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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국민대 공동기획 ‘2018 BEST CAR’ 현대차 싼타페 ‘종합 1위’ 영예

  • 김경민, 나건웅 기자
  • 입력 : 2018.11.23 10:10:20
매년 수십여 종의 新모델이 쏟아지는 국내 자동차 시장. 종류가 워낙 다양한 만큼 어떤 차량을 골라야 할지 소비자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 요즘 인기라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선택할지, 환경과 연비를 고려한 친환경차가 괜찮을지, 운전하기 무난한 세단이 나을지 머릿속이 복잡하다. 국산뿐 아니라 수입차 시장에서도 다양한 가격대의 모델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만큼 품질, 가성비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매경이코노미는 국민대와 손잡고 2018년을 빛낸 ‘BEST CAR’를 선정했다. 최근 1년간(2017년 10월~2018년 9월) 등장한 국산·수입 신차 모델을 하나하나 평가해 세단·SUV·친환경차 등 부문별로 순위를 매겼다. 완성차 업체마다 경쟁적으로 신차 모델을 쏟아내는 지금, 소비자에게 현명한 선택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세단, 기아 K9·토요타 캠리 최고봉

SUV, 투싼·익스플로러 인기몰이


매경이코노미가 국민대와 공동 기획으로 진행한 ‘2018 BEST CAR’ 평가에서 현대자동차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싼타페’가 당당히 전체 1위에 올랐다. 평가 심사위원장인 유지수 국민대 총장을 비롯해 박기홍 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장, 허승진 국민대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장 등 3명의 심사위원은 품질 경쟁력, 브랜드 가치, 디자인, 혁신, 가성비 등 5개 부문별 평가 결과를 합산한 후 정성평가를 통해 싼타페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싼타페는 넉넉한 실내공간에 최고 출력 186마력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데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을 갖춘 점이 매력이다. 이 덕분에 올 들어 10월까지 8만8558대가 팔려 ‘10만대 클럽’, 즉 연간 내수 10만대 이상 팔리는 모델 가입을 눈앞에 뒀다. 특히 기존 10만대 클럽은 쏘나타, 아반떼 등 주로 세단 중심이었고 SUV는 전무했던 만큼 더욱 의미가 크다.

2위는 기아자동차 플래그십 세단 ‘THE K9’이 차지했다. K9은 심사에 앞서 진행된 전문가 설문에서도 품질 경쟁력 2위, 브랜드 가치 3위, 디자인 3위를 기록하는 등 부문별로 고루 상위권에 올랐다.

K9은 2012년 1세대 모델로 등장한 기아차 대표 후륜구동 세단이다. 기아차는 4년 5개월의 연구 기간과 5200억원 개발비를 투입할 정도로 남다른 공을 들였다. 기아차 최고급 모델답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신차 발표회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정작 판매량은 지지부진했다. 기아차는 K9을 월 2000대씩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이 129대 수준에 그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기아 플래그십 세단 K9 2위 올라

한국GM 경차 스파크 5위 이름값

하지만 올 4월 2세대 모델이 나온 후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6개월간 8255대가 팔리면서 국내 플래그십 세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K9이 인기를 끈 것은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 덕분이다. K9 판매 가격은 5490만~9380만원 수준으로 한 단계 아래급인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와 비슷하다. 하지만 품질은 한 수 위다. 일례로 K9에 처음 적용된 반자율주행 기능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크루즈 컨트롤(NSCC)’은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비게이션에 국산차 최초로 ‘ADAS맵’ 즉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전용 전자지도를 적용한 덕분이다. ADAS맵은 일반 내비게이션맵보다 정확도가 10배 높고 도로 곡률, 경사도까지 표현해 더욱 정밀한 반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한다.

3위는 현대차 순수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이 차지했다. 지난 5월 등장한 코나 일렉트릭은 9월까지 4727대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존 현대차 전기차인 ‘아이오닉 일렉트릭’ 주행거리가 200㎞ 수준이었지만 코나 일렉트릭은 406㎞에 달한다. 유지수 총장은 “코나 일렉트릭은 주행거리가 긴 데다 내구성도 좋아 국내에서 가장 우수한 전기차로 평가할 만하다”고 치켜세웠다.

4위는 토요타 ‘캠리’가 차지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내로라하는 독일 브랜드 신차를 제치고 수입차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8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등장한 캠리는 올 8월까지 2678대가 팔렸다. 판매 가격은 3590만원으로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다. 전문가 설문에서도 캠리는 가성비 1위, 품질 경쟁력 2위를 차지했다. 캠리를 추천한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은 “패밀리 세단으로서 우수한 상품성을 갖추면서도 잔고장이 없어 사후관리가 쉬운 차량”이라고 평가했다.

