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서비스 안내

‘베스트카’ 부문별 순위 살펴보니 | K시리즈 질주 선봉 K9 품질·혁신 호평 ‘日風’ 주도 캠리 세단·친환경 고른 선전

  • 배준희·나건웅·김기진 기자
  • 입력 : 2018.11.23 10:09:59
이변은 없었다. 자동차 전문가 1차 평가를 거쳐 국내 최고 권위의 국민대 자동차대 교수진은 ‘올해의 세단’ 국산 부문 1위로 기아차 ‘THE K9’을 뽑았다. 제네시스 G80과 기아차 K3는 각각 2·3위에 올랐다. 수입차는 최근 ‘일풍(日風)’을 주도하는 토요타의 베스트셀링 세단 캠리가 1위를 거머쥐었다. 벤츠의 프리미엄 오픈톱 모델인 E400 카브리올레(cabriolet)와 폭스바겐의 중형 세단 파사트(GT, TSI)가 2·3위로 뒤를 이었다.

▶올해의 세단 1위 K9·캠리

▷K시리즈 선전 빛봐

올 들어 기아차는 K시리즈 질주로 선전하고 있다. 특히 2세대 모델인 ‘올 뉴 K3’와 ‘THE K9’의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두 차량이 나란히 올해의 세단 상위권에 포진했다.

6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K9을 두고 기아차가 제대로 ‘사고 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무엇보다 가격대가 비슷한 국산·수입 경쟁 모델과 비교했을 때 차체가 가장 크고 넓다. 신형 K9의 전장은 5120㎜, 전폭은 1915㎜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대형 세단 G80보다 30㎜가 더 길고 아우디의 대형 세단 A6보다 40㎜ 이상 더 넓다.

달리기 성능도 동급 모델을 압도한다. 3.3 가솔린 터보 엔진 모델은 최고 출력이 370마력, 최대 토크는 52㎏·m다.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렉서스의 대형 세단 ES350보다 출력이 100마력 가까이 높다.

특히 반자율주행 등 첨단 안전기술이 대거 적용된 점이 돋보인다. 신형 K9의 전 모델에는 차로 유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전후방 충돌방지 보조 기능을 기본 장착했다. 내비게이션과 연계해 곡선 구간에 이르면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추가됐다. 류종은 전자신문 자동차 전문기자는 “THE K9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가장 뛰어난 반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차량”이라며 “외관이나 실내 마감 품질이 기존 기아차라는 일반 브랜드에서 선보이지 못한 높은 완성도를 갖췄다”고 치켜세웠다.

수입 세단 1위 토요타 캠리는 품질 경쟁력과 가성비 부문에서 전문가들로부터 뛰어난 점수를 얻었다. 토요타는 최근 잇따른 ‘자동차 게이트’로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 거부감이 커진 데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차종의 뛰어난 연료 효율로 시장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올 들어 9월까지 토요타는 국내 시장에서 1만1927대를 팔았다. 1년 전보다 판매량이 45%가량 늘었다. 이 중 흥행을 이끄는 모델은 단연 캠리다. 달리 설명이 필요 없는 글로벌 베스트셀링 세단이다.

지난해 10월 등장한 캠리는 8세대 모델이다. 가솔린 모델은 배기량 2.5ℓ의 엔진을 얹었다. 가솔린 모델의 복합연비는 12.3㎞/ℓ로 뛰어나다. ‘저중심 설계’에 따라 차체의 무게중심을 낮춰 주행 안정성과 승차감을 향상시켰다는 것이 토요타 측 설명이다. 문학훈 오산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품질 경쟁력은 자동차의 잦은 고장 유무가 판단 기준이 된다. 토요타 캠리는 수입차 중에서도 내구 품질이 특히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국산 세단 2~3위는 제네시스 G80(2019년형)과 기아차 K3(완전변경)가 차지했다.

제네시스 G80 2019년형은 첨단 지능형 안전기술인 ‘제네시스 액티브 세이프티 컨트롤’을 기본 적용했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스톱앤드고 포함), 차로 이탈방지 보조, 전방 충돌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진동 경고 스티어링휠, 하이빔 보조 등이 기본 사양으로 추가됐다. 또 최고급 안전사양인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와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도 처음 탑재됐다.

3위 K3는 지난 2월 완전변경 모델 출시 이후 판매량이 급증했다. 4월에는 6925대가 팔려 준중형 세단 시장의 절대강자인 현대차 아반떼를 출시 이후 처음으로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인기 요인으로는 경차급 연비와 세련된 외형, 커진 차체 등이 꼽힌다. K3 공식 인증 연비는 ℓ당 15.2㎞로 경차인 모닝(ℓ당 15.4㎞)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아차의 차세대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을 장착해 연비 효율성이 배가됐다. 차체 역시 기존 모델보다 커졌다.

