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오픈 런
-티켓 전석 3만5000원, LH프렌즈석 1만 원
-시간 월~금 오후 5시, 8시 / 토 및 공휴일 12시, 오후 2시 30분, 5시, 7시 30분 / 일 오후 1시, 3시 30분, 6시 (공연 휴무 없음)
-출연 허덕-김문기, 박태준, 이종구, 장원재 / 흐엉-위신애, 김소연, 조슬비, 구설아 / 배변-박지훈, 김현준, 최재혁, 류영찬 / 미쓰 조-이혜수, 오수빈, 이윤선, 박재희 등
사실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이어 가고 있는 서울이라는 곳에서 강남 부동산에 비해 깜냥도 안 되지만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0만 원’짜리 방도 구경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다닥다닥 붙은 절대 영세민의 쪽방도 있고 고달픈 청춘, 측은한 중년이 지친 육체만 간신히 뉠 수 있는 고시원도 있지만, ‘오백에 삼십’은 금수저로 태어나지 못한, 막 서울 생활을 시작하는 대학생들에게, 부푼 꿈을 안고 첫발을 내딛는 사회인에게는 시작점과 동의어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오백에 삼십, 즉 원룸 정도의 규모를 뜻하는 이 단어는 여전히 삶이 고단한 사람들의 것이다.
이 연극은 무엇보다 편안한 것이 장점이다. 거창하고 심오한 주제 의식으로 관객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지도 않고, 그저 신나게 웃고 떠들다 가면 그뿐이다. 극장에 들어서면 어수선한 분위기에 놀란다. 배우들이 무대를 돌아다니며 떡볶이를 나눠 주고, 관객 역시 무대 위 포장마차에서 물을 마셔도 상관없다. 무대와 배우에 쉽게 익숙해지는 장치인 셈이다. 그리고 연극이 시작되면 그야말로 수없이 많은 연습의 결과물이 능수능란하게 펼쳐진다. 합을 잘 맞춘 그러면서도 애드리브 같은 대사들이 난무하고, 구분이 명확한 캐릭터들은 자신의 역할에서 자유롭게 뛰논다. 이렇게 정신없이 이야기를 따라가는 듯 보이지만 연극은 나름 코믹과 서스펜스, 추리극의 형식을 조금씩 내보인다. 그러면서도 짠한 서민들의 삶, 돈도 ‘빽’도 없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청춘들, 우리 이웃에 자리 잡은 다문화 가정의 모습도 보여 준다.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믿고 싶지만 실상은 서민임을 인정해야 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에게 ‘그래도 잘 살자’고 연극은 말한다. 한마디로 현실적 고민을 담은 이른바 ‘생계형 코미디’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대학로발전소, Play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6호 (18.12.0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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