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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재개발 구역 지정 눈앞 아현1구역-마포 마지막 알짜땅…벌써 5천만원 웃돌아

  • 강승태 기자
  • 입력 : 2018.12.03 09:20:23
마포구의 마지막 알짜 입지면서 주거환경이 상당히 낙후된 아현동 699번지(가칭 아현1구역)가 재개발 구역 지정에 나섰다. 물론 사업 초기이기 때문에 입주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준공하면 마포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현동 699 일대 재개발 사업 추진에 대한 주민 의견 조사에 나선 결과,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민 의견 조사는 ‘2025 서울특별시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시행되는 찬반 투표다. 재개발 구역 지정을 위해 주민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이다. 선결 조건인 ‘구역 지정을 위한 사전 타당성 조사’는 지역 주민 10% 이상의 동의를 얻어 이미 시행됐다.

주민 의견 조사는 우편 조사와 현장투표로 진행됐다. 주민 의견 조사 결과에 따라 찬성 50% 이상, 반대 25% 미만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면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승인 여부를 검토한다. 이후 마포구청의 승인이 나면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11월 15일까지 진행된 조사 결과, 일대 조합원 2800명 중 약 2000명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구청이 투표 결과를 발표하는 절차만 남았다. 즉,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요건이 갖춰졌다는 얘기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699 일대가 재개발 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699 일대가 재개발 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재개발 시동 아현1구역

▷마포대로의 마지막 퍼즐

마포대교 입구에서 아현교차로까지 이어지는 큰 도로, 바로 마포대로다. 약 2.5㎞ 남짓한 이 도로는 마포구 남북을 가로지르는 길이다. 지난 10년간 서울 시내에서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마포대로 좌우는 고급 빌딩이나 신축 아파트로 가득 차 있다. 마포대로 왼쪽에는 아현뉴타운이 있다. 마포구의 랜드마크 단지가 된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가 드넓게 자리 잡고 있다. 그 아래로는 공덕삼성아파트(1~5차)가 있고 더 왼쪽으로 들어가면 마포자이3차(염리2구역), 마포프레스티지자이(염리3구역, 2021년 준공 예정) 등이 차례대로 위치했다.

마포대로 오른쪽도 신축 아파트가 즐비하다. 북쪽부터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아현아이파크를 시작으로 2015년 준공한 공덕자이, 아래쪽에는 공덕1구역이 있다. 공덕1구역 재건축 정비구역은 관리처분인가를 마치고 내년 이주를 앞두고 있다. 마포대로를 둘러싸고 유일하게 개발이 되지 않거나 아직 계획이 없던 곳이 바로 아현1구역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마포1구역을 마포대로에서 ‘마지막 남은 퍼즐’이라고 부른다.

아현1구역은 입지가 탁월한 곳이다. 서울시청까지 직선거리로 2㎞에 불과하다. 지하철5호선 애오개역과 2·5호선 충정로역을 접한다. 오른쪽으로는 강북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단지 중 하나인 서울역센트럴자이와 맞붙어 있다. 신촌로를 건너면 강북 신흥 부촌으로 1만가구가 넘게 밀집한 북아현뉴타운이다.

주변은 일찌감치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아현1구역만큼은 낡은 주택이 몰려 있다. 마포구에서 가장 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꼽힌다. 전체 건축물의 76.5%가 1970~1980년에 지어진 노후 건축물이다.

이곳 주민들도 오래전부터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사업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유가 있다. 아현1구역은 토지 소유자만 2800명(공동 소유 포함)이 넘는다. 건물에 대한 지분율이 다양하다. 새 아파트를 얻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만 해도 2100명에 이른다. 또 60%에 육박하는 외지인 비율 등 여러 요인이 재개발 사업을 발목 잡아왔다.