5위는 한국GM 경차 ‘더 뉴 스파크’ 몫이었다. 이전 모델인 ‘더 넥스트 스파크’는 2016년 연간 판매량이 8만대에 육박하며 국내 경차 시장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시장 철수설이 불거지며 판매량이 주춤해지자 한국GM은 부분변경 모델 ‘더 뉴 스파크’를 내놓으며 분위기 반전을 기대한다. 차선이탈 경고,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을 동급에서 유일하게 갖추고 시속 60㎞ 이하 저속 주행 시 전방 충돌을 방지하는 ‘시티브레이킹(저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기능이 적용된 게 매력이다. 허승진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장은 “더 뉴 스파크는 내구성, 가성비가 워낙 좋아 한국GM 대표 모델로서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6~7위는 제네시스 대표 모델 ‘G80’과 현대차 준중형 SUV ‘투싼’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 투싼은 올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 1만7875대를 팔아 준중형 SUV 1위를 달린다. 투싼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인기몰이 중이다. 올 1~10월 미국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이상 증가한 11만5007대가 팔렸다. 2004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이다.

8위는 현대차가 야심 차게 선보인 수소전기차 ‘넥쏘’가 차지했다. 지난 3월 국내 시장에 선보인 넥쏘는 1회 충전으로 609㎞ 주행이 가능하다. 현존하는 전 세계 친환경 차량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 복합연비는 수소 1㎏당 96.2㎞(17인치 타이어 기준)다. 5분 만에 수소탱크 6.33㎏을 가득 채울 수 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 번 충전으로 600㎞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데다 짧은 충전 시간이 인상적이다.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성능 면에서 우수한 친환경차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9~10위는 쌍용차 소형 SUV ‘티볼리’와 포드 ‘익스플로러’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쌍용차 부활 일등공신’으로 불리는 티볼리는 지난 9월 내수 시장에서 3071대 팔리는 등 여전히 인기몰이 중이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수입 SUV 시장의 ‘조용한 강자’로 꼽힌다. 지난 한 해 국내 시장에서 6021대가 팔려 수입 SUV 시장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매월 500대가량 꾸준히 팔리며 인기몰이 중이다. 전체 순위를 종합해보면 세단보다 SUV가 강세를 띤 가운데 수소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두각을 나타낸 점이 눈길을 끈다.

어떻게 평가했나

품질·디자인 등 부문별 설문 후 국민대 정성평가

2018 베스트카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단. 사진 왼쪽부터 박기홍 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장, 유지수 국민대 총장, 허승진 국민대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장, 홍기영 매경이코노미 국장. (사진 : 윤관식 기자)

2018 베스트카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단. 사진 왼쪽부터 박기홍 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장, 유지수 국민대 총장, 허승진 국민대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장, 홍기영 매경이코노미 국장. (사진 : 윤관식 기자)

이번 ‘2018 BEST CAR’ 평가는 2017년 10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최근 1년간 국내 시장에 등장한 국산·수입 신차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풀체인지(완전변경),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연식변경, 라인업 추가 등을 포함해 해당 기간 새로 나온 국산차 21종, 수입차는 46종을 추렸다.

1차 평가로 자동차 담당 증권가 애널리스트, 주요 대학 자동차학과 교수, 연구기관 연구위원, 자동차 전문기자 등 자동차 전문가 10명(박스 참조)을 대상으로 품질 경쟁력, 브랜드 가치, 디자인, 혁신, 가성비 등 총 5개 부문에서 국산·수입차 각 3종씩을 추천받았다. 설문에 참고할 수 있도록 월별 판매량, 복합연비, 가격 등 정보를 함께 제공했다.

이렇게 나온 부문별 상위 차종을 놓고 2차 정성평가를 진행했다. 심사위원장인 유지수 국민대 총장을 비롯해 박기홍 국민대 자동차융합대학장, 허승진 국민대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장 등 국민대 교수진 3명을 심사위원단으로 초빙해 대중성, 혁신성, 완성도 등을 종합 평가했다. 올해의 세단, 올해의 SUV, 올해의 친환경차를 선정한 후 결과를 바탕으로 ‘2018 BEST CAR’를 뽑았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박기홍 자동차융합대학장은 “이번 평가의 목적은 일반 소비자에게 가치가 뛰어난 차를 추천하는 데 있다. 판매량이 저조해 표본이 적거나 평균 소득 수준 대비 너무 높은 가격대에 판매되는 차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월별 판매량 등 데이터와 전문가 정성평가를 종합 고려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허승진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장은 “국내 자동차 업계가 위기라지만 해외에서는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는 브랜드가 많다. 내구성, 완성도 측면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수입차도 괜찮은 모델이 많지만 국산차가 갖는 경쟁력이 이번 평가를 통해 잘 드러난 것 같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최근 자동차 업계 분위기를 보면 성능 좋고 가치 있는 차를 만들기보다 외형과 브랜드에만 신경 쓰는 경향이 없잖다. 소비자들이 단순히 국산, 수입차가 보유한 이미지만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데서 비롯한 결과다.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품질, 성능 등 객관적 평가에 기반한 소비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유지수 총장의 종합심사평이다.

설문에 도움 주신 분들(총 10명, 가나다순)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류종은 전자신문 자동차 전문기자, 문학훈 오산대 자동차학과 교수,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이항구 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조수홍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특별취재팀 = 김경민(팀장)·배준희·나건웅·김기진 기자 / 그래픽 : 신기철]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84호 (2018.11.21~11.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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