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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 NOW] (26)대당 2970만원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 힐링 마사지는 기본, ‘귀르가즘’까지 선사

  • 김기진 기자
  • 입력 : 2018.11.26 09:09:54
# 지난 7월, 중국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한 슈퍼리치는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바디프랜드 직영매장 ‘카페 드 바디프랜드’를 방문했다.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를 이용해보기 위해서다. 이 슈퍼리치는 체험을 마친 뒤 그 자리에서 바로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다섯 대를 구매했다.

람보르기니 안마의자가 슈퍼리치 사이에서 ‘머스트 해브(must-have)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름 그대로 바디프랜드가 슈퍼카 람보르기니 제작사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와 협업해 만든 제품이다. 지난해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연구개발(R&D)에 들어가 올해 5월 말 시장에 내놨다. R&D, 디자인 등에 들어간 비용이 무려 3000만달러(약 340억원)나 된다. 게다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다른 바디프랜드 제품과 달리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는 한국에서 만든다. 그만큼 가격이 세다. 소비자가가 무려 2970만원. 기존 바디프랜드 안마의자가 300만~400만원대에 판매되며 가장 비싼 제품도 700만원대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게는 4배, 크게는 10배가량 비싸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슈퍼리치 사이에서 관심이 끊이지 않는다.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수십 대가 판매됐다.

이쯤 되니 궁금해진다. 슈퍼리치가 람보르기니 안마의자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카페 드 바디프랜드’ 매장에 방문해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를 직접 써봤다.

바디프랜드가 람보르기니와 함께 선보인 람보르기니 안마의자가 슈퍼리치 사이에서 인기다.

바디프랜드가 람보르기니와 함께 선보인 람보르기니 안마의자가 슈퍼리치 사이에서 인기다.

▶눈길 사로잡는 화려한 외관

▷다양한 마사지 모드도 장점

‘화려하다.’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를 보자마자 든 생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단 색깔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보통 안마의자는 검은색이나 흰색, 베이지색, 갈색 등이다.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는 파란색, 노란색, 빨간색 세 가지다. 튀는 색을 채택한 만큼 자연스럽게 이목을 집중시킨다. 디자인도 돋보인다. 람보르기니와 협업한 제품답게 곡선보다는 직선을 많이 활용했다. 날렵하다는 인상이 강하게 든다. 시트도 람보르기니 자동차 의자를 만드는 데 쓰는 것과 같은 소가죽 원단으로 만들었단다. 설명을 듣고 보니 람보르기니 의자에 들어가는 육각형 패턴이 안마의자에도 들어가 있다.

구경 끝. 이제 실제로 써볼 차례다. 신발을 벗고 의자에 앉았다. 등 부분이 깊어 의자가 몸을 감싸주는 느낌이 들고 편안하다. 일단 첫 느낌은 합격. 전원 버튼을 누르니 ‘부릉부릉’ 하며 자동차 엔진 소리가 난다. 마치 실제로 스포츠카에 타 시동을 거는 느낌이 든다.

안마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리모컨을 보니 ‘자동안마’ ‘수동안마’ ‘에어안마’ ‘스마트케어’ ‘슈퍼카 모드’ 등 총 다섯 가지 기능이 있다. 이 중 람보르기니 안마의자에만 있다는 슈퍼카 모드와 스마트케어를 이용해봤다.

처음은 슈퍼카 모드. 버튼을 누르니 자동차 배기음이 들리며 안마가 시작된다. 엔진 소리가 들리는 데다 의자 높낮이가 자주 바뀌어 슈퍼카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휴식보다는 재미를 위한 모드로 판단된다.

다음으로 써본 기능은 스마트케어. ‘스마트케어’라고 쓰여 있는 버튼을 누르자 ‘힐링 마사지’ ‘브레인 마사지’ ‘라이팅 테라피’ 세 가지 메뉴가 뜬다. 이 중 가장 위에 있는 힐링 마사지를 선택해봤다. 심전도를 측정해 이를 기반으로 스트레스 수치를 계산하고 여기에 맞게 마사지를 해주는 기능이다. 스트레스지수가 높게 나오면 안마 강도가 강해지고 지수가 낮게 측정되면 안마 강도가 약해지는 방식이다.

힐링 마사지 버튼을 누르자 스트레스 수치를 잴 수 있도록 ‘리모컨을 양손으로 잡고 최대한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문이 나온다. 리모컨을 들고 편안한 자세로 잠시 기다리자 측정이 끝났다는 음성이 나온다. 화면을 보니 ‘스트레스지수 높음’이라는 글귀가 떠 있다. 예상했던 결과지만 어쩐지 씁쓸하다.