천장이 열리는 오픈카인 E400 카브리올레는 수입 세단 2위에 올랐다. 이 차량은 벤츠의 베스트셀링카 10세대 E클래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오픈카는 통상 천 소재로 된 소프트톱과 강철 소재의 하드톱으로 분류된다. E400 카브리올레는 소프트톱 형식의 오픈카다. 소프트톱은 시속 50㎞ 이하 속도에서 20초 이내 개폐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기존 벤츠 E클래스를 기반으로 했으면서도 성능, 디자인이 차별화된 점을 높게 평가했다. E400 카브리올레는 3ℓ V6 가솔린 엔진과 9단 변속기가 조화를 이뤄 최고 출력 333마력, 최대 토크 48.9㎏·m를 뽐낸다.

수입 세단 3위는 폭스바겐의 중형 세단 파사트였다. 파사트는 1973년 출시돼 7세대에 걸쳐 2200만대 이상 판매된 폭스바겐의 대표작이다. 국내에는 디젤 모델인 파사트GT(유럽 버전)와 가솔린인 TSI(북미형) 모델이 출시됐다. 파사트 최초로 MQB 플랫폼(엔진이 전면부에 가로 배치)이 적용됐다. 이를 기반으로 전 세대에 비해 휠베이스 74㎜, 뒷좌석 레그룸을 40㎜나 늘렸다.

수입 세단 2위 메르세데스-벤츠 E400 카브리올레.

수입 세단 2위 메르세데스-벤츠 E400 카브리올레.

▶SUV 1위 싼타페·익스플로러

▷쌍용 티볼리·볼보 XC40 호평

근래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치열한 전장은 단연 SUV 시장이다. 올해도 국산·수입차를 불문하고 10종이 넘는 신형 SUV가 쏟아져 나왔다.

국산차 SUV 왕좌는 현대차 중형 SUV ‘싼타페’에 돌아갔다. 명실공히 국민 SUV로 떠오른 싼타페는 지난 2월 6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인 ‘싼타페TM’을 선보이며 승승장구 중이다.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 연속 내수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지난 9월에도 국내에서만 8326대가 팔려 그랜저(7510대)를 제치고 단일 내수 판매 1위를 지켰다.

싼타페 인기는 이번 평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쟁쟁한 후보를 뒤로한 채 ‘올해의 SUV’에 선정됐다. 1차 평가에서는 전체 5개 평가 항목 중 ‘품질 경쟁력(8표)’과 ‘브랜드 가치(7표)’에서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국산차 최초로 전방 충돌, 차로 이탈 보조 시스템과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시스템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했고 복합연비도 13.8㎞/ℓ로 동급 대비 높다. 세계 최초로 도입한 ‘안전 하차 보조’와 ‘후석 승객 알림’ 기능도 사고 방지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산차 2위는 현대차 ‘투싼’이다. 지난 8월 등장한 부분변경 모델은 풀체인지에 가까운 변화로 시장 이목을 집중시켰다. 엔진과 변속기, 인테리어 등이 완전히 달라졌다. 파워트레인 역시 신차급 변화를 보였다. 2.0 R엔진에 맞물린 6단 변속기를 8단으로 바꿔 달며 주행 성능은 물론 연비까지 끌어올렸다.

투싼 새 모델에 대한 관심은 판매량에서도 잘 드러난다. 부분변경 판매를 시작한 8월 판매량은 4148대로 7월 판매량(2973대) 대비 39.5%나 늘었다. 지난 9월에는 옵션 품목으로 마련한 18인치 알루미늄휠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출고가 지연되는 해프닝까지 겪었다.

3위는 쌍용차 부활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소형 SUV 강자 ‘티볼리’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쌍용차 전체 판매량의 40%인 3만1166대를 차지한 ‘효자 SUV’다. 지난 7월 공개한 2019년형 모델에서는 티볼리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맞춤제작 디자인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새롭게 디자인한 16인치 알로이휠과 크롬 몰딩을 더한 리어 범퍼를 추가했고 후드와 펜더, 도어 가니시(장식물)에도 새 디자인이 포함됐다.

수입차에서는 포드 간판 SUV ‘익스플로러’가 순위표 맨 윗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2위는 볼보 ‘XC40’, 3위는 폭스바겐 ‘티구안’이다.

