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적인 QM6 GDe는 활달함 대신 ‘휴식 같은 친구’로 승부수를 던졌다. 시승을 해보면 녀석의 성격을 금방 알 수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시트가 편안하게 감싸준다.
스티어링휠은 손에 닿는 느낌이 매끄럽다. 한 덩치 하는 중형 SUV를 비교적 적은 힘으로도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도심에서 시속 50~80㎞로 달릴 때는 ‘대단히’ 조용하다. 진동도 적다. 패밀리 세단 뺨친다.
일반적으로 가솔린 모델은 디젤 모델보다 정숙하지만 QM6 GDe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차음 윈드실드 글라스(앞유리)를 모든 트림에 적용하고 흡·차음재 두께를 두껍게 하거나 재질을 바꿔 소음을 더 줄였다. 엔진과 파워트레인 무게도 디젤 모델보다 90㎏ 가벼워졌다. 소음을 잘 잡다 보니 13개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 오디오 시스템이 제공하는 프리미엄 음질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고속도로에 접어든 뒤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엔진소리가 크게 들리지만 치고 나가는 맛은 적다. 그러나 가속페달을 단계적으로 밟으면서 부드럽게 다루면 무난하게 속도를 높인다. 속도에 탄력이 붙으면 그 다음부터는 힘들어 하지 않고 제법 달리는 맛도 선사한다. 무단변속기도 매끄럽게 변속한다.
주행 안정감은 만족스럽다. 코너에서도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자동차가 바깥으로 벗어나려고 하는 언더스티어를 잘 억제한다. 시트도 흔들리는 몸을 잘 잡아준다. 제동성능도 안정적이다.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좋다.
QM6 GDe를 운전할 때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을 기억해야 한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부드러움만으로는 강렬한 퍼포먼스를 갖춘 경쟁상대에 맞서기에는 2% 부족하다. 국산 SUV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경제성과 실용성도 갖춰야 한다.
가격(개별소비세 인하 적용분)은 2435만~2995
만 원으로 경쟁차종들보다 2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연비도 중형 SUV 최고 수준이다. 복합연비는 11.7㎞/ℓ다.
실용성도 갖췄다. 전장×전폭×전고는 4675×1845×1680㎜다. 경쟁차종들보다 작지만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705㎜로 덩치에 비해 긴 편이다. 실내공간을 알차게 뽑아냈다는 뜻이다.
뒷좌석 공간도 넉넉하다. 트렁크 공간에는 정장을 넣을 수 있는 매직 플로어를 적용하고 기존에 있던 임시 타이어를 없애는 대신 펑크 수리 키트를 넣어 활용도를 끌어올렸다.
르노삼성 QM6 GDe는 짜릿한 쾌감보다는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힐링 SUV’다. ‘Inner Peace(마음에 평화)’.
[글 최기성 디지털뉴스국 기자 사진 르노삼성]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56호 (18.12.0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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