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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honeXR’ 화면과 시각의 진화가 가져온 것-‘차분러’들을 위한 시각

입력 : 
2018-11-28 10: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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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 새 폰을 가지면 가장 먼저 해보는 일이 사진 찍기와 그림 보기, 그리고 책 읽기이다. 더 많은 사람들은 게임 하기, 음악 들어보기도 추가할 것이다. 우리가 왜 스마트폰을 끼고 살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면 스마트폰 안에 우리의 오감이 죄 들어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좋기도 하지만, 오감이 피곤한 것 또한 사실이다. iPhoneXR을 개봉한지 며칠 되었다. 이전의 것에 비해 조금 편안한 느낌이 드는 것은 화면은 커지고 시각은 잔잔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설명
LCD와 LED, 또는 OLED의 기술적 차이는 ‘세대’로 구분될 수 있겠지만, 그것을 무엇이 좋고 부족하다고 나눌 순 없다. 특성이 있을 뿐이다. 사용자로서, LCD와 LED의 차이는 직사광선과 여과광선 정도로 본다. 그것도 아주 미세한 정도의 차이 말이다. 햇빛 쨍쨍한 날 맨 눈으로 보는 세상 풍경과 엷은 컬러 코팅이 된 렌즈를 통해 보는 세상 풍경은 조금 다르다. 하지만 단박에 구별하기가 쉽지도 않다. 그러나 시신경은 그 차이를 크게 인식해 당장 교감신경이 반응하게 되고, 그것이 누적되면 조금 더 피곤해질 수 있다. 기술자들도 그 차이와 장단점을 알고 있기에 LCD를 디스플레이로 사용할 경우 선명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을 투입하고, 제품의 두께를 최소화 하기 위한 모든 테크닉을 동원하곤 한다. iPhoneXR에 사용된 ‘리퀴드 레티나’ LCD는 LCD 디스플레이의 결정적 특징인 시각의 ‘익숙함’에 최적화 되었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우리는 ‘보이는 것보다 더 예쁜 사진’에 스스로 놀란다. 현미경으로 보는 세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용자가 오후 5시25분25초에 좌표 33°31’58”+126°49’16”, 고도 20m에서 본 사물의 모습과 스마트폰이 관찰한 동일 사물의 모습은 다를 수밖에 없다. LED나 OLED가 봇아이(BOTEYE) 수준의 관찰 능력을 지녔다면, 사람은 사람만의 시선을 갖고 있다.

▶식물성 유저들을 위한 ‘리퀴드 레티나’

LCD는 유전적으로 이어져 온 인간 시선의 능력과 한계, 즉 ‘익숙함’에 가까운 패널이다. 아직까지는. 그런 면에서 iPhoneXR의 리퀴드 레티나는 사용자 오감의 고단함, 특히 최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력을 다소나마 편안하게 해주면서도 기기가 관찰할 수 있는 예민함 사이의 접점을 잘 잡은 기술이라 할 수 있다. iPhoneXR의 사이즈는 세로 150.9mm, 가로 757.7mm, 두께 8.3mm이다. 같이 태어난 형제 아이폰들에 비해 조금 크거나 작고 두께는 0.6mm 두껍다. 스스로 발광하지 않는 여과 광선을 위한 후면 조명 기기 장착을 위해 확보한 공간이 0.6mm라는 뜻이다. 리퀴드 레티나는 오직 iPhoneXR을 비롯한 애플 제품만을 위해 기획, 설계, 생산된 제품이다. 그래서 LCD의 또 다른 한계인 확장성을 확보하고 색감을 높여주었다.

시선을 편안하게 해 주는 리퀴드 레티나는 책 읽는 시간도 연장시켜 준다. iPhoneXR의 경우 매일 비슷한 시각에 책 읽기를 시도해 본 결과 비교적 독서 컨디션이 쾌적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전에 사용하던 스마트폰보다 조금 더 커진 디스플레이도 높아진 독서 컨디션에 일조했을 것이다.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리퀴드 레티나’ LCD는 차분한 화면과 고급진 비주얼을 원하는 취향에 적합한 디스플레이로 보인다.

애플이 애플을 위해 개발한 ‘리퀴드 레티나’를 iPhoneXR을 너머 차기 아이폰, 아이패드프로, 맥북 등에도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시선과 비주얼, 고급짐으로 구분되는 ‘차분러’들의 시장이 확장 중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iPhoneXR은 ‘리퀴드 레티나’라는 고급스러운 특징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메라에서 망원 기능이 없다는 점은 ‘단점’이다.

[글 이영근(IT라이프스타일러) 사진 애플]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6호 (18.12.0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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