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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9일간의 여정… 손흥민 마침내 유럽 통산 100호골 고지 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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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2-06 15:19:28 수정 : 2018-12-06 15: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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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10월30일 독일 쾰른 에네르기 슈타디온에서 열린 함부르크와 쾰른간의 분데스리가 경기. 성인무대 데뷔 두 번째 경기를 치르는 함부르크의 신출내기 선수 손흥민이 환상적인 골을 터뜨렸다. 미드필더 중앙에서 날아온 롱패스를 오프사이드 라인을 깨뜨린 뒤 골키퍼까지 제치며 골로 연결한 것. 18세 소년이 넣었다고 믿기 힘든 절묘한 골에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보던 축구팬들이 탄성을 질렀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축구팬들은 이후 99번 더 탄성을 지르게 된다. 손흥민이 세계적 선수로 성장해 유럽 무대에서 100번이나 골망을 가르게 되기 때문이다.

기념할만한 유럽통산 100번째 골은 5일(현지시간) 저녁 영국 런던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나왔다. 손흥민(26)은 사우샘프턴을 상대로 선발로 나선 이날 경기에서 초반부터 팀 공격을 주도하며 골을 기대케 했다. 득점에 가까운 순간도 두 번이나 만들었다. 전반 3분 키어런 트리피어(28)의 헤딩 패스를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그대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한 것이 골대를 강타했고, 1-0으로 앞선 전반 31분에는 크리스티안 에릭센(26)이 하프라인에서 길게 넘긴 패스를 왼쪽 측면에서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알렉스 맥카시(28)의 손에 걸렸다. 손흥민은 아쉬움에 그라운드를 향해 가벼운 탄식을 날렸다. 

손흥민. AFP연합뉴스
그러나 이 아쉬움은 후반 들어 눈 녹듯 사라졌다. 루카스 모우라(26)의 추가골로 2-0으로 앞선 후반 10분 마침내 골이 터진 것. 역습 상황에서 해리 케인(25)이 문전 앞으로 강한 땅볼 크로스를 날렸고 손흥민이 수비 사이를 절묘하게 빠져들어가 오른발로 골대 안으로 가볍게 밀어넣었다. 고대했던 득점에 성공한 뒤에는 어시스트를 기록한 케인과 뜨겁게 포옹하며 득점을 자축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축포 속에 3-1로 승리했다.

데뷔 첫 골을 기록한 뒤 2959일 만에 터진 100번째 골이었다. 손흥민은 데뷔 두 번째 경기 만에 터진 쾰른전 1호골 이후 함부르크에서 3시즌 동안 총 20골을 만들어냈다. 이후 2013~2014시즌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리그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등에서 2시즌 동안 활약하며 29골을 넣었다. 프로 경험을 쌓아가며 특유의 돌파력과 슈팅력을 갈고 닦은 결과 득점 적립 페이스가 해가 갈수록 빨라졌다.

2015~2016시즌 토트넘으로 둥지를 옮긴 이후로는 득점 페이스가 더 뜨거워졌다. 첫 시즌 8골로 적응기를 거친 이후 2016~2017시즌 21골, 2017~2018시즌 18골을 터뜨렸다. 다만, 올시즌 초반은 오프시즌 동안의 혹사 여파로 10월21일 웨스트햄과의 리그컵 2골 외에 정규리그에서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며 다소 부진했다. 통산 득점도 98골에서 두 달 가까이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첼시전에서 리그 첫 골이 나온 데 이어 2주 만에 또다시 골을 만들어내며 마침내 100호골 고지에 도달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역대 한국선수 중 차범근에 이어 두 번째로 유럽무대 통산 100호골 고지를 넘어선 선수가 됐다. 이변이 없는 한 적어도 내년 시즌 이전에는 차범근의 유럽무대 최다골 기록인 통산 121골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아직 26세에 불과해 사상 초유의 통산 200골 고지도 도전할 만하다. 한국 축구 최고 레전드를 넘어서 불멸의 기록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손흥민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너무 영광스러운 골이다. 어린 나이에 운 좋게 유럽 무대에 데뷔해서 지금까지 그저 열심히 했다. 소홀했던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영광스러운 선물을 받았지만 앞으로도 축구할 날이 더 많다고 본다. 좋은 경기를 보여줘 팬들을 기분 좋게 하고, 내게도 좋은 일들이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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