하다.

사진설명
까마득한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당신의 표정과 몸짓은 어떠한가? 인상을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계단 꼭대기를 올려다 본 직후 고개를 툭 떨구고, 심호흡 한 번 크게 한 후 온몸을 툭툭 털어낸 뒤 한 발을 내딛는 게 보통이다. 이 첫발을 내디딜 때 당신의 신경은 ‘균형을 잡아야 해’라며 전신에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허리와 배에 힘이 들어가고 허벅지가 단단해진다. 층층이 올라가면서 첫발 때 형성된 균형은 더욱 공고해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중심이 흐트러지고 다리가 후들거리며 허리가 뻐근해지기 시작한다. 이제 당신의 몸은 계단을 끝까지 오르는 게 목적이 아닌, 오르는 그 자체, 즉 ‘운동을 시작한 상태’로 변환한 것이다. 이때 이마와 콧등, 귓불에 땀이 송골 송골 올라오는 느낌이 들면 그 운동이 제대로 효과를 보고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잠시 오르기를 멈춘다. 허리를 펴고 두 손을 등 뒤로 보내 깍지를 끼고, 고개를 젖혀 하늘을 보며 심호흡을 해주면 온몸이 저릿한 게 혈관의 피가 흐르는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계단을 다 올라갔으니 이제 상황 끝?’ 이러면 오늘의 계단 오르기는 그냥 계단 오르기로 끝나는 것이다. 처음 시작한 아래로 내려가(내려갈 땐 무릎을 약간 굽힌 상태로 걷는게 관절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다시금 첫발을 내딛자.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행위가 계속 되면 오늘의 계단은 내일의 건강한 몸을 보장하는 운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계단 운동은 우리가 보통 이상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유산소 운동+무산소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간편하고 좋은 운동법이다.

▶1.5시간 동안 계단 오르기가 주는 효과

당신이 오늘 30분 동안 조금 빠른 속도로 산책을 했다면 대략 130㎉ 정도의 열량을 소모한 것이다. 약 30분 동안 줄넘기나 맨손체조를 했다면 각각 약 150㎉를, 계단 오르기 운동을 했다면 200㎉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키 170㎝, 체중 65~70㎏, 30~50세 성인의 경우 삼시 세끼를 꼬박 챙겨먹을 시 하루 음식에서 섭취하는 칼로리는 약 2000~2500㎉ 정도다. 기초대사량은 같은 기준을 적용했을 때 여성의 경우 약 1400㎉, 남성의 경우 약 1540㎉ 정도다. 단순하게, 섭취한 음식을 모두 소화, 대사하고 남는 음식을 태워서 몸 밖으로 배출해 내보내려면 남녀 모두 매일 500㎉ 정도의 운동은 해줘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것을 계단 오르기 운동에 대입해 보면 약 1.5시간 정도에 해당된다.

계단 오르기의 유산소 운동으로서 효과는 산소를 체내에 많이 유입시켜 우리 몸의 기혈순환을 짱짱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무산소 운동으로서의 계단 오르기는 허리, 척추, 종아리, 허벅지, 엉덩이, 팔뚝 등 전신의 근육을 강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계단 오르기 운동에도 표준 자세는 필요하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턱은 살짝 당겨주며, 엉덩이에 힘을 주고, 양 팔은 앞뒤로 가볍게 흔들어 주는 게 좋다. 꼭 이 자세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 꾸준히, 매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니, 내일부터 출근은 계단으로, 퇴근은 엘리베이터로 하는 습관을 1년만 유지해 보자. 백세 시대에 1년은 짧고, 건강한 100년은 엄청 즐겁고 길 것이다. 오늘도 파이팅!

[글 소요유(프리랜서) 사진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7호 (18.12.1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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