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인사이트호’ 착륙 성공···화성 ‘속살’ 탐사한다

주영재 기자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26일(현지시간) 화성 적도 인근의 엘리시움 평원(Elysium Planitia)에 무사히 착륙했다.

인사이트호는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 54분쯤(한국시간 27일 오전 4시 54분) 화성 착륙에 성공했다. 실제 착륙 시점은 인사이트호가 화성에서 지구까지 송신하는 데 걸린 약 8분의 시간을 뺀 때이다. 지난 5월 5일 발사돼 206일간 4억8000만㎞를 날아간 끝에 목적지에 이른 것이다.

인사이트호는 ‘대기권 진입·하강·착륙(EDL)’이라는 가장 어렵고 중대한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화성의 대기권은 지구의 1%밖에 안 돼 우주선의 하강 속도를 줄이는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과거 화성탐사선이 주로 화성 지표면과 생명의 흔적을 찾기 위해 주력했다면 이번 인사이트호는 앞으로 2년간 화성의 지표 아래 ‘속살’을 탐사한다.

인사이트라는 이름도 이런 탐사 활동을 나타내는 ‘지진조사, 측지, 열 수송 등을 이용한 내부 탐사(Interior Exploration Using Seismic Investigations, Geodesy and Heat Transport)’의 영문 앞글자에서 따왔다. 착륙지에서만 탐사 활동을 펴 2012년 화성에 착륙했던 ‘큐리오시티(Curiosity)’를 비롯한 다른 로버들과 달리 바퀴도 없다.

일부 과학자들은 화성의 대기 중에 있는 소량의 메탄 가스가 과거에 있었거나 현재에 있을지 모르는 박테리아와 같은 생명체의 증거로 보고 있다. 화성의 대기는 얇고 중력이 지구보다 약해 지표면의 물은 우주 공간으로 사라졌다. 만약 생명체가 있다면 우주 방사선을 피해 동굴이나 지하를 피난처 삼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사이트호가 화성에 착륙하는 상상도. NASA/JPL-Caltech

인사이트호가 화성에 착륙하는 상상도. NASA/JPL-Caltech

탐사선이 이동을 못하도록 한 것은 혹시나 지구의 박테리아가 인사이트호를 타고 화성에 도착해 이곳에 존재할 지 모르는 다른 생명체의 멸종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조치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1950년대 말 우주시대의 도래 이후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명체가 외부 세계에 생물학적 오염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인지하고 모든 행성 탐사에 멸균 시스템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인사이트 역시 이런 방침을 따라 생물학적 오염을 최소화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인사이트호는 1.8m 길이의 로봇팔을 이용해 행성 표면에 지진계를 설치한다. 이 지진계는 화성에 있을지 모를 지진을 측정하고, 미세한 흔들림(wobble)을 계산해 행성 핵에 관한 단서를 얻게 된다. 지하 5m 깊이에 열 감지기를 달아 행성 내부온도를 측정한다.

인사이트호는 지진계와 열 감지기를 통해 지구에서의 지진과 같은 흔들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화성의 지각이 얼마나 두꺼운지, 화성 중심부로부터 얼마나 많은 열이 방출되는지 등의 탐사 작업을 하게 된다.

NASA는 인사이트호를 통해 화성의 속살을 들여다봄으로써 암석형 행성의 형성과 수십억 년에 걸친 변화과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사이트호는 1976년 7월 인류 최초의 화성 착륙선인 바이킹 1호(Viking 1) 이후 NASA의 아홉 번째 화성 착륙 시도였으며 한 번의 실패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성공했다.

NASA는 인사이트호 발사에 8억1400만 달러를, 프랑스와 독일도 1억8000만 달러를 각각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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