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약은 족쇄? 생활습관 바꾸면 풀립니다

박효순 기자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에 대한 오해와 진실

고혈압약은 족쇄? 생활습관 바꾸면 풀립니다

고혈압은 제1의 만성질환이다. 국민 4명 중 1명이 환자로 추산된다. 2015년에 1100만명을 돌파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근거로 학계가 추정한 것이다. 30세 이상 인구에서는 10명 중 3명이 고혈압이다. 고혈압 치료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중이 2002년 34%에서 2016년 46%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고혈압 치료자 중 57%가 당뇨병 혹은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같이 받고 있다. 혈압이 20/10㎜Hg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 사망 위험이 두 배씩 높아진다.

대한고혈압학회(이사장 조명찬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최근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이 같은 지표들은 고혈압 치료와 관리, 예방과 조기진단을 더 강화해야 하는 필요하고도 충분한 이유들이다.

대부분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란 별명을 갖고 있는 고혈압은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이 생긴다. 뇌졸중(중풍), 심부전, 관상동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증), 신부전(콩팥병), 고혈압성 망막증, 말초혈관질환, 대동맥박리 등 ‘듣기만 해도 모골이 송연한’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염분 과다섭취·운동 부족 등
위험인자 제거가 치료의 첫 단추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고혈압의 위험인자(염분 과다섭취, 비만, 운동 부족, 강한 스트레스 등)를 일상생활에서 제거하는 것이 고혈압 치료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다. 초기부터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조명찬 이사장은 “약물요법은 생활요법에 추가되는 치료”라면서 “환자들이 생활요법을 잘하면 추가적인 강압효과를 발휘해 약의 용량을 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손일석 홍보이사(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약을 복용하므로 나쁜 생활습관을 그대로 유지해도 된다는 생각은 큰 잘못”이라며 “환자나 일반인들이 고혈압에 대해 상당한 오해와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있어 학회 차원에서 언론과 협력해 여러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고혈합에 대한 흔한 오해들이다. 해설은 손 교수가 했다.

■ 고혈압 약은 평생 동안 먹어야 한다

특별한 원인이 없는 본태성 고혈압은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거의 없고, 특히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평생 먹는 게 맞다. 다만,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혈압이 낮아지면 혈압약을 줄이거나 끊어도 좋은 경우가 있다. 따라서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이 나타나기까지 기다리기(방치하기)보다는 적극적인 생활습관 개선과 필요 시 혈압약을 복용하면서 혈압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약 없이도 고혈압을 정복할 수 있다

혈압약은 반드시 모든 고혈압 환자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약 없이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혈압이 정상이 되면 약을 먹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혈압조절과 생활습관, 위험요소 등을 적극적으로 지켜보고 의사와 상담을 통해 복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 고혈압 약은 부작용이 매우 심각하다

‘부작용 매우 심각’은 낭설
대개 경미하거나 크게 문제 안돼

혈압약은 여러 종류가 있고, 각각 작용이 다른 장점과 부작용이 있다. 약전을 보면 굉장히 많은 부작용들을 나열해 놓았다. 임상연구를 통해 알려진, 혹은 보고된 증상이나 변화를 모두 기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대한 부작용은 거의 없고, 대부분 경미하거나 바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 고혈압은 약만 잘 복용하면 문제없다

약 먹는다며 나쁜 습관 유지는
뇌졸중·심부전 등 합병증 초래

혈압약을 먹고 혈압조절이 잘되면 많은 분들이 “고혈압은 약만 잘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이다. 좋은 생활습관은 혈압약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고 혈압조절이 더 잘되게 한다. 혈압약을 먹으며 흡연, 과음, 운동 부족, 비만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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