익스플로러는 1996년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뒤 지난해 국내에서 6021대가 팔려 수입 SUV 왕좌에 올랐다. 올 1월 판매를 시작한 2018년형 역시 전작의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넉넉한 적재 공간 덕에 캠핑족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1열을 제외한 나머지 좌석을 접어 실내 공간을 최대 2313ℓ의 적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외부 상황과 노면 조건에 따라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지형 관리 시스템(TMS) 역시 캠핑카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2위를 차지한 볼보 XC40은 볼보 브랜드 설립 이후 90여년 만에 최초로 선보인 소형 SUV다. 북유럽 특유의 ‘미니멀리즘’을 극대화한 디자인은 전문가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디자인뿐 아니라 품질 경쟁력, 혁신성 부문에서도 고른 지지를 얻었다. 류종은 기자는 “XC40은 동급 차량 중에서 경쟁할 수 있는 차량이 없을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갖췄다. 디자인, 주행 성능, 여유 공간, ADAS 기능 등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고 설명했다.

디젤게이트 악재 여파가 가시지 않은 폭스바겐은 ‘티구안’이 수입 SUV 3위로 체면치레를 했다. 신형 티구안은 10년 만에 완전변경된 2세대 모델로 MQB 플랫폼 기반으로 설계된 최초의 SUV다.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기관 ‘유로앤캡’ 충돌 테스트에서 ‘별 다섯 개’ 만점을 받고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에서 ‘최고 안전 등급’을 획득하는 등 안전성도 검증받았다.

▶친환경차 1위 코나EV·GLC 350e

▷힘 좋은 벤츠 최초 PHEV 눈길

국산 친환경차 부문에서는 현대차가 선보인 소형 SUV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이 1위에 선정됐다. 지난 5월 본격 판매가 시작된 모델로 국내 전기차 시장을 주도한다는 평가다. 사전계약 접수 3주 만에 계약자 1만8000명을 모았다.

인기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주행거리가 길다. 한 번 충전으로 무려 406㎞를 달릴 수 있다(64㎾h 배터리 기준). 200~300㎞대인 다른 순수 전기차에 비해 훨씬 길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편도 주행도 가능하다.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는 40.3㎏·m다. 디젤 2ℓ 엔진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 소형 SUV 최초로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HDA) 등 반자율주행 장치가 내장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2위는 현대차 ‘넥쏘’. 올해 2월 나온 수소전기차다. 수소차 중 세계 최초로 유로앤캡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았다. 한 번 충전하면 609㎞를 달리고 완전히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5분에 불과하다.

3위는 기아차 ‘니로EV’다. 니로EV는 넉넉한 실내 공간이 특징. 전장 4375㎜, 전폭 1805㎜로 경쟁 모델인 볼트EV나 코나 일렉트릭에 비해 차체가 크다. 휠베이스는 2700㎜로 준중형 SUV 투싼, 스포티지보다 30㎜ 길다.

수입차 중에서는 벤츠 중형 SUV ‘GLC 350e’가 1위를 거머쥐었다. 벤츠가 국내 시장에서 처음으로 판매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자동차다. 올해 4월 시장에 나와 10월까지 누적 700여대가 판매됐다. 그간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상대적으로 적은 보조금 등으로 순수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에 비해 덜 주목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과다.

GLC 350e는 힘이 좋기로 정평이 났다. 이 차량에는 2ℓ 가솔린 엔진과 8.7㎾h 리튬이온 배터리를 결합한 모터가 장착됐다. 가솔린 엔진 최고 출력은 211마력, 최대 토크는 35.7㎏·m며 전기모터는 최대 출력 116마력, 최대 토크 34.7㎏·m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합산 최대 출력은 347마력이다. 가속 성능도 눈에 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기까지 5.9초면 된다. 최고 속력은 시속 235㎞다. 웬만한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빠르다.

수입 친환경차 2위는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4427대가 판매됐다. 총 출력은 211마력으로 동급 최고 수준이고, 복합연비는 16.7㎞/ℓ로 연비 등급 1등급이다. 토요타의 안전 시스템 ‘TSS(Toyota Safety Sense)’를 기본으로 적용하고 SRS 에어백 10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오토 홀드 등 안전·편의장비가 대거 탑재됐다.

토요타 ‘프리우스C’는 3위에 올랐다. 가격이 2490만원으로 저렴한 데다 복합연비가 18.6㎞/ℓ로 높아 ‘작지만 알차다’는 평가다. 안전사양도 충실하다.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 후방주차 센서 등을 갖췄고 에어백 9개가 내장됐다.

[배준희·나건웅·김기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