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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수도권 서남부 관통하는 월곶판교선 수혜지 월곶~판교 30분…광명·안양·시흥 ‘반색’

  • 정다운 기자
  • 입력 : 2018.12.03 09:20:18
수도권 서부와 남부를 동서로 잇는 월곶~판교 복선전철(이하 월곶판교선) 건설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월곶판교선은 시흥, 광명, 안양, 성남 판교신도시 등 경기도 남부 주요 지역을 연결하는 것은 물론 수인선(인천~시흥), 신안산선(안산~광명~여의도)과도 연계돼 향후 수도권 서남부권 광역교통망의 한 축이 될 전망이다. 그간 서울 접근성이 떨어져 저평가됐던 시흥, 안양, 의왕 등 월곶판교선 개통 예정지 부동산은 수혜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월 6일 ‘월곶~판교 복선전철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월곶판교선은 2021년 착공해 2026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월곶판교선은 경기 시흥 월곶에서 광명, 안양을 거쳐 성남 판교신도시까지 40.13㎞(신설 34.155㎞)에 이르는 복선전철을 만드는 사업이다. 정거장 11개소를 연결하는데 이 중 시흥시청~광명 구간은 신안산선 기존 역사 3곳을 개량·활용하고 장곡·시흥시청·만안·안양·안양운동장·인덕원·청계·서판교(역명은 모두 가칭) 등 8개 역이 신설된다. 투입될 사업비는 총 2조4016억원이다.

월곶판교선은 정부 예산 100%로 이뤄지는 국책 사업인 만큼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는 민자 사업에 비해 사업 속도가 빠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향후 2년 6개월간 기본·실시 설계를 마치고 2021년 초께 착공해 2026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뜻 보면 일사천리로 통과된 듯한 월곶판교선 사업은 오랫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1년 당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수도권 광역교통망 계획에 처음 포함돼 기대를 모았지만 추진 속도가 더뎠다. 2010~2012년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2015년 11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가까스로 통과했다.

▶국토부 확정 고시…2026년 개통 예정

‘삼수’ 끝에 확정된 월곶판교선은 열악한 수도권 서남부 지역 교통 환경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월곶판교선에는 일반열차와 급행열차가 다닐 예정이다. 급행열차는 월곶·시흥시청·광명·인덕원·판교역에 정차한다. 급행열차를 이용하면 월곶역에서 판교역까지 이동 시간이 30분대로 단축된다. 지금은 지하철로나 버스로나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구간이다.

여기에 국토교통부는 월곶판교선과 다른 노선을 더 연계해 ‘동서고속철도망’을 구축한다는 계획. 성남~여주 복선전철(개통), 여주~원주선(계획 중), 원주~강릉선(개통)을 계속 연결해 동서를 크게 가로지르는 철도망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동서고속철도망이 모두 갖춰지면 인천에서 강릉까지 청량리역을 거치지 않고 2시간대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월곶판교선이 개통하면 안양, 광명, 의왕, 시흥, 과천 등 수도권 서남부권이 얻는 수혜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본다. 역 개통에 따라 출퇴근 시간이 크게 줄어드는 덕분이다. 또 월곶판교선 급행 노선이 지나가거나 다른 노선과 환승이 수월해진 곳 주변 주거지에 수혜가 집중될 여지가 크다. 이를테면 경기 안산에서 출발해 시흥, 광명을 거쳐 서울 여의도까지 연결하는 신안산선(2023년 개통 예정)과 월곶판교선이 연계되는 식이다. 신안산선이 지나는 지역 업무지구 접근성도 덩달아 개선된다는 얘기다. 또 월곶판교선 급행역인 인덕원역에서는 4호선으로 환승이 가능하다. 시흥시청역은 지난 6월 개통한 소사~원시선(서해선)과 연계된다. 수인선이 월곶역으로 이어지는 만큼 인천 송도신도시, 연수 지역도 수혜권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판교테크노밸리, 과천지식정보타운을 비롯해 서울 도심, 여의도 등 일자리가 집중된 주요 지역까지 두루 연결되면 출퇴근 수요가 자연스럽게 유입되고 저평가됐던 지역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곶판교선 대표역인 광명역 일대에서는 입주를 앞둔 전용 84㎡ 아파트 시세가 최초 분양가 대비 2억~3억원가량 올라 있다. 지난 5월 중순 주상복합 ‘광명역써밋플레이스’ 전용 84㎡는 7억1500만원에 팔린 이후 거래가 끊겼는데 최초 분양 당시 약 3억5000만원에 공급된 것을 고려하면 가격이 2배가량 뛴 셈이다. 올 연말부터 집들이를 시작하는 ‘광명역파크자이2차’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여름 8억2646만원에 실거래됐다. 역시 분양가(5억433만원) 대비 3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또 다른 예로 최근 안양운동장역 개통 예정지 인근 아파트 상승세가 눈에 띄었는데 지난 9월 5억4800만원, 5억5000만원에 거래된 비산동 ‘샛별한양2단지’ 전용 84㎡다. 지하철 4호선과 거리가 멀어 평촌 최저 수준의 집값을 형성하던 아파트로 지난해 4억원 초반대, 2016년에는 3억원대에도 거래됐던 아파트다. 이외에도 인덕원역 인근에서는 ‘푸른마을인덕원대우1차’ 전용 84㎡가 9월 5억4800만원에 팔렸다. 올 1월에는 4억5400만원에 실거래됐다.

물론 본격적인 수혜를 기대하고 투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통상 철도 사업은 10년 앞을 내다보고 진행된다. 기본계획 수립 뒤에도 입찰 방법 심의, 기본·실시 설계 등 사업 절차가 여럿 남아 있다. 착공에 들어가도 예산 삭감 등 변수 때문에 공사 기간이 계획보다 늘어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그 사이 부동산 시장이 부침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철도 같은 교통 호재는 통상 계획 발표, 노선 착공, 개통 등 세 번에 걸쳐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다. 월곶판교선은 이제 계획 확정 발표 단계인 만큼 사업 진행 상황을 지켜본 뒤 긴 호흡으로 투자해도 늦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85호 (2018.11.28~12.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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