지난 9월 마포구청에서는 설명회를 개최하고 재개발 관련 주민투표를 진행한다고 홍보했다. 10월부터 투표를 진행했지만 홍보가 덜 돼 투표율이 저조했다. 투표 기간을 연장하고 일부 주민이 적극적으로 투표 독려활동을 펼치면서 투표율을 70%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아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외지 거주자가 달려와 투표한 후 투표율이 크게 올라갔다”며 “이곳은 주민들이 직접 나선 재개발 사업지라는 점에서 조합원 모두 자부심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르는 대지지분 가격

▷입주까지 최소 15년 이상

마포구청에 따르면 아현1구역은 대지 면적 약 10만4000㎡에 총 3327가구(임대 726가구)가 들어설 전망이다. 이 중 분양 물건은 총 2601가구다. 조합원 분양 2110가구, 일반분양은 491가구로 구성될 예정이다. 규모만 놓고 보면 마래푸와 비교될 만큼 대단지다.

마포구청에서 제시한 추정 분양가격은 조합원 기준 3.3㎡당 2400만원이다. 일반분양가격은 3.3㎡당 2800만원이다. 인근 아현아이파크의 호가는 12억~13억원(전용 84㎡ 기준)이다. 3.3㎡로 환산하면 3600만원이다. 다만 마포구청에서 제시한 가격은 추정치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조합원 분양가격은 얼마든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아현1구역이 재개발 구역 지정 조건을 갖췄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일대 재개발 물건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재개발 소식이 알려지며 인근 부동산 매물이 줄고 거래도 뚝 끊겼다. 주택 소유자들은 어느 때보다 개발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상황이다. 아현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 지역은 하나의 주택에도 2~3명이 지분을 나눠 갖는 경우가 많아 재개발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며 “올해 초 재개발 이슈가 생겨나자 대지지분이 적은 소규모 주택을 중심으로 많은 거래가 이뤄졌고, 이후 가격이 많이 올라 거래가 끊겼다”고 전했다.

대지지분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현재 나온 매물은 대부분 3.3㎡당 지분가격이 5000만~6000만원에 형성됐다. 재개발에서 인기 있는 초소형 물건(대지지분 15㎡ 미만)은 3.3㎡당 약 1억원에 거래된 적도 있다.

아현1구역 투자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마포구청은 토지 소유자에게 개략적인 추정분담금액을 발송했다. 대지지분 감정평가 금액은 3.3㎡당 약 2000만원으로 책정했다. 현재 가격(약 5000만~6000만원)과 비교하면 3.3㎡당 약 3000만~4000만원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대지지분 20㎡ 남짓 소형 물건도 프리미엄이 2억원이 넘는다. 프리미엄 금액은 사업이 진행될수록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재개발은 지분가치에 따라 분담금을 별도로 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령 대지지분 20㎡인 빌라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자. 마포구청 감정평가 금액을 감안하면 해당 빌라 보유자의 지분가치는 1억2000만원이다. 통상 건축 비용을 3억원으로 잡으면 필요한 분담금은 1억5000만~2억원. 5억~6억원을 내고 매입해 추가적으로 2억원 분담금을 납부하면 새 아파트 구입이 가능하다. 들어가는 총비용은 대략 8억원이다. 마래푸와 비교하면 5억원 이상 저렴하다. 조합원은 청약경쟁도 없고 좋은 동호수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매력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계산이다. 재개발 투자는 복잡하고 어렵다. 일련의 과정을 이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재개발 사업은 크게 구역 지정 → 추진위원회 설립 → 조합 설립 → 사업시행인가 → 관리처분인가 → 분양 → 이주와 철거 → 입주 등을 거친다. 구역 지정부터 시작해 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고 해도 입주까지 최소 10년이 필요하다. 현재 아현1구역은 구역 지정 단계를 거치고 있다.

재개발 사업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원칙이 철저히 적용된다. 재개발 구역 지정 이전 단계 혹은 구역 지정 직후에 참여하면 수익률이 가장 높다. 그만큼 위험 부담은 크다. 사업시행인가 단계쯤 되면 지금보다 30~40% 이상 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하면 가격이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 중간에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후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 게다가 아현1구역은 조합원이 많다. 의견 모으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변수다.

“아현1구역 재개발 사업이 성공적으로만 진행된다면 마포구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단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재개발 사업은 과정이 만만찮은 만큼 최소 15년 이상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둬야 한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의 분석이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85호 (2018.11.28~12.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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