마음을 다잡고 ‘힐링 마사지 시작’이라는 버튼을 눌렀다. 체형에 맞게 의자 각도가 바뀌더니 안마가 시작되며 음악이 나온다. 의자 각도와 안마 강도, 음악 소리 크기 등은 안마 도중 언제든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 안마의자에 몸을 맡긴 채 눈을 감고 음악을 들었다. 시원하다는 느낌은 기본, 클래식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음악을 들으니 마음이 평온해진다. 음향도 중저음이 풍부한 것이 취향에 꼭 맞는다. 이게 바로 ‘귀르가즘(듣기 좋은 소리를 통해 느끼는 즐거움)’인가 싶다. 과거에 이용해본 다른 안마의자 스피커와는 차원이 다르다. 나중에 설명을 들어보니 5.1채널 입체 사운드 스피커가 8개나 들어갔단다. 블루투스를 연결해 자신의 휴대전화 등으로 노래를 듣는 것도 가능하다고.

힐링 마사지를 받고 나서 혹시나 싶은 마음에 스트레스지수를 다시 한 번 측정해봤다. 안마와 음악이 정말 효과가 있었던 것일까.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리모컨 화면을 확인해보니 ‘스트레스지수 보통’이라는 문구가 보인다.

브레인 마사지 메뉴도 이용해봤다. ‘브레인 집중력’과 ‘브레인 명상’ 두 가지 프로그램이 있는데 음악을 들려주면서 마사지를 해준다는 점은 다른 모드와 똑같다. 그런데 음악이 그냥 평범한 음악이 아니다. 양쪽 귀에 주파수가 다른 소리를 들려준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바디프랜드 소속 음악치료사와 작곡가, 메디컬R&D센터 소속 연구원 등이 협력해 만든 음악”이라며 “뇌를 자극하는 소리를 들려주는 학습보조기 ‘엠씨스퀘어’와 비슷한 원리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엠씨스퀘어는 ‘뚜뚜뚜뚜’ 하는 소리만을 들려준다면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는 이 소리를 접목한 음악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설명한다. 안마 패턴도 집중력 향상과 명상에 알맞게 특화됐다. 예를 들어 집중력 프로그램은 혈액을 뇌 쪽으로 보내 뇌 활성화를 돕도록 아래에서 안마를 시작해 위로 올라가는 식이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기계라지만 30분 정도 연속으로 안마를 받았더니 슬슬 지루해진다. ‘뭐 재미있는 것 없나’라는 생각을 하며 리모컨을 보니 ‘무중력’이라는 버튼이 눈에 띈다. 호기심에 눌러봤더니 의자가 뒤로 젖혀진다. 사람이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는 170도 각도로 의자를 설정해 마사지를 해주는 기능이다. 체중을 분산시키고 마사지감을 가장 잘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각도다.

스트레스지수를 측정하고 여기에 맞게 마사지를 해주는 ‘힐링 마사지’ 기능(위)과 안마의자에 적용된 5.1채널 입체 사운드 스피커.

스트레스지수를 측정하고 여기에 맞게 마사지를 해주는 ‘힐링 마사지’ 기능(위)과 안마의자에 적용된 5.1채널 입체 사운드 스피커.

▶건강관리·휴식에 안성맞춤

▷희소성도 매력 포인트

총평. 스트레스지수에 맞춰 안마를 해주는 ‘힐링 마사지’, 뇌를 자극하는 소리를 접목한 음악을 들려주는 ‘브레인 마사지’ 등 기존 안마의자에 비해 다양한 모드를 갖췄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건강관리와 휴식을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 슈퍼리치가 매력을 느낄 만한 포인트다. 특히 전 세계를 누비며 매일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야 하는 슈퍼리치라면 선뜻 지갑을 열 것 같다.

바디프랜드 측은 “희소성 있는 제품이라는 점도 람보르기니 안마의자가 슈퍼리치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라는 설명을 보탠다. 람보르기니가 선보인 최초의 안마의자인 데다 웬만한 자동차 한 대 값과 맞먹는 가격으로 인해 보통 사람은 구매하기 어렵다.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은 아니라는 뜻이다. 희소성을 중시하는 슈퍼리치 입맛에 딱이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84호 (2018.11.21~11.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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