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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지갑 닫아 돈 안돌고 기관마저 발빼는 `3無 증시`

정슬기 기자
입력 : 
2018-12-04 17:42:54
수정 : 
2018-12-04 1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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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신용잔액 올 최저치
연기금도 투자비중 축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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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거래대금과 신용잔액이 감소하면서 증시 관련 자금이 줄어드는 가운데 내부 수급이 비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58포인트(0.82%) 떨어진 2114.35에 마감했다. 이날은 기관이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기관은 360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230억원, 219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8조4244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증시가 2000선 밑으로 떨어진 10월(9조5648억원)보다도 약 12% 줄어든 것이다.

또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9조6136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고점 대비 20% 이상 낮은 수준이다. 11월 초반에는 8조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외국인 수요는 중국의 경기부양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등에 따라 개선될 수 있지만, 국내 투자 주체 수요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내부 수요 기반이 약해지면 불확실성 완화 국면에도 불구하고 증시 회복이 더딜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우호적인 대외 환경으로 국내 증시에서 거래 위축이 지속됐다"며 "최근 연준 의장의 비둘기적 발언과 미·중 무역분쟁의 한시적 휴전 등 증시 여건이 개선됐지만 거래대금 증가는 제한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 자금 유입이 전반적으로 정체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올해 증시 조정의 트라우마와 하락에 대한 경계감으로 매매 주체들의 관망세가 짙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기관의 매수세 약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내년에도 외국인 수급 변화에 일희일비할 수 있으며, 기관투자가 중 금융투자와 국가·지자체 수급은 외국인 현·선물 포지션 변화에 크게 의존할 것"이라며 "투신·사모펀드는 수익자 측 운용 기조 보수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국내 증시의 큰손인 연기금은 기금 고갈과 수익률 제고에 대한 고민에 빠져 있다. 국내 주식·채권 투자 일변도에서 글로벌 자산 배분에 근거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

연기금의 국내 증시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약 3조20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연초부터 이달 4일까지 5800억원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연기금이 남은 20일 동안 국내 증시에서 2조원 넘는 순매수를 보인다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올해 연기금이 한 달에 1조원 이상 순매수한 적이 없던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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